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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얼라’들, TK 정치판 포진? ‘PK 유승민계’도 빨간불?

카운트다운! 청와대發 ‘물갈이 쓰나미’

  • 송국건 |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靑 얼라’들, TK 정치판 포진? ‘PK 유승민계’도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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令 안 먹히는 ‘존재감 제로’들

박 대통령은 유승민 파동 이전부터 영남권 의원들에게 불신을 품었다고 한다. 정윤회 파동을 비롯해 정권이 어려울 때 텃밭의 국회의원들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인식 때문인 듯하다. 여권 인사 D씨는 “영남권의 초선들은 박 대통령이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여당을 이끌 때 공천을 받아 당선된 ‘박근혜 키즈’다. 재선급 이상도 ‘박근혜 효과’로 정치 생명을 이어왔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D씨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상당수 영남권 초·재선 의원은 박 대통령이 어려울 때 몸을 사린 것으로 비쳤다. 심지어 이들은 박 대통령이 배신자로 여긴 유 의원도 적극 보호했다. 박 대통령으로선 ‘줄 서려고 나까지 버리는구나’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브루투스 너마저…’의 심정이었을 것이다.”

여권 일각에선 TK뿐 아니라 영남권 전체를 대상으로 물갈이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주체는 청와대가 될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전망도 덧붙여진다. 영남의 공천 지도를 바꿀 필요성은 박 대통령의 사감(私感) 때문만은 아니며 현실적인 필요성도 크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5년 임기의 반환점을 돈 현재 50% 안팎까지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남북대화에 의한 휴전선 긴장 완화와 중국 전승절 기념식 참석 효과가 컸다. 앞으론 4대개혁을 비롯해 국내 현안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입법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과 그 측근들 눈에, 든든한 배경이 돼야 할 영남권 의원들은 눈치만 보며 보신에 급급해온 것으로 보일지 모른다. 영남 의원들이 전면에 나서 대통령을 화끈하게 밀어준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보는 듯하다. 언론에 비친 영남 의원들은 ‘존재감 제로’에 가깝다. 이들은 ‘자기정치’에만 골몰하거나 ‘미래권력’을 찾아 기대려 하는 것으로 비친다. 특히 초선들에겐 지금도 영(令)이 먹히지 않는다. 이들이 내년 총선에서 재선되면 통제불능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박 대통령 처지에선 2018년 2월 퇴임 이후도 생각해야 한다. 다음 정권은 지금의 여당이든 야당이든 박근혜 정부와 차별화를 시도할 게 뻔하다. 사정기관을 통해 전임 정권의 부정·비리는 물론 정책 실패까지 파헤칠지 모른다. 이 경우 정치권에 남아 방어막 구실을 할 호위무사들이 필요하다. 버팀목인 영남 정치권이 등을 돌리면 박 대통령은 혈혈단신이다.

그렇다면 고인 물을 빼낸 자리엔 어떤 물을 채울까.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유승민 식으로 표현하면 ‘손때 묻은 청와대 얼라들’이 일단 대구 정치권에 포진해 정책 추진의 첨병, 나아가 정권의 호위무사 노릇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靑 얼라’들, TK 정치판 포진? ‘PK 유승민계’도 빨간불?

8월 26일 청와대 오찬에 참석한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맨 왼쪽).

“유승민 공천도 보장 못해”

박 대통령의 대구, 경주 방문 때 ‘청와대 참모 대구 차출설’이 현지 언론 등의 관심을 끌었다. 당시 박 대통령을 수행한 대구·경북 출신 참모 4명이 공교롭게도 대구, 특히 유승민 의원이나 유승민계 초선 의원들의 지역구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인 까닭이다. 반감을 품은 의원들의 대항마들을 대동한 것을 두고 ‘맞춤형 수행’이란 말도 나왔다.

안종범 경제수석은 유승민계 초선 김상훈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서구에 출마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돈다. 안 수석이 중구 대신동 계성고를 나온 만큼 유승민계 김희국 의원 선거구인 중-남구도 고려 대상이라고 한다. 안 수석은 비례대표 의원을 지내다 배지를 떼고 청와대에 입성한 만큼 박 대통령이 마음의 빚을 졌다.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한구 의원의 수성갑에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정착하기 전 지역 언론은 안 수석을 집어넣어 지지율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문고리 권력 3인방’ 중 한 명인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은 경북 경산이 고향이지만 박 대통령에게 달성 지역구를 물려준 김석원 전 의원의 수행비서관으로 활동하면서 달성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 달성 지역구는 이종진 의원이 맡았다. 달성군수 출신인 그는 박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달성을 물려받았지만, 유승민 파동 때 대구의 초선그룹과 보폭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청송 출신인 천영식 홍보기획비서관은 대구 동구을에 있는 영신고를 나왔다. 동구을은 유 의원의 지역구다. 여권에선 유 의원이 새누리당 공천을 받을지 궁금해한다. 얼마 전까진 “인위적으로 유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하면 수도권 중도층의 이탈로 선거 전체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그런 시도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달라지는 분위기다. 한 여권 관계자는 “‘유 의원에 대한 박 대통령의 분노는 정당했다, 유 의원의 원내대표 사퇴는 정당했다’는 여론이 시간이 갈수록 힘을 얻는다. 민주적 정당에서 어떤 의원도 공천을 떼어놓은 당상처럼 보장받진 못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 편에 섰던 의원들은 더 위태로울 수밖에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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