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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Ⅰ| 제1야당 실종사건

김한길系 ‘결단’이 최대 변수

난파선 새정연號 험로

  • 엄상현 기자 | gangpen@donga.com

김한길系 ‘결단’이 최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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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주승용 “사실상 분당, 文 책임져야”
  • ● 김한길 文-安 중재… ‘安 탈당’ 실패인가 의도인가
  • ● 김부겸 “문재인표 ‘野 통합’ 해법 내놔라”
  • ● 安, 신당 창당 대신 ‘千 신당’ 합류?
김한길系 ‘결단’이 최대 변수


‘공도공망(共倒共亡)’, 함께 무너지고 함께 망한다는 뜻이다. 요즘 새정치민주연합의 처지를 빗대 당 안팎에서 회자되는 말이다. 말 그대로 위기다. 당 혁신안을 둘러싸고 계파별로 치열한 갈등을 보이더니 급기야 안철수 의원이 탈당을 선언하고 떠났다. 총선이 4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당의 미래는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다.
안 의원 탈당 이후 가장 주목받는 것은 한때 당 공동대표를 맡았던 김한길 의원의 역할과 행보다. 당내에선 김 의원이 안 의원 탈당 직전까지 문재인 대표와 안 의원을 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의원들이 내놓은 ‘문-안 공동 비상지도체제’ 방안도 사실상 김 의원을 포함한 김한길계의 아이디어라는 것. 새정연 지도부 핵심 의원은 “김 의원이 안 의원의 탈당을 막지 못한 것은 결국 중재에 실패한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 의원은 12월 11일이나 12일쯤 자신의 의견을 낸다고 했다가 취소했다. 김 의원이 나름대로 짜놓은 구상이 깨진 것이다. 아마도 김한길계는 문-안 공동 비상지도체제를 통해 지분 50%를 보장받으려 했을 것이다. 그런데 안 의원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 같다. 문 대표가 자신이 요구한 혁신 전당대회를 끝까지 받지 않으면 탈당하겠다고 했겠지.”

‘친노-文’ 고립 전략?

일부에선 안 의원의 탈당이 김 의원이 짜놓은 각본에 따른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안 의원은 탈당까지 염두에 두지 않았지만 김 의원이 이를 설득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 측과 가까운 한 정치권 인사는 “지난여름부터 은밀히 준비해온 것으로 안다”면서 “12월 말까지 매주 3~4명씩 조를 짜서 탈당해 교섭단체를 구성하고, 2월 설 전까지 신당을 창당하면서 이슈를 주도할 계획이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새정연에 남은 친노와 문 대표를 철저히 고립시키려는 전략이라는 이야기다.
이 시나리오는 김한길계의 연쇄 탈당 없이는 실현 불가능하다. 현재 당내에서 김한길계로 분류되는 의원은 주승용, 노웅래, 최원식, 최재천, 민병두, 변재일, 오재세 의원 등 10여 명. 안 의원 탈당 직전 최고위원직을 내던진 주승용 의원은 지난 2월 전당대회에서 호남지역과 김한길계의 전폭적인 지지로 최다 득표로 당선돼 수석최고위원이 됐다. 이후 주 의원은 최고위원회에서 김한길계와 호남지역 정서를 대변했다. 이 과정에서 문 대표와 극한 대립을 보이기도 했다. 다음은 주 의원의 말이다.
“아직 탈당은 생각하지 않는다. 탈당은 최후의 선택이다. 누가 탈당하고 싶겠나. 문재인 대표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결단을 내려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그나마 봉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대로 가면 2016년 총선에서 야당은 전패다.”

▼ 호남지역 의원들은 어떤 선택을 할 것 같나.
“호남지역 민심이 무척 안 좋다. 지금보다 더 안 좋아지면 결행하는 분도 나올 것이다.”

▼ 당의 미래에 가장 큰 변수를 꼽는다면.
“안철수 신당의 파괴력이다. 그 파괴력에 따라 탈당 규모도 결정될 것이다. 안철수 신당이 지지부진하다면, 결국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다시 통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안 의원이 탈당했다고 뒤에서 막말하고 총질하는 것도 문제고, 나간 사람이 자신이 몸담았던 당에 대해 막말하는 것도 정치 도의상 맞지 않다.”

‘통합행동’ 결단 내릴까

당내 중도성향의 중진급 의원들로 구성된 ‘통합행동’의 향후 행보도 새정연의 미래와 직결된다. 박영선, 조정식, 민병두, 송영길, 김영춘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 등 상당한 파괴력을 지닌 인사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그동안 이른바 ‘빅텐트’론을 내세우면서 야권 대통합을 주장했다. 새정연을 탈당해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천정배 의원과 칩거 중인 손학규·정동영 두 전직 대표를 포함해 모든 재야세력이 모여서 통합 전당대회를 치러 야권을 통합해야 한다는 것. 안 의원의 탈당을 막기 위해서라면 ‘혁신 전대’라도 수용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었다.
김부겸 전 의원은 12월 14일 섬영을 내고 문 대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다음은 성명 내용 중 일부다.
‘안철수 전 대표를 보냈다고 문재인당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쉽게 ‘혁신’이라는 구호를 내세워 분열 상황을 얼버무리고 책임을 피하려 해서는 안 된다.’
'온건파'로 분류되는 김 전 의원으로서는 이례적인 행동이다. 김 전 의원을 포함해 통합행동 소속 의원들은 대부분 안 의원과 가깝다. 김 전 의원에게 직접 물어봤다.

▼ 안철수 의원의 탈당을 어떻게 보나.
“그 양반이야 정치를 금방 시작한 사람이니까, 자기 마음에 안 들면 그만둘 수 있지. 하지만 우리는 신중해야 한다. 정치지형 자체가 야권 다 합쳐도 부족하다. 야권이 돌이킬 수 없는 분열로 이어지지 않도록 고민하고 추스르고 수습하는 게 우리 몫이다.”

▼ 성명을 냈는데, 어떤 의미를 담은 건가.
“총선이라는 시험을 이 상태로 치를 수는 없지 않은가. 제1야당 대표의 임무가 당내에서 시비 거는 사람들 정리하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다. 당을 이렇게 만들어놨으면 수습할 책임도 있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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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상현 기자 |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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