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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핫이슈Ⅰ ‘청와대-새누리당 전쟁’ 후폭풍

“유승민 발언은 사상적 역모(逆謀)” “대통령 한마디에 납작 엎드리나”

맞불 대담 - ‘親朴’ 김태흠 vs ‘非朴’ 박민식

  • 배수강 기자 | bsk@donga.com

“유승민 발언은 사상적 역모(逆謀)” “대통령 한마디에 납작 엎드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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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연설 때 문제 제기했어야”

김 의원의 답변이 끝날 즈음, 레스토랑 직원이 주문을 받으러 인터뷰룸에 들어왔다. 두 의원은 커피 취향도 달랐다. 박 의원은 따뜻한 아메리카노, 김 의원은 ‘다방 커피’를 주문했다. 김 의원의 주문에는 ‘둘 둘 둘’이라는 조건이 붙었다. 커피, 프림, 설탕을 각각 두 스푼씩 넣어달라는 뜻이었다.

박민식 당 전략을 진두지휘하는 원내대표가 대통령 국정철학과 동떨어져서는 안 된다는 문제 제기는 이해된다. 대통령과 원내대표가 이렇게나 괴리가 컸는지 몰랐다. 반성한다. 그런데 교섭단체 대표 연설은 중요한 내용을 담았고 언론도 좋게 평가했다. 그게 문제였다면 당시 의총이나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제 제기를 했어야 한다. 청와대도 비공식적으로 걱정한다고 알려졌지만, 당 정체성에 관한 문제였기에 공식적인 문제 제기를 하는 게 옳다.

김 의원은 유 전 원내대표의 협상력 문제를 지적하는데, 공정하게 평가해서 유 전 대표가 이한구, 최경환, 이완구 전 원내대표 시절과 비교해 협상력이 형편없다고 할 수 있나. 나는 질적 차이를 못 느낀다. 국회선진화법 구조 속에서 어쩔 수 없는 면이 많았다. (5월 29일) 새벽 5시에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금개혁안 통과시킬 때 의원 모두 현장에 있었다. 그때 통과시켰으면 자기 행동에 책임을 져야지. (유 전 대표 사퇴를 요구한) 김태호 최고위원도 ‘잘했다. 묘안이다’며 박수쳤다. 이후 잘못됐다고 하면 나도 공범 아닌가. 갑자기 ‘당신(유 전 원내대표)이 다 두들겨 맞아라’? 나는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을 행사하기 전 대책회의를 할 때 이 문제를 거론했다. 내 도덕적 양심상 이건 못 받아들이겠다고.

기자 그러고 보니 친이계이던 김태호 최고위원은 예상과 달리 강력한 ‘유승민 저격수’가 됐다. 아주 ‘강하게’ 몰아붙였는데, 친박계가 볼 때는 그는 원군(援軍)이었나.



“유승민 발언은 사상적 역모(逆謀)” “대통령 한마디에 납작 엎드리나”
김태호와 ‘이웃집 노인’

김태흠 눈치 보지 않고 발언한 것은 이해하는데, 뭐랄까…김 최고위원은 (대통령이나 친박계 의원들과) 신뢰가 없는 상태에서 너무 강하게 몰아붙였고, 타이밍도 좀….

김 의원은 ‘한비자(韓非子)’에 나오는 ‘지자의린(智者疑隣)’ 고사를 꺼냈다. 송나라에 아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부자가 살았는데, 어느 날 큰비가 내려 집 담장이 무너졌다. 부자의 아들은 “수리하지 않으면 반드시 도둑이 들 것(不築 必將有盜)”이라고 했고, 지나가던 이웃집 노인도 같은 말을 했다. 마침 그날 밤 도둑이 들었다. 부자는 아들에게 선견지명이 있다고 여겼지만, 이웃집 노인은 도둑으로 의심했다. 이 고사는 친소(親疎)나 감정이 아닌 사실을 바탕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교훈과 ‘사귐이 깊지 않으면 함부로 충고하지 말라(交淺不可言深)’는 두 가지 교훈을 준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이웃집 노인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어지는 김 의원의 말이다.

김태흠 행정을 해본 사람으로서, 만약 개정 국회법이 시행됐다면 행정을 펼치는 데 어려움이 컸을 거다. 유 전 대표는 의원들에게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옳은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청와대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으면서도 이뤄졌다고 했고, 위헌 소지 때문에 폐기 수준으로 계류된 것에 대해서도 설명이 없었다. 직무유기 아닌가.

박민식 연금개혁안 협상에 국회법 개정안을 연계해 나도 의아했다. 국회 본회의장 내 자리 뒤쪽이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 자리여서 그분들의 대화를 가끔 듣는데, 다 말할 순 없지만 (국회법 개정안을 연계한 것은) 고육지책(苦肉之策)이더라. 이게 우리 국회의 현실이다. 사실 그때만 해도 원내지도부나 의원들이 (국회법 개정안을 연계한 것이) 이렇게 크게 문제 되리라고는 생각 못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이브(naive, 순진)했다. 이번 사건이 의원들에게 깊은 고민의 시간을 갖게 한 것은 집권당과 청와대의 관계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기 때문이다. 이게 핵심이고 본질이다.

기자 당청관계는 대담 후반부에 토론하려 했는데, 말이 나온 김에 대통령 리더십 문제부터 짚어보자. 6월 25일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은 적절했다고 보나.

박민식 ‘6·25 발언’의 본질은 국회가 국민을 생각한다면 (민생법안 통과 같은) 최소한의 도리는 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었다. 박 대통령은 비상대책위원장이나 당 대표를 할 때 특정 사안이나 공천에 관여하지 않았고, 정치에 개입하거나 공천권 내놔라 하는 분도 아닌데 이번 사태를 겪으며 그런 오해를 받았다. 언론도 ‘대통령의 유승민 찍어 내리기’라고 해석하지 않았나. 그렇다면 청와대 참모들이 잘못한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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