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총선특집

김종인, ‘반기문 대항마’ 된다?

야권 떠도는 3대 시나리오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송국건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 song@yeongnam.com

김종인, ‘반기문 대항마’ 된다?

2/2

▼ 박 장관의 생각은 어땠습니까.

“김종인 박사는 내가 6공화국 때 같이 일 해봐서 잘 알지만 머리가 굉장히 좋아요. 정치, 경제, 사회 여러 문제에 대해 분명한 판단을 가지고 있는 명석한 분이죠.”

▼ 요즘 보기엔 어떤가요.

“지금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하고 있는 게….”

▼ 김종인 대표에게도 대권 도전 기회가 주어질 만하다고 봅니까.
“괜찮다고 보고 있어요. 여야에서 두루 경험을 쌓아왔잖아요. 본인 의사는 잘 모르겠고…. 조직화된 세력의 뒷받침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는 없는 거죠.”



▼ 1940년생으로 76세인 나이가….

“건강하십니다. 같은 헬스클럽 멤버라서 가끔 보는데 이상 없어요.”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올해 12월 임기를 마친다. 72세인 반 총장이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출마하는 움직임이 나오면 야권에서 ‘김종인 대항마’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총선 이후에도 여권의 선두 대선주자로 계속 내달릴 경우엔 어떻게 될까. 또 다른 정치평론가는 “김종인은 문재인·박원순에 비해 안정감이 있고, 안철수에 비해 경륜이 있다. 김종인과 김무성을 놓고 볼 때는 김종인이 오히려 보수층에 더 어필하는 스펙이나 성품을 지녔다”고 평했다. 

문재인 앞엔 두 가지 과제가 있다. 하나는 더민주당의 총선 승리고 다른 하나는 범야권 대선후보가 되는 일이다. 그는 여전히 당 최대 계파의 수장으로 통한다. 야권 일각에선 ‘김종인이 더민주당에 들어올 때 문재인, 김종인, 박원순 간에 묵계나 밀약이 있었다’는 설이 나온다. 다음은 한 야권 인사의 말이다.



껄끄러운 親盧만 날렸다?

“김 대표가 문 전 대표와의 묵계에 따라 거추장스러운 친노 의원들을 정리하고 있다는 말이 있다. 의원들이 줄줄이 날아가는 와중에 김 대표와 문 전 대표가 박원순 서울시장을 배려해 박 시장 측근 인사들의 공천을 사실상 배려해주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문 전 대표가 지난해 당의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문·안·박 연대를 제의했을 때 안철수 의원은 거부했지만 박 시장은 흔쾌히 문 전 대표의 손을 잡아줬다. 박 시장은 측근들을 국회로 보내 여의도에 기반을 마련하고 싶어 한다.”  

김종인 체제의 비대위와 선대위는 의원들을 컷오프 하면서 친노이면서 문 전 대표와 거리가 있는 인물을 집중 제거한 흔적이 있다고 한다. 문재인을 중앙에 놓고 친노라는 원을 그려볼 때 친노 중에서도 외곽의 아웃사이더를 족집게로 집어내듯 골라냈다는 것이다. 범(汎)친노로 분류되는 정세균 의원 계열의 강기정·오영식·전병헌 의원 등이 날벼락을 맞은 게 대표적이다.

반면, 문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은 대부분 살아남았다.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캠프의 종합상황실장을 맡은 홍영표 의원과 윤호중 의원 등이 공천을 받았다. 이목희 의원은 보좌진 급여 상납 의혹으로 물의를 빚었는데도 컷오프되지 않고 경선지역에 포함됐다. 비(非) 현역 중 정태호 전 청와대 대변인 같은 ‘문재인 사람’ 상당수는 단수 추천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더민주의 공천 결과를 보면 김종인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가 서로 논의해 만든 모양새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더민주에서 중간 당직을 맡다 국민의당으로 옮겨간 한 인사는 “문 전 대표와 김 대표는 그저 필요에 의해 결합한 사이가 아니다. 문 전 대표는 부부동반으로 자주 식사를 하면서 김 대표와 인간적 관계를 맺어온 걸로 안다”고 귀띔했다.

‘친노 가지 치기’ 논란과 관련해, 문재인 체제 때 작성됐다 김종인 체제에서 발표된 ‘현역 하위 20% 컷오프’에 문희상, 유인태, 신계륜 의원 같은 친노 중진도 포함됐다. 이들은 친노이긴 하나 문 전 대표 처지에선 껄끄러운 존재였다고 한다. 문희상은 친문재인계의 독주에 자주 제동을 건 것으로 알려진다.

그동안 친노 진영에선 원로급 인사들을 중심으로 “문재인은 2012년 대선에서 실패했으니 2017년엔 안희정 충남도지사 같은 새로운 친노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는 말이 많았다고 한다. 문 전 대표에겐 뼈아픈 이야기다.

황태순 평론가는 “문재인이 김종인을 끌어들인 건 빌려온 칼로 상대방을 치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본다. 노무현 전 대통령 밑에서 한솥밥을 먹은 동지들이니 아무리 부담스러워도 직접 내칠 순 없는 거 아닌가. 김종인을 빌려 대권가도에 장애가 될 수 있는 비우호적 친노를 정리하는 원모심려(遠謀深慮) 같다”고 말했다.



호남의 전략적 투표

김종인, ‘반기문 대항마’ 된다?

문재인 더민주당 전 대표(오른쪽)와 박원순 시장. 동아일보

김종인은 “박원순 사람이라고 해서 꽂아주고 하면 안 된다”고 말했지만, 실제로 기동민·민병덕, 임종석, 권오중, 천준호, 오성규 등 박원순계로 분류되는 이들은 거의 다 3월 중순 현재 공천을 받았거나 컷오프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더 단단해진 문재인과 친문계 이너서클은 총선 후 김종인으로부터 별 어려움 없이 권력을 회수해올 것으로 전망되기도 한다. 이들이 바로 더민주당의 뿌리이자 주인이자 실세일 것이기 때문이다. 안철수는 김종인을 ‘임시 사장’이라고 부른다.

김종인은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대선 후 외면받은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총선 때에도 허물어져가던 문재인의 대권가도를 반듯하게 닦아준 뒤 객(客)으로 전락할지 모른다. 더민주당 관계자는 “김종인의 역할은 총선까지”라고 잘라 말했다. 한 친노 인사는 “김종인은 차르로 불리지만 사실 국보위 전력부터가 당의 정체성과 맞지 않다”고 했다.   
 
2012년 안철수 신드롬이 일었을 때 김종인은 안철수의 멘토였다. 그러나 안철수는 자신의 다른 멘토와 마찬가지로 김종인을 뜨뜻미지근하게 대했고 둘은 결별했다. 더민주당으로 간 김종인은 자존심에 상처를 준 안철수를 응징한다. 그는 야권 연대도 아닌 야권 통합을 제안함으로써 안철수를 궁지로 몰았다. 탈당한 안철수에게 통합은 받을 수 없는 카드였다. 김종인은 “이기심을 버려라” “(안 대표가) 정치를 너무 쉽게 생각했다” “다 된 집에 들어가면 모든 게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까 다시 또 집을 짓겠다고 나갔다” “대권 생각 때문에 야권통합 반대한다”고 정신없이 몰아붙였다. 안 대표가 천정배 공동대표, 김한길 전 상임선대위원장과 갈등을 겪자 김종인은 “안철수 대표만 빼고 더민주로 다시 오라”며 한껏 조롱했다.

야권에선 “안철수가 총선 전후 도태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 야권 인사는 “‘문재인의 대안을 남겨두자’는 호남의 전략적 투표만이 안철수를 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문재인의 오만에 학을 뗀 호남이 안철수로 갔다가 안철수가 조금 못한다고 다시 더민주당으로 쏠린다”면서 “호남이 문재인 대안인 안철수를 죽이면 앞으로 두고두고 문재인에 끌려 다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동아 2016년 4월호

2/2
이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목록 닫기

김종인, ‘반기문 대항마’ 된다?

댓글 창 닫기

2019/06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