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현충원은 지형이 일정한 높이의 산이 감싸 돌다 정문 쪽으로만 터진 ∩ 모양이라 아늑하다. 큰 새가 날개를 부풀렸다가 그 끝을 마주하면서 오므려 감싼 모양으로 볼 수도 있다. 새가 날개를 부풀려 감싼 자세로 알을 품을 리 없지만, 사람들은 이 지세(地勢)를 ‘포란형(抱卵形)’으로 보고자 했다. 품은 알에선 생명이 태어나니 그곳은 생지(生地)가 된다. 지관들은 사지(死地) 아닌 생지를 명당으로 본다.
누구는 서울, 누구는 대전?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되는 김영삼 전 대통령. 동아일보
논란이 일었다. “거산이 명당에 들어갔다” “아니다, 진짜 혈은 다른 곳에 있는데, 그보다 못한 곳을 팠다”…. 풍수인들은 명당의 발복(發福) 기간을 4대 100년 남짓으로 본다. 따라서 향후 100여 년간 거산 집안의 변화를 본다면 명당 여부를 판별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현충원은 선망받는 곳이다. 그런데 1985년 거의 만장(滿葬)됐기에, 이곳에 들어가려면 화장을 해 2006년 서울현충원 안에 개장한 ‘충혼당’에 납골해야 한다. 흙에 묻히는 안장(安葬)을 원한다면 1985년 개장한 국립대전현충원으로 가야 한다.
1990년 윤보선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유족은 고향(충남 아산)을 장지로 택했다. 그 때문에 2004년 대전현충원에 국가원수 묘역을 만들어 2006년 서거한 최규하 전 대통령을 모셨다. 그러나 2009년 자살로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화장해 고향(경남 김해)에 안장됐고, 2009년 서거한 후광(後廣) 김대중 전 대통령과 거산은 서울현충원에 안장됐다.

숲이 우거진 산이 ∩ 모양으로 좌청룡 우백호를 이뤄 감싼 서울현충원. 가운데 윗부분에서 작은 용이 내려와 혈처를 만든 곳에 창빈 안씨 묘가 있고, 그 주변에 이승만 · 박정희 · 김대중 전 대통령 묘가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 묘는 오른쪽 위 건물 밑에 안으로 들어온 숲에 들어섰다.사진제공·국립서울현충원
한국의 실력자들은 ‘남몰래’ 미신을 믿는다. 용하다는 무속인과 역술인을 취재해보면 운수를 물어온 실력자들이 확인된다. 그들은 풍수인도 자주 찾는데, 이는 한국을 움직이는 핵심 동력 중 하나가 풍수라는 의미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