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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특집 | 새누리당 50일 공천전쟁

이한구_ ‘찌라시’와 녹취록에 굴복 김무성_ ‘부산 식구’ 다 구하고 ‘대구 학살’ 묵인 유승민_윤상현 先攻 못해 ‘도마 위 생선’ 신세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송국건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 song@yeongnam.com

이한구_ ‘찌라시’와 녹취록에 굴복 김무성_ ‘부산 식구’ 다 구하고 ‘대구 학살’ 묵인 유승민_윤상현 先攻 못해 ‘도마 위 생선’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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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살생부에 서청원 포함돼 친박 내분”
  • ● 이한구-김무성, 유승민계 놓고 빅딜설
  • ● 도덕성 검증 자료로 탈락자 반발 잠재워
이한구_ ‘찌라시’와 녹취록에 굴복 김무성_ ‘부산 식구’ 다 구하고 ‘대구 학살’ 묵인 유승민_윤상현 先攻 못해 ‘도마 위 생선’ 신세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주요 시도별로 1~5명의 현역 의원을 컷오프하겠다고 했다. 유혈 낭자한 공천이 예상됐다. 그러나 물갈이 개혁을 희망하는 쪽에서 보기에 결과는 용두사미에 그쳤다. 현역 의원 탈락 비율은 역대 공천에 비해 낮았고 개혁성은 야당보다 떨어져 보였다. 

김무성 대표는 상향식 공천을 주장했다. 현역 의원에게 유리한 것으로 알려진 방식이다. 그는 비(非)박근혜계 현역 의원을 많이 생존시켜 총선 후 당내 최대 계파 수장이 되고자 한 듯했다. 이것이 그의 대권가도에도 유리했다. 반면, 친(親)박근혜계는 ‘박 대통령과 진심이 통하는 사람들’로의 대폭적 물갈이를 원했다.

이런 가운데 2월 초 친박계가 지지하는 이한구 의원이 공천관리위원장이 됐다. 김 대표는 통화에서 “이미 룰이 확정돼 있어 위원장도 어찌해볼 도리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 예상은 빗나갔다. 이한구 위원장은 김 대표가 금기시하는 전략공천, 우선추천, 컷오프를 보란 듯 밀어붙이겠다고 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들은 “위원장 인사에 동의해준 게 김무성의 결정적 패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관계자는 “김무성은 끝났다”고 했다.

그러나 결과만 놓고 보면 김 대표는 ‘남는 장사’를 했다. 친박계에 내줄 건 내줬지만 자신도 알짜배기를 챙겼다. 우선, 김 대표 본인이 컷오프되지 않았다. ‘당 대표니 당연한 거 아냐’라고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이 위원장은 당 대표가 두 차례 낙천한 사례를 언급했고 김 대표는 당을 해롭게 한 행위(살생부) 논란에도 휩싸였다. 김 대표는 “내가 말하면 내가 죽는다”며 20여일 간 입을 닫고 지냈다. 낙천 공포, 자기보호본능의 정황이다. 이어 김 대표는 자신의 친위대인 부산지역 의원 전원을 살려냈다. 우선추천·컷오프의 와중에도 상당수 지역에서 상향식 공천이 실시되게 했다. 덕분에 전국적으로 수많은 비박계 현역 의원이 살아남았다. 예를 들어 3월 13일 경선 결과 10곳 중 9곳에서 현역이 이겼다. 김 대표의 오른팔, 왼팔인 김학용·김성태 의원도 공천을 받았다.

청와대와 새누리당 지도부 사정을 잘 아는 여권 인사 A씨는 공천 흐름을 바꾼 요인으로 살생부 파문, 여론조사 결과 유출, 윤상현 막말 녹취를 꼽는다. A씨의 설명이다.

“이한구는 김무성·유승민을 날리고 비박계도 무더기로 쳐낼 기세였다. 살생부 ‘찌라시’와 이를 뒷받침하는 당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 결과 유출로 그 기세가 꺾였다. 찌라시에 친박계 중진이자 공천을 추인하는 최고위원회 멤버 서청원이 들어 있었다. 친박 내부에 균열이 났다. 친박 소장파 핵심 윤상현이 여기에 열 받아 ‘김무성 죽여버려, 이 XX’라고 욕설을 했는데 이것도 녹취돼 폭로됐다. 구도가 ‘현역 물갈이’에서 ‘친박실세 공천 개입’으로 돌변했다. 이한구는 위축돼 후퇴에 후퇴를 거듭했다. 김무성도, 서청원도, 전국 각지 여러 의원들도 다 살았다. 그러니 3선 주호영이 ‘왜 나만 탈락시켜?’라고 반발할 수밖에.
이한구는 막판에 물갈이 여론이 힘을 얻자 유승민계 전체와 이재오 등 비박계 일부를 대상으로 마지막 칼을 휘둘렀다. 동시에 윤상현도 컷오프 할 수 밖에 없었다. 김무성 직계는 별로 다치지 않았다. 찌라시와 녹취록이 집권 여당 공천에서 최고 위력을 발휘했고 결과를 바꿔놓았다. 다른 말로, 친박의 역량이 그만큼 부족했던 것이고.” 
 
‘김 대표가 친박계로부터 40명 물갈이를 요구받았다’는 살생부 파동은 비박계 정두언 의원의 2월 27일 언론 폭로로 시작됐다. 김 대표가 살생부의 존재를 부인하자 정 의원은 김 대표로부터 살생부에 대해 들었고 논란이 되자 입을 맞추자는 요청까지 받았다고 했다.

3월 3일 여의도연구원에서 공천 신청자들의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가 4장의 사진 파일로 유출됐다. 민감한 몇몇 선거구는 언론 여론조사 결과와 달랐고 이 때문에 살생부가 더 그럴듯해졌다.
그날 밤 대통령정무특보를 지낸 윤상현 의원이 술에 취해 “형”이라고 칭한 인물과 통화하면서 김 대표를 향해 막말을 했다. 윤 의원 옆에 있던 누군가가 이를 녹음했고 며칠 뒤 이 녹취록이 채널A에 전달돼 폭로됐다.



“무대 아니라 무졸”

김 대표는 철저히 침묵했다. 살생부와 관련해 ‘공관위의 공정성을 해치는 행위에 대해선 엄중 조사해 문책한다’는 최고위원회 결의에도 동의했다. 굴욕이었다. 윤상현 막말에도 별말을 하지 않았고 그의 사과도 받지 않았다. 반면 이 위원장은 당 대표 낙천 사례를 언급하면서 김 대표를 몰아붙였다. 윤상현과 김무성 공천을 함께 묶어서 보류하기도 했다.

이처럼 김 대표가 일방적으로 밀리자 ‘무대’가 아니라 ‘무졸’이라는 말이 나왔다. 당에선 주도권이 친박계로 완전히 넘어갔다고 여겼다. 그러나 알파고가 이상하게 지지 않듯, 김 대표는 밀리지 않은 공천 결과를 받아 쥐었다. 100% 상향식 공천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대권 가도에 아스팔트를 깔았다. 고향 부산 18곳의 현역 전원이 살아남았는데, 이들은 김무성의 백기사, 흑기사가 될 게 틀림없다. 역대 총선의 부산지역 현역 교체율은 50%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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