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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압박하고 징벌하는 朴정부 소통의 ‘소’자도 모른다”

박원순 서울시장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압박하고 징벌하는 朴정부 소통의 ‘소’자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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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박 대통령에게 다들 아우성
  • ● 위안부 합의는 국제법 무시
  • ● 확성기로 북핵 못 막아…5·24조치 풀어야
  • ● 창조경제, 서울 빼고 어디서 하려는지…
  • ● 3당 구도로는 야당 총선 必敗
“압박하고 징벌하는 朴정부  소통의 ‘소’자도 모른다”

조영철 기자

1 월 12일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났다. 그는 야권 거두인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중의 한 사람이자 유력 대선주자다. 행정가로서 그는 복지·도시·역사 등 다방면에 걸쳐 박근혜 정권과 노선을 달리한다. 그는 “내가 ‘신동아’와 인연이 깊다. 1980년대 변호사 시절 연재하다시피 자주 글을 기고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 정말인가요? 어떤 주제로 기고를….
“온갖 주제. 제가 만물박사예요. 미셀레이니어스(miscellaneous)…잡식성이죠. 따지고 보면 잡다한 관점이 필요한 서울시장이라는 직업에 어울려요.”
▼ 광화문광장에 태극기를 상시 게양하는 문제를 놓고 찬성하는 국가보훈처와 반대하는 서울시가 대립하고 있는데요. 시장의 생각을 직접 들어보고 싶네요.
“(의자를 당겨 앉으며) 그건 정말 왜곡된 발표였어요. 지난해가 분단 70주년이면서 광복 70주년이었잖아요. 우리 서울시가 그와 관련된 여러 가지 일을 했어요.”



미셀레이니어스(miscellaneous)

그는 배석한 직원에게 “책장에 꽂힌 광복70주년 사업 파일을 찾아 달라”고 부탁했다. 직원이 한동안 찾더니 두툼한 파일을 들고 왔다. 박 시장은 이 파일을 넘기면서 말을 이어갔다.
“그중에는 태극기와 관련된 것도 많아요. 조각으로 태극기를 만드는 사업도 하고, 심지어 무궁화동산을 만들어라, 이렇게도 했어요. 보훈처가 ‘광화문광장에 태극기를 달자’고 해서 우리도 ‘한번 해보자’고 동의했고, MOU(양해각서)도 맺었죠.”
▼ 그러나 ‘임시 게양이냐 상설 게양이냐’로 의견이 갈린 거죠?
“우리가 시 산하 시민위원회와 논의하면서 그게 상설적으로는 안 된다는 쪽으로 의견을 수렴했어요. 왜냐하면 광화문광장에 뭘 하자는 분이 많아요. ‘보훈의 불꽃’도 하자고 하고, 그런 게 덕지덕지 많아지면…. 이순신 장군 동상이 애국과 조국 수호의 상징적 의미를 갖잖아요. 또 세종대왕 동상이라는 애족애민의 상징도 있고. 그래서 ‘거기는 한시적으로 하자, (동상 등을) 가리거나 하면 안 되니까 높이도 조절하자, 만약 상시적으로 한다면 다른 쪽으로 생각해보자, 의정부터나 옛날 경기도 시민마당 같은 데 하면 어떻겠냐…’ 이런 논의를 보훈처와 하고 있었죠. 그런데 갑자기 ‘서울시가 반대한다’ 이런 식으로…. 아니, 태극기 반대하는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최근 한국과 일본은 위안부 문제에 합의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대승적 견지에서 국민의 이해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내가 사실 위안부 문제는 세계 최고 권위자다. 논문을 엄청 많이 썼다”며 이번 합의를 비판했다.



“옮겨라 마라 못해” 

“압박하고 징벌하는 朴정부  소통의 ‘소’자도 모른다”

박 시장이 자료를 들춰보이며 답변하고 있다. 조영철 기자

▼ 위안부 합의에 대해 우리 내부에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과거는 기록하고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일전에 테오 반 보벤이라는 유엔 특별조사관이 명쾌하게 정리한 원칙이 있어요. 중대한 인권 침해는 형사적으로 처벌해야 한다, 민사적으로 배상해야 한다, 역사에 기록해야 한다, 원인이 된 기구를 폐지해야 한다, 이렇게요. 정확한 숫자는 파악되지 않지만 (일본군위안부 피해자가) 10만 명에 달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우리나라 여성뿐만 아니라 중국 여성, 대만 여성, 필리핀 여성, 네덜란드 여성도 피해자였죠. 이 정도의 중대한 인권 침해라면 그 원칙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봐요. 그걸 없는 일로 할 수는 없는 것이죠.”
▼ 박근혜 정부가 ‘소녀상 이전 노력’을 거론한 부분에 대해 일부에서 반감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소녀상은 정부가 한 게 아니죠. 민간이 한 거니까 민간이 알아서 하는 것이지 정부가 옮겨라 말라 할 수 없는 거 아닌가 싶어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회담 전문에서 이번 발표로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것임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박근혜 정부가 ‘최종적’ ‘불가역적’이라는 단어에 동의해준 점을 문제 삼았다.
“한일관계는 미래로 가야죠. 그건 분명한데, 실질적 과거 청산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이 문제는 늘 남을 수밖에 없어요. 불가역적으로, 최종적으로 그렇게 할 수 없는 겁니다. 유스코겐스(jus cogens, 강행규범)라고, 인권의 본질적 내용은 어떤 국가도 어떤 법령도 침해할 수 없어요. 유엔도 전쟁범죄와 비인도적 범죄에 대해선 국내법적 적용을 금하도록 하고 있죠. 이번 한일협약 내용은 이런 것을 근본적으로 무시해요. 국가가 최종적으로, 불가역적으로 합의할 수 없는 겁니다. 이런 국제법적인 것이 있기 때문에요. 아무튼 제가 보기에 조금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고요.”



“슈퍼 을이 어떻게 갑을…”

한·일 정부의 위안부 문제 타결 후 북한이 4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박근혜 정부는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박 대통령은 이후 대국민담화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해 쓸데없고 무의미한 짓이라는 비판이 남북관계를 더 힘들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시장은 확성기 방송이 북핵을 억제하는 방안이 될 수 없으며 5·24조치를 해제해야 한다고 했다. 5·24조치는 2010년 천안함 폭침 후 이명박 정부가 남북교역을 중단시키고 대북지원사업을 보류시킨 조치다. 북한은 5·24조치 해제와 금강산관광사업 재개를 요구해왔다.
▼ 북한 핵실험에 대한 대응방법으로 확성기 방송이 적절하다고 봅니까.
“남북 정상회담에서 이미 비핵화에 합의했어요. 이런 측면에서 북한의 핵실험은 용납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그것을 억제하는 방안이 대북방송일까요. 당장 우리 개성공단에 위기가 오고 있잖아요. 저는 우리가 북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렛대를 아주 튼튼하고 다양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가 통제 불가능한 방향으로 진행되기 때문이죠. 그러려면 5·24 조치를 좀 해제한다든지 북한에 우리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을 구축해가야 해요.
예컨대 동독이 결국 끌려 왔잖아요. 제가 동독에 가보니 분단된 날부터 서독에 편입되는 날까지 모든 동독 주민이 서독 TV를 봤더라고요. 동독 정권이 좋아서 그렇게 해준 게 아니죠. 그걸 못 보게 하면 서독이 모든 걸 끊어버리니까. 우리도 견인해낼 수 있는 지렛대를 가져야 해요. 이런 관점의 정책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 박근혜 정부 3년을 평가해주시죠.
“우리가 ‘슈퍼 을(乙)인데 갑(甲)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국민이 평가하고 언론이 평가하는데요.”
▼ 그럼 (박 대통령이) 가장 잘한 일만 말해주시죠.

“글쎄요, 아무튼(웃음)…. 정치평론가분들 많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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