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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식 민정수석, 1987년 대선 개입한 안기부 특보팀 근무

박근혜 정권 민정라인 大해부

  • 송국건|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홍경식 민정수석, 1987년 대선 개입한 안기부 특보팀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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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깐깐해서 ‘홍 주사’, 군기 잘 잡아 ‘홍 반장’
  • ● 朴 정권 직급 무색…수석과 비서관 티격태격
  • ● 검증 게을리해 한만수 낙마 사태 초래
홍경식 민정수석, 1987년 대선 개입한 안기부 특보팀 근무

홍경식 청와대 민정수석.

박근혜 대통령은 여름휴가에서 복귀한 첫날인 8월 5일 청와대 비서실 인사를 단행했다. 김기춘 비서실장과 홍경식 민정수석, 박준우 정무수석, 윤창번 미래전략수석, 최원영 고용복지수석이 합류했다. 허태열 전 비서실장 등은 5개월여 만에 물러났다.

박 대통령의 평소 인사 스타일로 볼 때 이 같은 비서실 중폭 교체는 생각 밖이다. 여권 내에선 비서실장과 해당 수석들이 국정운영 구상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해 문책성 인사를 당한 것으로 평가한다.

정무수석은 이정현 홍보수석의 자리 이동으로 공석이었으니 인사 수요가 있었다. 최순홍 전 미래전략수석은 박근혜 정부의 화두인 창조경제의 개념조차 정립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최성재 전 고용복지수석은 핵심 어젠다인 일자리 창출 방안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책임을 물은 것으로 파악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허태열 전 실장과 곽상도 전 민정수석의 경질 이유다. 허 전 실장의 경우 9명의 1기 수석비서관 가운데 4명을 교체하는 마당에 비서실 수장을 그대로 둘 수는 없었을 것이다. 지휘책임을 물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거꾸로 허 전 실장을 중도 낙마시켜 비서실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일부 수석들을 그와 동반 사퇴시켰다는 말도 청와대 주변에서 나온다. 허 전 실장은 대통령비서실을 이끌면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허 전 실장과 곽 전 수석이 청와대 민정라인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는 얘기가 많다. 이로 인해 박 대통령에게 큰 부담이 됐다는 것이다.

허태열·곽상도 경질 진짜 이유

민정수석실은 인사검증에 실패했다. 윤창중 전 대변인의 미국 성추행 사건 때는 청와대 참모 감찰 권한이 있는 민정수석실의 어설픈 조사로 의혹을 증폭시켰다. 여기에다 곽상도 전 민정수석은 직속 부하인 조응천 공직기강비서관과 인사검증 시스템 구축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곽 전 수석은 청와대 인사 시 교체대상 1순위로 꼽혀오다가 이번에 허 전 실장과 함께 물러났다는 이야기다.

곽 전 수석의 경질 배경을 놓고 다른 해석도 나온다.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의혹 사건으로 국회 국정조사가 실시되고 거리에서 촛불집회가 열려 ‘박근혜 하야’ 구호까지 나오는 상황을 만든 데엔 곽 전 수석의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국정원 사태는 6월 14일 검찰의 국정원 대선·정치 개입 의혹 수사 결과 발표로 악화됐다. 검찰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지시에 따라 심리전단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인터넷에서 정치·대선 관여 활동을 한 것으로 보고 공직선거법상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 금지’ 조항과 국정원법의 ‘정치관여금지’ 조항을 위반했다며 원 원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또한 검찰은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국정원 여직원의 댓글 의혹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 과정에서 축소·은폐를 지시했다며 김 전 청장을 공직선거법과 경찰공무원법 위반, 형법상 직권남용 혐의로 함께 불구속 기소했다.

당초 검찰은 이런 혐의로 원세훈 전 원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려 했으나 황교안 법무장관의 반발에 밀려 불구속 기소한 것으로 알려진다. 검찰이 원 전 원장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한 것은 박 대통령에게 당장 타격이 됐다. 정권의 정당성을 훼손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당장 야권은 국정원의 조직적 대선 개입이 확인됐다면서 국정조사를 요구했고 결국 장외투쟁에 들어갔다.

이 때문에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내심 채동욱 총장 체제의 검찰에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다 검찰을 사실상 감독하고 통제할 책임이 있는 민정수석실로 불똥이 튀었다. 정부 사정라인에서 핵심 역할을 한 적이 있는 A씨는 “곽 전 수석은 ‘좌파 검사’가 수사팀에 들어가는 것을 미리 막지 못해 검찰의 수사가 정권에 부정적인 쪽으로 흘러가게 만든 간접 책임이 있다. 그 점이 이번 문책성 교체의 결정적인 배경이 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A씨가 지목한 ‘좌파 검사’는 국정원 사건 수사 주임검사인 진재선 검사다. 진 검사는 서울대 법대 92학번으로 PD(민중민주)계열 운동권 출신이다. 국가보안법 철폐를 주장하는 단체인 ‘사회진보연대’의 후원금 모금에도 참여했다.

검사 출신으로 국정원 국정조사특위 위원인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국정원 수사 결과 발표 직후 “검찰이 쓴 공소장을 보고 경악했다. 공소장을 쓴 주임검사는 운동권 출신인데 이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근본을 위협하는 사태”라고 했다.

결국 허태열-곽상도 라인이 검찰 쪽을 제대로 챙기지 못해 정권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판단, 두 사람을 전격 경질하고 검찰총장 출신인 김기춘 전 의원과 홍경식 전 서울고검장을 후임에 앉혔다는 게 얼개다. 박 대통령은 김-홍 라인 구축 다음 날 ‘비정상의 정상화’와 ‘공직기강’을 거듭 강조했다.

안기부 ‘특보팀’ 前歷 논란 일 듯

김 실장과 홍 수석은 사법시험 기수가 채동욱 검찰총장보다 각각 22년, 6년 빠른 대선배다. 따라서 두 사람의 등장이 청와대의 검찰 견제, 나아가 장악력 강화 포석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전임 허태열 실장은 행정관료와 정치인 출신이다. 곽상도 수석은 검찰 출신이기는 하나 사시 25회로 채 총장보다 1회 후배인 데다 검사장에 오르지 못하고 부장검사에 그쳤다. 검찰 지휘부와의 소통, 조율에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홍경식 민정수석은 당장 검찰을 장악하는 데 총대를 멜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부터 청와대가 채 총장에게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일부 검찰 간부를 대상으로 인사 조치를 단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문이 나돈다. 검찰총장은 법적으로 임기가 보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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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건|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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