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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력 취재 | 권력암투의 진실과 거짓

“2002년 ‘주종관계’에서 ‘수평관계’로”

박근혜-정윤회 미스터리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송국건 |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2002년 ‘주종관계’에서 ‘수평관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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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최태민이 정윤회에게 박근혜 부탁했다”
  • ● “10여 년 전 鄭이 털어놔”
“2002년 ‘주종관계’에서 ‘수평관계’로”
한 신문사가 ‘VIP측근(정윤회) 동향’이라는 청와대 문건을 폭로했다. 많은 사람은 문건 내용이 사실일 것이라고 믿는 분위기다. 반면 대통령과 청와대는 “찌라시”라고 강력히 주장한다. 검찰 수사는 보나마나일 거라는 이야기가 많다.

국정농단과 문건 유출이라는 투 트랙으로 많은 뉴스가 쏟아진다. 그렇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이미 그 단계를 넘어선 듯하다. 삼삼오오 만난 자리에선 “문건 제목처럼 정윤회가 박근혜의 측근? 둘은 정말 무슨 관계일까?” 이런 궁금증을 교환한다.

청와대 문건 작성자는 정윤회 씨가 ‘대통령비서실장 축출’을 지령한 ‘밤의 비선실장’이라고 주장한다. 문건 작성자의 상관은 신빙성이 60%를 넘는다고 했다. 정씨 부부 측 주문에 따르지 않은 문체부 국·과장을 대통령이 콕 찍어 문책했다는 취지로 당시 주무 장관은 증언한다. 대통령의 남동생은 정씨 측에게 미행당했다고 한다. 정씨는 이른바 ‘청와대 문고리 권력 3인방’과 전혀 접촉한 일이 없다고 했다가 통화 사실이 드러나자 말을 바꿨다. 박 대통령은 정씨를 “이미 떠난 사람”이라고 했으나 정씨는 “2년 전 대통령으로부터 감사 전화를 받았다”고 버젓이 공개한다.

하지만 검찰 수사내용에 따르면 정씨의 국정개입 의혹은 사실이라고 볼 만한 증거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한 세간의 의혹도 근거없는 헛소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를 보도한 산케이신문 기자는 기소가 돼 재판을 받는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 기사는 허위일 가능성이 크다. 검사가 수사를 제대로 했고, 이것이 진실일 수도 있다. 두 사람의 과거 친분 관계와는 별개로 말이다.

‘신동아’는 박 대통령과 정씨, 두 사람의 관계를 집중 조명했다. 박근혜와 정윤회, 두 인물을 논할 때 최태민과 최순실을 빼놓을 수 없다. 여권 인사 A씨는 “이게 무슨 시추에이션인지 모르지만 십자가를 그릴 수 있다”고 말한다. 세로축이 최태민-정윤회-박근혜이고 가로축이 정윤회-최순실-박근혜라는 것이다. 전자는 장인과 사위와 대통령의 특수관계를, 후자는 남편과 아내와 대통령의 특수관계를 나타낸다고 한다.

“‘한국의 라스푸틴’이 박근혜 지배”

고(故) 최태민 목사의 딸이 최순실 씨다. 최씨의 남편이 정윤회 씨였다. 이 부부는 2014년 초 이혼했다. 박 대통령은 이 세 사람 모두와 특별한 관계를 맺었다. 최태민은 사회운동 동반자였고, 최순실은 말벗이었다 하고, 정윤회는 비서였다. A씨는 “박 대통령이 세 명을 감싸 안는 대응방식이 수십 년째 똑같다”고 말한다.

먼저 최태민.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77년 최 목사를 친국(親鞫)했다. ‘신동아’가 입수한 중앙정보부 ‘최태민 보고서’는 최 목사에 대해 “1965년 유가증권 위조 혐의로 입건돼 4년 도피생활, 71년 불교·기독교·천주교를 복합한 ‘영혼합일법’ 창업, 74년 ‘태자마마’ 자칭”이라고 썼다. 또 보고서는 횡령·사기·변호사법 위반·이권 개입 등 44건의 의혹을 열거했다.

유신시절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김계원·김정렴, 5공화국 실세 이학봉도 “문제 많은 인물”이라고 했다. 최 목사는 1975년 꿈에 육영수 여사를 봤다며 박근혜에게 접근해 환심을 산 뒤 새마음봉사단을 함께 이끈 것으로 보고서에 적혀 있다. 그러나 김계원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20대의 박근혜는 “아주 선량한 사람인데 중앙정보부가 모략한다”고 줄곧 최 목사를 두둔했다.

박 대통령이 육영재단 이사장일 때인 1986년 3월 최순실 씨는 이 재단 부설 유치원 원장이 됐다. 1987년과 1990년 육영재단에선 “최태민의 전횡을 반대한다”는 내부 반발이 터졌다. 1990년 8월 남동생 박지만과 여동생 박근령은 당시 노태우 대통령에게 “최태민의 손아귀에서 언니를 구해달라”는 탄원서를 보냈다.

2007년 대선 당시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가 본국에 보낸 박근혜 후보 관련 외교전문은 이후 ‘위키리크스’에 해킹됐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 전문에 “‘한국의 라스푸틴(제정 러시아 때 황실을 농단한 괴승)’인 최태민이 박근혜를 지배해왔고 그 결과 최태민의 자녀들이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는 소문이 만연하다”라고 썼다.

그러나 최태민 일가의 육영재단 전횡 논란에 대해 2007년 박근혜 후보는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청문회에서 “최씨는 재단 일에 관여하지 않았다. 순전히 오해다”라며 적극 보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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