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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력 취재 | 권력암투의 진실과 거짓

“문체부 국·과장 교체 배후 따로 있다”(靑 관계자) “확인할 방법이 없다”(靑 대변인)

‘정윤회 문건’ 유출 파문 새 의혹

  • 한상진 기자 | greenfish@donga.com

“문체부 국·과장 교체 배후 따로 있다”(靑 관계자) “확인할 방법이 없다”(靑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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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문건 작성자·감찰 배경 정보까지 세계일보에 유출
  • ● ‘7인회’와 다른 ‘박지만-조응천 라인’ 정기회동 있었다
  • ● “안봉근이 ‘박관천 내보내라’ 조응천에 요구”
  • ● 靑 “안 비서관이 박 경정 인사조치 요구한 사실 없다”
세계일보가 공개한 ‘정윤회 문건’ 내용은 실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문고리 3인방’(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과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정윤회 씨와의 정기적 만남은 확인되지 않았다. 오히려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과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을 중심으로 한 그룹이 관심을 모은다.

이제 남은 일은 문서의 유출 경로를 파악하는 것이다. 검찰도 여기에 수사 초점을 맞춘다. 정씨 관련 의혹으로 시작된 사건의 중심은 이미 박 회장 쪽으로 선회했다.

내부 문서 유출 사건을 감찰한 청와대는 최근 “조 전 비서관, 박 회장 측근, 언론사 간부, 검찰 직원, 청와대 전 행정관 등이 모인 ‘7인회’가 청와대 문건 유출에 간여했다”고 보고, 감찰 결과를 검찰에 전달했다.

검찰은 이번 문서 유출 사건이 2014년 2월까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근무한 박관천 경정과 서울경찰청(서울청) 정보분실 직원 2명의 작품으로 사실상 결론 내렸다. 박 경정이 청와대에서 빼낸 문건을 최모, 한모 경위 2명이 임의로 복사해 그중 일부를 언론과 대기업 정보팀에 유출했다는 것이다. 한 경위는 박 경정이 빼내온 문서를 복사해 그중 일부를 최 경위에게 전달했다고 혐의를 시인했다. 그러나 문건 유출의 장본인으로 지목된 최모 경위는 12월 13일 억울함을 호소하며 자살했다.

최 경위의 결백 주장을 떠나 청와대와 검찰의 판단이 사실과 다르다고 볼 만한 정황이 없지는 않다. 알려진 바와 같이, 세계일보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문건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따지고 보면 3차 공개다.

“문건에 없는 내용 유출”

“문체부 국·과장 교체 배후 따로 있다”(靑 관계자) “확인할 방법이 없다”(靑 대변인)

비선 실세 의혹을 받은 정윤회 씨,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 박관천 경정(왼쪽부터).

세계일보는 공직기강비서관실 문건을 토대로 2014년 4월 2일부터 3일에 걸쳐 박근혜 정부 청와대 행정관 10명이 비위가 드러나 경질된 사실을 보도했다. 7월엔 청와대 중소기업비서관을 지낸 최수규 현 중소기업청 차장의 비위 의혹을 보도했다. 이 보도는 ‘신동아’ 2013년 7월호가 보도한 기사(‘영화계 미다스 손’의 수상한 투자)와도 관련이 있다. ‘신동아’ 보도 이후인 그해 10월경,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 A씨는 ‘신동아’ 기사와 관련, 최 전 비서관 등을 상대로 감찰을 벌였다. A씨는 11월경 감찰보고서를 작성했는데, 그 문건이 세계일보에 들어간 것이다. 세계일보는 감찰 문서와 함께 최 전 비서관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를 정리한 문서까지 입수해 보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자는 세계일보가 기사를 보도한 직후인 7월 중순 청와대 문서를 입수한 세계일보 조모 기자를 만난 적이 있다. 당시 조 기자는 문건만으로는 알 수 없는 문건의 작성자와 작성 배경, 관련자들의 주장과 상호관계까지 비교적 상세히 알고 있었다. 문서를 작성한 공직기강비서관실 관계자를 상대로 취재를 진행한 사실도 설명했다. 이 문건을 작성한 A씨도 최근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작성한 문건이 어떻게 유출됐는지 모르겠다. 문건에는 작성자인 내 이름이 없다. ‘신동아’와 관련된 내용도 적혀 있지 않다. 그런데도 당시 세계일보 기자는 보도 직전 내게 전화를 걸어 문건 내용에 대해 취재를 시도했다. 난 ‘할 말이 없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당황스러웠다.”

이런 사실은 서울경찰청 정보분실 관계자가 임의로 문건을 복사해 빼내 기자에게 줬다는 검찰 주장에 의문을 갖게 한다. 박 경정 혹은 문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가진 제3자가 취재에 적극 협조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최 전 비서관 감찰 당시 박 경정의 도움을 받았다. 박 경정은 감찰 내용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문건을 언론에 유출한 것도 박 경정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세계일보와 대기업 등으로 빠져나간 문건의 양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사과상자 몇 개 분량이라는 말도 나온다. 2014년 5월 조 전 비서관이 주선해 세계일보 기자와 박지만 회장이 만난 후 회수된 문서는 총 128쪽 분량이다. 이것은 세계일보가 확보한 공직기강비서관실 문서의 일부로 추정된다. 조 전 비서관은 이렇게 확보한 문서를 최근 청와대를 사직한 오모 행정관을 통해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에게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현직 청와대 인사들을 통해 확인한 결과, 세계일보에 흘러들어간 문건은 복수의 공직기강비서실 직원이 작성한 것이었다. 세계일보가 4월 보도한 청와대 행정관의 비위와 관련된 여러 문건에는 최소 3명 이상의 감찰 직원이 참여했다. 앞서 설명한 최수규 전 비서관의 비위 의혹과 관련된 문서를 작성한 A씨는 검찰 수사관 출신 사무관이다.

조 전 비서관이 재직하던 당시 공직기강비서관실에는 6~7명의 감찰 직원이 있었다. 경찰에서 파견된 박 경정 외에도 검찰 출신 사무관, 해양경찰청 출신 경정, 정치인 출신 인사, 국세청 출신 인사 등이다. 이들은 비서관으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고 보고하는 체계로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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