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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문제 제기 박지원 “만만회는 소설 아니다”

청와대 ‘문고리 권력’ 실체

  • 송국건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최초 문제 제기 박지원 “만만회는 소설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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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갈수록 커지는 ‘그림자 실세’ 국정개입 논란
  • ● 장관 후보자도 언급한 ‘삼성동팀’과 정윤회
최초 문제 제기 박지원 “만만회는 소설 아니다”

7월 7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업무보고를 하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재벌은 자식이 원수이고, 권력은 측근이 원수다.”

고(故) 김대중 대통령 시절 청와대 비서실장 등을 지내면서 살아 있는 권력의 핵심 측근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의 지론이다. 대기업 오너는 자식 형제의 분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은 실세 참모의 전횡으로 국정 성과가 빛이 바래기 일쑤라는 의미다. 박근혜 대통령도 취임 1년 반 만에 ‘그림자 실세’들의 국정개입 논란에 휩싸였다. 세월호 참사에 따라 국가개조론을 설파하며 첫 단계로 인적쇄신에 나섰지만 안대희·문창극 국무총리 내정자가 연달아 낙마했다. 장관 후보자 가운데 일부도 국회 인사청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때부터 지금까지 1년 반 동안 잇단 인사 참사로 국정운영에 큰 차질을 빚어왔다.

이재만, 질의에 무응답

인사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박 대통령이 미리 점찍은 인물만 발탁한다는 ‘수첩 인사’라는 분석이 많았다. 여기에 덧붙여 최근엔 ‘그림자 실세’들의 개입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 대통령의 비선(秘線)이 인사전횡을 일삼는다는 소문이 무성했지만 아직 확인된 적은 없다. 정치권에서도 실체가 없는 이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를 꺼렸다.

그러다 세월호 참사 수습을 위한 인사에서도 참사가 일어나자 ‘권력은 측근이 원수’라던 박지원 의원이 “‘만만회’라는 게 움직인다”며 공론화했다.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 박 대통령 동생 박지만 씨, 고(故) 최태민 목사 사위 정윤회 씨를 지목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여권 일각에선 박씨가 정씨의 견제를 받아 운신의 폭이 상당히 좁아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창극 총리 내정 이후 문 후보자를 정씨가 박 대통령에게 천거했다는 소문이 정가에 퍼지면서 ‘만만회’의 파장은 예상외로 커졌다. 심지어 모 장관 후보자도 정씨의 적극적 추천으로 발탁됐다는 말도 나왔다. 그 후보자는 사석에서 ‘삼성동팀’을 언급하며 정씨와의 친분을 은근히 과시했다고 한다. ‘삼성동팀’은 정씨가 2012년 대선 기간에 서울 삼성동에 사무실을 두고 운영했던 외곽 캠프였던 것으로 알려진다.

인사개입설이 확산되자 정씨는 한 보수 성향 언론인을 통해 ‘결백’을 주장하고 나섰다. “‘만만회’는 소설이다” “재산, 이권개입, 박지만 미행 의혹, 비선 활동, 나의 모든 걸 조사하라” “잘못이 있으면 감옥에 가겠다”는 등의 말을 격정적으로 쏟아냈다.

커튼 뒤에 있던 정윤회 씨가 살짝 모습을 드러내자 후속 기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정씨가 고(故) 최태민 목사의 딸인 부인 최순실 씨와 최근 ‘극비 이혼’을 했다는 사실이 보도됐다. 결혼 기간 중에 있었던 일에 대한 비밀 함구 등의 조건도 있었다고 전했다.

‘만만회’로 지목된 인물 가운데 정씨와 박씨는 공인이 아니다. 자신들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굳이 해명하지 않아도 억지로 끌어낼 명분이 약하다. 인사에 개입했다는 증거나 뚜렷한 정황은 없고 소문만 무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인 신분인 이재만 비서관은 다르다. 청와대 참모로서 정치권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 소명해야 할 위치다. 특히 이 비서관은 박 대통령의 가신그룹 중에서도 중책을 맡았다. 총무비서관은 청와대의 안살림을 챙기는 자리다. 청와대 돈의 출납을 담당한다. 과거에는 대통령의 비자금까지 관리했던 자리다.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까지 차관급 총무수석비서관 직제가 있었을 정도로 핵심 요직이다. 여기다 청와대 참모진 인사를 담당하는 만큼 자연스럽게 정부 요직 인사에도 간여할 수 있다.

경제학 박사인 이 비서관은 박 대통령이 대권주자일 때는 주로 공약과 정책을 챙겼다. 그는 6·7·10대 국회의원을 지낸 원로 정치인 예춘호 전 한국사회과학연구소 이사장의 아들인 예종석 한양대 교수의 제자다. 예춘호 전 의원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공화당 사무총장까지 지냈지만 유신 개헌에 반대해 탈당하고 야당 생활을 했다. 박 대통령과 이 비서관의 연결 고리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청와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문고리 권력 3인방 가운데 대통령의 신임을 따지면 이 비서관이 1위일 것”이라고 했다. 또 “3인방은 모두 정윤회 씨 휘하에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3인방은 박 대통령의 가신그룹인 이재만 비서관, 정호성 1부속실 비서관, 안봉근 2부속실 비서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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