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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특집 | 새누리당 50일 공천전쟁

이한구_ ‘찌라시’와 녹취록에 굴복 김무성_ ‘부산 식구’ 다 구하고 ‘대구 학살’ 묵인 유승민_윤상현 先攻 못해 ‘도마 위 생선’ 신세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송국건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 song@yeongnam.com

이한구_ ‘찌라시’와 녹취록에 굴복 김무성_ ‘부산 식구’ 다 구하고 ‘대구 학살’ 묵인 유승민_윤상현 先攻 못해 ‘도마 위 생선’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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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 놓고 있었겠나”

김 대표의 참모 B씨는 김 대표가 밀릴 때 “지금 평가하지 말자. 결과를 보고 이야기하자. 우리가 넋 놓고 있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부산 공천심사가 마감되자 B씨는 득의에 찬 표정으로 “거봐라”라고 했다. “처음에 이한구가 뭐라고 했나. 시도별로 4~5명까지 현역을 쳐내겠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이한구를 조롱했다.

김 대표는 사석에서 이 위원장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토로했다고 한다. 이 위원장이 박민식 부산시당위원장에 대한 공천을 미루면서 부산 선거에 차질을 빚게 했다는 이유였다. 김 대표의 측근인 박 의원은 박에스더 예비후보와 경선을 치르는 것으로 3월 14일 확정됐다. 김 대표는 “부산시당위원장은 낙동강벨트를 책임져야 하는데 공천 결정을 질질 끌다가 부산에 연고도 없는 후보와 경선을 붙인 건 이해할 수 없다”며 이 위원장을 성토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 참석한 C씨는 “김 대표가 단단히 뿔이 나 있었다”고 했다. C씨는 “이 위원장이 김 대표를 골탕 먹이려 하는 것 같았다. 이성을 잃은 짓”이라고 함께 분개했다.

김 대표의 다른 측근인 D씨는 김 대표의 침묵에 대해 “떠들면 싸움밖에 더 나느냐. 이한구는 골치 아픈 인물이다. ‘당 대표도 컷오프된 적 있다’고 마구 말하는 사람을 맞상대하면 분란만 일어나기 때문에 참고 참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무성 대표는 일부 현역 탈락자의 경우 납득할 수 없다며 자기와 가까운 공관위원들을 통해 이의를 제기했다고 한다. 이럴 때마다 김회선 공관위원의 방어벽에 번번이 막혔다는 전언이다. 검사 출신으로 국정원 2차장을 지낸 김 위원은 공관위 산하 자격심사소위원장과 클린공천지원단장을 겸하고 있다.

김 위원은 고소, 투서 등 당에 접수된 후보자의 신상 정보를 집중 검토해 세밀한 검증자료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를 통해 후보자의 평판, 범죄 전력, 도덕성 문제를 구체적으로 파악했다. 김무성 대표가 일부 탈락자들에 대해 설명을 요청하자 공관위는 김 위원이 확보한 자료를 들이밀며 부적격 사유를 나열했다고 한다. 당의 한 관계자는 “그중엔 알려지지 않은 민망한 추문도 있어 김 대표가 수긍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부산과 달리, 대구에선 현역 10명 중 상당수가 날벼락을 맞았다. 유승민계로 알려진 초선 의원들뿐만 아니라 친박계 중진인 서상기 의원도 탈락했다. 이를 두고 김무성-이한구 빅딜설도 나온다.

‘김 대표는 이 위원장이 유승민계를  자르는 것을 묵인하는 대신, 이 위원장은 김 대표 측근인 부산 현역들을 살려줬다. 대구 학살을 위해 부산에선 최대한 상향식 공천 원칙을 적용해줬다’는 게 얼개다. 이 과정에서 이 위원장이 간접 경로로 청와대와 논의했을지 모른다고 한다. 유 의원은 박 대통령에 의해 ‘배신의 정치’ 당사자로 지목된 바 있다.



“고교 선배가 해도 너무해”

공관위는 대구 현역들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김회선 위원은 면접 때 유승민계로 분류된 의원 6명과 서상기 의원에게 “지역에서 교체지수가 높게 나오는데 왜 그렇게 됐는지 소명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대구의 초선 E의원은 “아무리 알아봐도 여의도연구원에서 현역 의원 교체지수를 공식적으로 조사한 게 없더라. 김 위원이 자체적으로 했는지, 언론사 여론조사를 근거로 했는지 알 수가 없었다”고 했다. 이때부터 친박, 비박을 막론하고 대구 의원들은 모두 불안에 떨었다고 한다. 친박계 조원진 의원(대구 달서병)조차 “부산은 다 살고 대구만 난리가 났다”고 불안해했다.

이한구 위원장은 16대 국회에 전국구(현 비례대표)로 진출해 대구 수성갑에서 내리 3선을 했다.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공관위를 이끌면서 고교(경북고) 후배가 다수 포함된 대구 현역들을 쳐내는 데 팔을 걷어붙인 셈이다. 이에 대구 출신 의원들은 “고등학교 선배가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다”면서 부글부글 끓었다.

컷오프된 주호영 의원(수성을)은 “완전히 정신 나간 사람”이라고 이 위원장을 비난했다. 경쟁할 ‘진박’ 후보가 없어서 안심하고 있다 탈락한 홍지만 의원(달서갑)은 “차라리 진박이라도 내려 보내지…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며 탄식했다. SBS 앵커 출신 홍 의원은 지난해 초 유승민 원내대표-원유철 정책위의장 후보 조합을 엮어 두 사람이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에 당선되는 데에 혁혁하게 기여했다. 유-원-홍 의원은 당시 그렇게 사이가 좋을 수 없었다. 그러나 1년 만에 세 사람의 운명은 갈렸다. ‘신박(新朴)’이 된 원 의원은 유 원내대표가 물러난 뒤 원내대표가 된 반면, 유-홍 의원은 정치생명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유승민계로 알려진 김희국 의원(대구 중남구)은 공천 탈락 전날 통화에서 이한구 위원장과 친박계를 비판했다.
“지난해 가을 유승민 의원이 부친상을 당했을 때 상가에서까지 윤상현 의원이 ‘TK 물갈이’ 어쩌고 떠들고 다녔다. 그 때 두들겨 잡았어야 했는데. 이한구 위원장은 요즘 칼춤을 추듯 매일 뉴스를 쏟아냈다. 이랬다저랬다 하면서…. 고향 선배라 말도 못하고 죽을 지경이었다. 우리는 도마 위에 오른 생선이었다.”

▼ 왜 이한구 위원장에게 항의하지 않았나.

“구체적으로 말한 게 아니고 추상적이어서 뭐라 할 수 없었다. 컷오프 지역이 권역별로 1~4곳 된다고 했다가, 또 5곳까지 될 수 있다고 하면서 소문만 내고, 그 기준도 도덕성, 지지율 이런 얘기만 하니 어쩌겠나.”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다”

▼ 이 위원장이 왜 이렇게 했다고 보나.

“고도의 공명심에서 날뛰었던 것 같다. 그럴 때마다 듣는 사람들은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다. 공관위원장이 ‘내 마음대로 한다’며 그렇게 입을 함부로 열면 안 되는 거였다. 자기는 재미로 돌을 던지지만 맞는 개구리는 머리가 깨진다. 신중하게 했어야 했다.”

김 의원은 “친박계 핵심이 박근혜 대통령을 팔아 ‘좌건외역(左建外易)’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좌건외역은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나오는 말로, ‘신하가 군주를 팔아 권위를 세우고 군주의 명령을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살짝 왜곡하는 것’이다.

김무성 대표가 유승민 의원을 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뛴 정황은 없다. 윤상현 의원과 유 의원이 ‘패키지’로 묶이는 상황이 되자 김 대표의 스탠스는 더 모호해졌다.

친박계 최경환 의원은 유 의원에 대해 “국회법 파동으로 사퇴하면서 헌법 1조 1항을 들먹였으니…왜 저렇게 해야 하느냐 하는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신동아 2016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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