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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를 뒤흔드는 사드(THAAD)의 정치학

남·북·미·중에 사생결단의 선택 요구

  • 김영림 | 일본 통신원 c45acp@naver.com

동북아를 뒤흔드는 사드(THAAD)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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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각 발사된 노동 격추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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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요격미사일의 구성품과 제원.

그런데 한국은 PAC-3가 아니라 ‘PAC-2 플러스’를 가졌다. 정확히 말하면 레이더 시스템 등은 PAC-3형인데, 적 미사일을 요격하는 유도탄은 PAC-2형이다. PAC-3형 유도탄은 적 미사일과 충돌해 적 미사일을 파괴하도록 제작됐기에 요격의 정밀도가 매우 높다. PAC-2형 유도탄은 적 미사일 근처에서 자폭해 수많은 파편을 만들고, 그 파편으로 적 미사일을 파괴하도록 제작됐다.

PAC-2형 유도탄은 PAC-3형 유도탄보다 요격 능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한국은 고각으로 발사돼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노동미사일을 요격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실전을 염두에 두고 계산해보면, PAC-2 플러스 시스템으로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은 1초밖에 안 된다. 따라서 PAC-2형 유도탄은 아예 발사할 수도 없다고 한다.

우리는 패트리어트의 실체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PAC-1, 2, 3로 발전해온 패트리어트의 요격 고도는 12~15km다. 적 미사일이나 적기가 아주 가까운 거리에 들어왔을 때 마지막으로 막는 방어 무기인 것이다. 그때 실패한다면 적 미사일은 우리 땅에서 폭발하고, 적기는 공습을 가하게 된다.

이러한 패트리어트 시스템보다 기술적으로 뒤진 것이 한국이 개발하고 있는 ‘한국형 방공미사일방어체계’인 KAMD이다. 따라서 KAMD를 개발해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막겠다고 하는 것은, 지금의 PAC-2 플러스 체계로 북한 미사일을 막겠다고 하는 것만큼이나 허황된 말이 된다.



북한은 이러한 한국의 허점을 파악했기에, 노동미사일을 고각으로 쏘는 실험을 했다고 보아야 한다. 스커드는 작아서 핵탄두를 실을 수 없지만 노동은 그렇지 않다. 고각으로 발사해 사거리를 줄인다면 노동은 1t 무게의 핵탄두를 실을 수 있다. 북한은 핵탄두의 무게를 1t으로 줄이는 소형화 연구와 함께 노동을 고각으로 발사하는 시험을 거듭할 것이 분명하다.

대기권에서 폭발시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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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서울 상공 100여 km에서 핵탄두를 터뜨렸을 때 핵 전자기 펄스의 확산을 가정한 시뮬레이션. 폭발 충격이 위로 터진 말발굽 모양으로 휴전선 남쪽으로 확산되는 것을 알 수 있다.

1t짜리 핵탄두를 개발하지 못하면 북한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핵물질이 든 탄두를 만드는 것이다. 이름하여 ‘더티밤(dirty bomb)’이다. 더티밤은 핵폭발을 일으키지 못하기에 핵폭탄보다는 위력이 작지만, 적국에 떨어지면 사람을 해칠 수 있는 방사성 물질을 산지사방으로 확산시킨다.

북한은 다른 꼼수도 쓸 수 있다. 무게를 1t으로 줄인 엉성한 핵탄두를 단 노동을 고각으로 발사해 우주에서 폭발하게 하는 것. 그렇게 하면 우주에서부터 강력한 전자기 펄스가 일어나 한국의 전자장비는 모두 다운된다. 한국군의 레이더와 컴퓨터, 지휘통제시스템은 물론이고 인터넷뱅킹도 일순간에 먹통이 돼버린다. 이를 핵 전자기 펄스(EMP) 공격이라고 한다.

북한은 핵 전자기 펄스가 남한에 집중되도록 핵폭탄을 터뜨릴 것이니 북한은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 피해는 한국에만 집중된다. 그리하여 첨단무기로 무장한 한국군이 무력화됐다고 판단되면 북한은 구닥다리 무기를 가진 인민군을 투입해 전세를 결정지으려 할 것이다.

2008년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고고도(高高度) 핵 전자기 펄스선원(線源)의 지자기(地磁氣)에 대한 영향’이란 제목으로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 상공 100km에서 100kt 핵폭탄이 폭발하면 그 피해는 말굽 형태로 남부로 확산돼, 서울에서 계룡대까지의 모든 전력망과 통신망이 파괴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아래 사진 참조).

그 직후 북한군이 남침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나오므로, 우리군의 핵심 지휘통제시설만이라도 EMP에 대한 방어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한국은 나름의 대비를 해온 것으로 아는데, 북한은 노동미사일로 새로운 발사 형태를 과시했다. 이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예고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대기권에서 하단 중의 하단인 12~15km 고도에서 북한 미사일을 잡는 패트리어트에 의존해야 할 이유가 사라진다. 북한 미사일이 대기권 밖에서 자폭하니 PAC-3가 있어도 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실이 이렇다면 우리는 대기권 밖을 나는 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는 사드나 이지스함에 탑재하는 SM-3를 갖춰야 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사드는 노동 같은 중거리 미사일만 방어하니, 노동의 위협을 받는 일본이 구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다. “일본 방어용 사드를 굳이 중국을 자극해가며 도입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도 나오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북한이 노동미사일의 고각 발사실험을 보여줌으로써 이런 주장은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바로 이런 이유로 지난해 5월부터 주한미군은, ‘주둔지 방어’를 위해서라도 한국에 사드를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량은 1개 포대여야 하고, 그 포대를 배치할 최적지는 백령도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사드는 방어용이니 우리가 미국이 주한미군 기지 방어용으로 이를 배치하는 것을 막을 명분이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국의 ‘무조건 반대’를 피해가기 위한 묘안이 백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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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림 | 일본 통신원 c45ac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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