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단독 인터뷰

“국민이 지갑에서 온기 느끼게 할 것”

‘박근혜 경제 腹心’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배수강 기자 | bsk@donga.com

“국민이 지갑에서 온기 느끼게 할 것”

1/3
  • ● 저성장 고착화냐, 정상 복귀냐 갈림길 섰다
  • ● 진보 정권보다 성과 미흡? 근거 없는 정치 공세
  • ● 국가신용등급 최고지만 ‘온기’ 못 느낀 국민께 송구
  • ● ‘일자리 마법사’ 의료, 관광, 금융, 콘텐츠 육성
  • ● 2%는 저성장…소득 4만 달러까지 성장률 끌어올려야
“국민이 지갑에서 온기 느끼게 할 것”

김성남 기자

“개혁 성공을 위해서라면 백병전도 불사해야 한다. 징비(懲毖, 잘못과 비리를 경계해 삼간다)의 자세로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월 13일 취임식에서 한 말이다. 온화한 성격이라 평소 ‘순둥이’로 불리던 그가 전투 용어를 써가며 전장의 장수를 자처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박근혜 정부의 3기 경제팀을 이끌 유 부총리는 전투를 치르듯 경제 일선을 누벼야 한다. 경제 회복의 불씨를 되살려야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지난 1월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을 3.0%로 예상했지만, 수출 부진과 중국 경기 둔화 등으로 인해 4월 경제 전망에서는 2%대로 낮출 가능성이 높다.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려면 14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중인 수출을 되살리고, 조선·화학 등 공급과잉을 겪는 주력 수출산업의 구조조정도 마무리해야 한다. 경제 체질을 바꿀 구조개혁과 경제혁신 3개년 계획도 성과를 내야 하며,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쏟아낼 선심성 공약에 맞서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는 것도 유일호 경제팀의 임무다.

3월 1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만난 유 부총리는 “중국, 유가(油價), 국제금융시장, 지정학적 요인 등 많은 변수가 불거져 있어 하루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며 취임 두 달의 소회를 털어놓았다.



“아, 선방했다…”

“정말 바쁘게 보냈다. 현장을 다니면서 생생한 얘기를 많이 들으려 노력했고, 구조개혁과 경제활성화 입법을 위해 국회도 자주 찾았다. 경제 상황을 흔히 구조적 요인과 경기적 요인으로 구분해 진단하는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 회복이 더딘 가운데 우리 경제도 구조적 전환을 위한 시험대에 섰다고 생각한다. 경제 재도약을 위해 경제 활성화와 구조개혁에 혼신의 힘을 다하려고 한다. 무엇보다 더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 박근혜 정부가 4년차에 접어들었다. 박 정부의 지난 3년을 어떻게 평가하나.

“세계적 경기 부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 어려운 대내외 여건에서 다른 국가들에 비해 나은 성적을 냈다고 본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공공·노동·금융·교육 4대 부문 개혁을 일관되게 추진해 경제 활력을 높이고 구조개혁을 일관되게 추진한 덕분이다.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기틀을 닦았다고 본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경제를 만들려고 3년간 초석을 놓았다고 할까. 정부의 이러한 노력이 박 대통령 임기 내에 결실로 나타나는 건 아닐 것이다. 그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것이다.”

▼ 체질 개선을 위한 기틀을 닦았다? 어떤 점에서 그렇게 보나. 

“고용률은 지속적으로 성장해 역대 최고 수준이고, 성장률은 비슷한 규모 국가(국민소득 2만 달러, 인구 2000만 명 이상인 ‘20-20 클럽’ 12개 국가) 중 3위를 기록했다. GDP(국내총생산) 규모도 세계 11위로 2계단 상승했고,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성과도 구체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공무원연금 개혁으로 향후 30년 간 185조 원 이상의 국민 세금을 절감할 수 있게 됐으며, 공공기관들의 방만 경영도 바로잡고 있다.

또한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설치하면서 벤처기업이 3만 개를 돌파했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FTA 시장 규모는 세계 3위로 올라섰다. 수출이 부진하긴 해도 수출 규모는 1단계 상승해 6위를, 국가신용등급도 역대 최고 등급(무디스는 Aa2(안정적)로 평가)으로 올랐다. 대외 경제 환경이 좋지 않았지만 이 정도면 ‘아, 선방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세계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다른 나라들에 비해 나은 성적을 거뒀고, 이는 국민과 기업이 노력한 결과로 인정받아야 한다. 물론 평가는 각 평가자의 몫이지만.”



세금 80억, 지갑 속 8만 원

▼ 그렇지만 국민의 안방에는 아직 온기가 올라오지 않은 듯하다.

“맞는 말이다. 국민이 체감하기엔 부족했다고 본다.”

▼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나.

“경직된 노동시장이 여전히 청년들의 취업을 어렵게 하고, 세계 경기 둔화로 기업 매출이 늘지 않고 있다. 정부가 더 노력해야겠지만, 경제정책은 결국 입법으로 완성되는 측면도 있다. 노동 개혁과 경제활성화 법안의 국회 통과가 늦어진 것도 한 원인이다. 이러면 또 ‘국회 탓만 한다’고 하려나…(웃음).

박근혜 정부는 장기 비전을 갖고 경제정책을 폈는데, 장기 비전은 효과가 금방 나타나지 않는 게 대부분이다. 때론 안 보여서 체감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가령 공무원연금 개혁으로 하루 80억 원의 세금이 ‘세이브’되지만 당장 국민 눈앞의 일이 아니라 체감하기 어렵다. 만약 내 지갑 속에 8만 원이 들어왔다면 금방 체감할 거다. 이건 경제학에서 본질적 한계다. 우리로선 원망할 수도 없고 받아들여야 한다. 올해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마무리하는 해인 만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그래서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다.”

▼ 취임 일성도 ‘구조개혁’이었다.

“잠재성장률이 빠르게 하락하고, 실제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우리 경제는 ‘저성장 고착화’와 ‘정상 성장궤도 복귀’라는 갈림길에 섰다. 주력 산업 경쟁력은 떨어지는데 이를 대체할 새로운 산업은 보이지 않는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와 인력수급 미스매치로 청년은 일자리를, 중소기업은 인력을 못 구한다. 내년부터는 생산가능인구도 감소한다. 따라서 구조개혁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정부가 4대 부문 개혁을 추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4대 개혁을 완수하고, 정부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찾아서 추진하려고 한다.”

▼ 2월 1일 입법 촉구 기자회견에 나선 것도 그 때문인가(유 부총리는 기업활력제고특별법과 파견근로자법·근로기준법·고용보험법·산재보험법 등 노동 관련 4법의 국회 통과가 무산되자 기자회견을 열었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가 청년 일자리 아닌가. 2월 청년 실업률은 12.5%로 1999년 이후 가장 높았다. 정부도 일자리를 국정 운영의 중심에 두고 정책에 대한 고용영향평가를 강화하고 있고,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성과를 일자리로 돌려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특히 청년과 여성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을 고민하고 있다. 취업 성과가 좋은 사업은 키우고, 그렇지 못한 건 정리해 일자리 사업의 실효성과 체감도를 높여나가려 한다.

그러나 일자리는 대부분 민간부문에서 만들어지는데, 기업은 노동시장의 낡은 제도와 관행, 불확실성으로 고용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 노동 개혁은 곧 청년 일자리다. 청년 한 명, 한 명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입법을 촉구한 것이다. 국회와 국민 여러분께 다시 호소하고 싶다. 노동 개혁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 과제라고.”


1/3
이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목록 닫기

“국민이 지갑에서 온기 느끼게 할 것”

댓글 창 닫기

2018/1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