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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 대구·경북 기상도

역차별 불만 여론 표심 반영될까

“모내기는 TK가, 추수는 PK가”

  • 송국건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역차별 불만 여론 표심 반영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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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4 지방선거의 대구·경북지역 기상도는 1월 17일을 분기점으로 확 바뀌었다. 대구시장 3선 도전을 저울질하던 김범일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
  • 이는 재선인 김관용 경북도지사의 3선 도전과 대구·경북의 기초단체장 31명 가운데 3선으로 들어가는 9명의 단체장 거취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 여기에 신예 출마자가 잇달아 등장하면서 선거판이 유례없이 달아오르고 있다.
역차별 불만 여론 표심 반영될까

1월 17일, 김범일 대구시장이 6·4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대구와 경북은 박근혜 정권의 산실(産室)이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압도적인 표를 몰아줬다. 하지만 지금 대구·경북 민심은 부글부글 끓는다. 지지를 보낸 만큼의 대접을 받지 못한다는 불만이다. 특히 인사(人事)에서 역차별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국정 컨트롤 타워인 청와대에서 TK(대구·경북) 출신은 힘을 쓰지 못한다. 3실장 9수석 체제에서 TK는 단 한 명도 없다. 국무총리와 주요 권력기관장도 PK(부산·경남)가 장악했다. 이 때문에 “모내기와 농사는 TK가 하고, 추수는 PK가 다 했다” “이번에는 TK가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는 말까지 나돈다.

2월 10일 동대구역에서 만난 시민 김유환(55) 씨는 “남편에게 지극정성을 다하는 조강지처도 자신이 계속 푸대접받는다는 생각을 하면 딴마음을 품는 법”이라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민심의 뜨거운 맛을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대구·경북 주민들 사이에선 1995년 6월 치러진 제1회 지방선거와 그 이듬해의 15대 총선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당시 김영삼 정권은 대구·경북 유권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출범했지만 박준규 전 국회의장을 비롯한 TK 유력인사들을 토사구팽(兎死狗烹)했다. 그러자 대구·경북 민심이 들끓었다. 대선에서 김영삼 후보를 잘못 밀었다는 자괴감이 확산돼 “낙동강에 (표를 찍은) 손가락이 둥둥 떠다닌다”는 우스갯소리가 유행했다.

그런 민심은 1995년 대구시장선거에서 무소속 문희갑 후보가 집권당인 민자당(현 새누리당) 조해녕 후보를 꺾는 결과로 나타났다.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선거에서도 민자당은 사실상 참패했다. 대구지역 8개 기초단체장 중 민자당이 단 2곳을 차지했고, 자민련이 1곳, 무소속이 5곳을 가져갔다. 경북지역 23개 기초단체장은 민자당이 8곳을 확보하는 데 그친 반면, 민주당이 한 곳, 무소속이 14곳에서 당선됐다.

대구시의원과 경북도의원선거에서도 민자당은 유권자에게 외면당했다. 성난 민심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1996년 15대 총선 때는 자민련이 대구에서 13석 중 8석을 가져갔다. 신한국당(민자당 후신)은 단 2석을 건지는 데 그쳤고, 무소속도 3명이나 당선됐다. 경북에서 신한국당은 19석 중 11석을 얻어 체면치레를 했지만, 자민련에 2석, 통합민주당에 1석, 무소속에 5석을 내주는 수모를 당했다. 지금은 대구·경북지역 국회의원 27명 전원이 새누리당 소속이다.

국회의원 27명 전원 새누리당

20년 가까이 흘러 실시되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그때만큼의 회오리바람이 일어날 가능성은 작다. 이제 겨우 집권 2년차에 들어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대구·경북 주민들 사이에 남아 있다. 또 당시의 자민련처럼 대안 정당도 마땅히 없다. 진보 색채가 짙은 안철수 신당은 아직 TK의 표심을 자극하지 못한 상태다. 그럼에도 대구시장선거 등에서 큰이변이 일어나거나 무소속 바람이 불 여지는 남아 있다.

대구시장

침체된 지역 살릴 인물 누구 없소?

1995년의 1회 지방선거를 제외하면 지금까지 진보정당 후보들은 대구시장선거에서 맥을 추지 못했다. 5차례 치러진 시장선거 가운데 1~3회 선거에선 진보정당이 후보조차 못 냈다. 4회 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이 이재용 후보를 내세워 득표율 21.08%를 기록했다. 대구시장 선거에서 진보정당 후보가 기록한 최고 득표율이다. 당시 한나라당 김범일 후보는 70.15%를 얻었다. 2010년의 5회 선거에서도 한나라당 김범일 후보가 72.92%로 민주당 이승천(16.86%), 진보신당 조명래 후보(10.20%)를 압도적으로 제쳤다.

그만큼 대구시장선거는 하나마나 한 선거였다. 새누리당 공천자는 항상 예상 가능했고, 선거 결과도 누구나 맞힐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김범일 시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선거 구도가 예측불허의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유는 두 가지다. 새누리당 공천 경쟁이 뚜렷한 유력자 없이 혼전 양상을 보이는 게 첫째다. 둘째는 ‘민주당 김부겸 후보’의 등장 가능성이 커지면서 본선에서 여야 빅 매치가 성사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대구시장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 공천 희망자가 쏟아진다. 한때 10여 명의 이름이 나돌았고, 지금도 8~9명이 자천, 타천 출마 예상자로 거론된다. 이미 전직 국회의원 3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서울에서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권영진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대구 중·남구에서 18대에 등원했던 배영식 전 의원, 대구 동구에서 17, 18대 의원을 역임한 주성영 전 의원이다. 여기에 대구 달서병의 현역인 조원진 의원(재선)이 출마 의지를 굳히고 전방위 표밭갈이에 나선 상태다.

3선으로 국회 정보위원장인 대구 북구을의 서상기 의원은 청와대의 교통정리, 즉 ‘중진 차출’을 기대하는 눈치다. 또 이재만 대구 동구청장은 대구지역 기초단체장 가운데 유일하게 청장직에서 사퇴하고 예비후보로 등록하는 배수진을 쳤다. 이외에도 심현정 전 대구여성환경연대 대표가 여성으로선 처음 출마를 선언했고, 역시 여성인 이인선 경북도 정무부지사가 출마를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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