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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캠프, 대선 전 美 접촉해 ‘쇠고기 개방 걱정 말라’ 했다”

송민순 前 외교통상부 장관의 반격

  • 엄상현 기자 | gangpen@donga.com

“MB 캠프, 대선 전 美 접촉해 ‘쇠고기 개방 걱정 말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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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美, 쇠고기 수입기준 ‘다른 국가와 균형’ 쏙 뺐다
  • ● “대통령님, ‘뼈 포함 30개월 미만이 최선’…美에 공 넘기죠”
  • ● 노무현 大怒 “농민에게 욕먹고 FTA 체결도 안 되는데…”
  • ● 이명박 정부, 前 정부 아닌 美로부터 협상내용 인계
  • ● 사드(THAAD)는 돌아오지 못하는 다리
“MB 캠프, 대선 전 美 접촉해 ‘쇠고기 개방 걱정 말라’ 했다”
2008년 6월 10일, 전국 100여 곳에서 100만 개(집회 측 추산)의 촛불이 동시에 피어올랐다. 33번째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사상 최대 규모였다.

서울 광화문 세종로 사거리엔 시위대의 청와대 접근을 막기 위한 거대한 ‘컨테이너 차단막’이 등장했다. 이른바 ‘명박산성’이다. 시위대와 경찰은 늦은 밤까지 이 차단막을 사이에 두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차단막의 효과는 컸다. 하지만 민심의 거센 분노는 막을 수 없었다.

촛불집회의 발단은 이명박 정부가 그해 4월 18일 미국과 합의한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안’이었다. 30개월 이상(특정위험물질 제외) 쇠고기에 대한 수입 연령제한 해제, 수입위생조건 대폭 완화 등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사실상 전면 개방하는 내용이었다. 더욱이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해도 국제수역사무국(OIE)의 판정 없이는 수입을 중단할 수 없도록 한 조항까지 포함됐다.

공교롭게도 협상 타결 시점은 미국 캠프데이비드에서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 간 한미정상회담이 열리기 바로 하루 전. 그 때문에 당시 이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부시 대통령을 위해 준비한 선물이라는 이야기가 돌았다. 이명박 정부는 왜 이런 무리한 협상안을, 그것도 한미정상회담 하루 직전에 급히 처리해야만 했을까.

이 전 대통령은 최근 펴낸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서 그 책임을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돌렸다. 노 전 대통령이 미국 측과의 쇠고기 협상과정에서 연령제한을 없애기로 ‘이면합의’를 했다는 것이다. 다음은 회고록의 관련 내용 중 일부다.

미국 협상팀은 쇠고기를 FTA와 연계시키고 있었다. 나는 김 본부장에게 물었다. “그래서 미국은 보커스 의원을 설득할 수 있도록 이번 기회에 우리 측의 쇠고기 수입조건 규제완화 약속을 구체적으로 받아내겠다는 것입니까? 보커스의 요구는 뭡니까?”

김 본부장이 대답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부시와 통화하면서 이면합의를 했습니다. 그걸로 담화 발표까지 했습니다. 2007년 9월 APEC을 계기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한 번 구두로 합의했습니다. 그 내용과 문서가 유출됐답니다.”

“대필 자서전, 때론 말 지어내”

거센 논란이 일었다. 노무현 정부 임기 말, 한미 FTA와 쇠고기 수입협상 주무장관의 한 사람이었던 송민순(67)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이 발끈했다. 그는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완전히 틀린 이야기”라며 “아마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노무현 정부의 기록이나 이야기는 듣지 않고 미국이 주장하는 것만 들으면서 나온 실수가 아닌가 싶다”고 반박했다.

발언 당사자로 거론된 ‘김 본부장’은 당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던 김종훈 새누리당 의원이다. 김 의원도 부인하기는 마찬가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와 관련해 국민이 모르는 이면합의는 그때도 지금도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는 없다”는 것이다.

도대체 그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송민순 전 장관을 만났다. 마침 송 전 장관이 1월 16일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에 선임된 터라 현 정부의 대북정책과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인터뷰를 하려던 참이었다. 송 전 장관은 인터뷰 시작과 함께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 대한 강한 불만부터 쏟아냈다.

“아무래도 자서전을 쓰다보면 대필을 많이 한단 말이에요. 그러다보면 사실을 그대로 쓰는 게 아니라 미화하는 경우가 많아요. 때론 말을 지어내고. 무게나 사실관계, 미래에 대한 교훈적 측면에서도 나는 그리 좋게 평가하기 어렵더라고요.”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는 이름만 밝히지 않았을 뿐, 누가 봐도 송 전 장관에 대한 얘기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도 있다.

17대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며칠 뒤인 (2007년) 12월 24일, 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30개월 미만으로 제한할 경우에 한해 한미 쇠고기 협상을 추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보도 내용대로라면 부시와의 약속을 사실상 지키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또한 국제적인 신뢰를 위해 부시와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한 장관의 말에, 노 대통령은 한미 FTA로 친구마저 다 잃었다며, 한미 쇠고기 협상으로 더 많은 친구를 잃어야 하느냐, 당신은 피도 눈물도 없느냐는 내용의 질타를 했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여기에서 이 전 대통령이 언급한 ‘한 장관’이 바로 송 전 장관이다. 그는 이 대목에 대해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으로 미국 측에 공을 넘기는 차원에서 쇠고기 협상을 하자고 한 건데, 마치 미국한테 약속한 게 있으니까 하자고 한 것처럼 (이 전 대통령은) 사실과 다르게 말을 지어냈다”고 반박했다.

송 전 장관의 기억은 이 전 대통령이 “노 대통령과 부시가 이면합의를 했다”고 주장한 문제의 전화통화가 있었던 날로 거슬러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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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상현 기자 |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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