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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통 놔두고 꼬리만 건드린다” 비리보다 부실에 초점 맞춰야

방위사업비리 수사의 이면

  • 조성식 기자 | mairso2@donga.com

“몸통 놔두고 꼬리만 건드린다” 비리보다 부실에 초점 맞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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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불량 방탄복? 신·구형 구분 없이 수사
  • ● 엉터리 해상작전헬기? 윗선 뜻대로 진행한 건데…
  • ● 통영함 비리 구속된 해군참모총장은 희생양?
  • ● “불량군대 총체적 책임은 MB”
“몸통 놔두고 꼬리만 건드린다” 비리보다 부실에 초점 맞춰야

실물 없이 평가했다는 이유로 합수단 수사 대상이 된 해군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

방위사업 비리를 수사하는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6월 8일 출범 200일째를 맞았다. 그간 합수단이 기소한 사람은 총 51명(구속 39명, 불구속 12명). 그중 전·현직 군인은 모두 33명이다. 현역 장교가 장성 한 명을 포함해 10명, 예비역 장교가 23명이다.

합수단 수사대상이 된 방산비리는 10여 건에 달한다. 통영함 납품 비리, 해상대잠헬기 도입 비리, 공군 전자전훈련장비 납품 비리, 육군 특전사령부 방탄복 비리 등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대표적 사건이다.

방위사업 비리 수사는 박근혜 정부의 기획사정인 이른바 ‘사자방’(4대강, 자원외교, 방위사업) 수사의 한 갈래다. 합수단이 구성된 것은 지난해 11월. 박 대통령이 “방산·군납비리는 이적(利敵) 행위”라고 일갈한 후 한 달이 지나서였다. 4대강과 자원외교에 대한 수사가 흐지부지한 점을 감안하면 이 수사는 성공적이라는 평을 들을 만도 하다. 특히 공군 전자전훈련장비 납품 비리와 관련해 구속된 무기중개상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과 연예인 클라라의 공방은 이 수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는 데 한몫했다. 전직 해군 참모총장 2명이 구속된 것도 합수단의 위상을 높였다.

그런데 최근 군 안팎에서는 합수단 수사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외형상 화려해 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부풀려진 사실이 많다는 지적이다. 초점을 잘못 맞추거나 방위사업의 특성과 납품 관행을 감안하지 않고 무리하게 법조항을 적용한다는 시각도 있다.

부실장비 도입의 책임

해군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 도입 비리에 대한 수사를 둘러싼 논란이 한 예다. 합수단은 실물이 없는 상태에서 육군용 헬기에 모래주머니를 채우는 등 엉터리 시험평가를 한 후 허위 보고서를 작성한 혐의로 군 관계자들을 구속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실물이 없는 경우 유사한 조건으로 시험평가를 할 수 있다”며 “절차대로 평가했다”고 반박했다. 군사전문가들은 국방부 측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본다.

수사 방향을 두고도 말이 많다. 합수단이 부실과 비리를 구분하지 못한 채 무조건 비리 수사로 몰고 간다는 주장이다. 한 군사평론가의 분석이다.

“현재 합수단이 수사를 벌이는 방위사업 비리는 대부분 MB(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무기 도입 정책 때문에 빚어진 것이다. 청와대의 예산절감 지침에 따라 군에선 성능이 떨어지는 장비를 들여올 수밖에 없었다. 그래놓고 이제 와서 왜 부실 장비를 들여왔느냐고 책임을 묻는 셈이다. 물론 무조건 사업을 진행시키려 부실한 장비를 도입한 군도 잘못이 크지만.”

무리한 수사를 하다보니 관련자들이 구속적부심이나 보석을 통해 풀려나기도 했다. 언론은 이를 두고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군사법원을 비난했으나, ‘신동아’ 취재 결과 일부 사건의 경우 합수단 수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언론이 요란하게 보도한 방탄복 비리 사건은 수사 초점을 잘못 맞춘 대표적 사례다. 2월 합수단은 방탄복 성능평가서를 조작한 혐의로 특전사 소속 전모 대령과 박모 중령을 구속했다. S사의 불량 방탄복 2000여 벌이 특전사에 납품되는 과정에 성능평가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였다.

특전사 방탄복이 문제가 된 것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 때 국방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의 질의를 통해서였다. 당시 김 의원은 2012년 작성된 감사원 보고서를 근거로 특전사 방탄복이 북한군의 AK-74 소총에 뚫린다며 납품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이것이 합수단 수사의 단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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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기자 |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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