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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움직이는 혼맥(婚脈)

LG家, ‘통혼(通婚) 경영’ 김무성家, 정·재계 깊은 인연

대한민국 움직이는 혼맥(婚脈)

  • 소종섭 | 시사평론가 jongseop1@naver.com

LG家, ‘통혼(通婚) 경영’ 김무성家, 정·재계 깊은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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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맥(婚脈)은 금맥(金脈)이다. 양자는 상호작용을 하면서 대를 이어 우리 사회의 부(富)와 권력을 움직인다. ‘끼리끼리’ 연결돼 사회 양극화의 한 단면도 드러낸다.
LG家, ‘통혼(通婚) 경영’  김무성家, 정·재계 깊은 인연

화려한 혼맥을 자랑하는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윤보선 전 대통령,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왼쪽부터).

사회를 움직이는 힘은 다양하다. 먼저, 사회 규범인 법이 있다. 법을 만들고 집행하는 정치권과 법조계도 있다. 물질적 재화의 생산주체인 경제계도 빼놓을 수 없다. 글로벌 흐름을 반영하듯, 국제관계도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이들은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지만 실은 서로 연결돼 있다. 너와 내가 둘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보이는 것, 정해진 것만이 다가 아니다. 때로는 보이지 않는 힘이 사회를 움직이기도 한다. 물론 그 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이런 힘 가운데 하나가 결혼으로 맺어진 혼맥(婚脈)이다.

필자는 이에 주목해 최근 ‘한국을 움직이는 혼맥 금맥’(시사저널사)을 펴냈다. 이 책엔 재벌과 전·현직 대통령,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주요 인물들의 가문이 등장한다. 단순히 혼맥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넘어 창업가가 기업을 세우고 성장시키는 과정, 전·현직 대통령의 성장사와 유력 대선주자의 일생, 결혼 비화 등을 담았다.



신데렐라는 없다?

혼맥은 곧 금맥(金脈)이다. 혼맥과 금맥은 상호작용을 하면서 대를 이어 우리 사회의 부(富)와 권력을 움직인다. 어떤 경우는 또렷이 드러나지만 어떤 경우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혼맥은 세습과도 연결된다. 한국은 이미 세습사회다. 재계, 정계, 법조계, 연예계 등 어디를 살펴봐도 부와 권력의 세습은 늘고 있다. 이는 이른바 ‘끼리끼리 문화’를 형성하는 바탕이 된다. 나아가 사회가 양극화하는 한 단면을 보여준다.

대다수 한국 재벌은 정치권력과 이러저러한 관계를 맺으며 성장했다. 광복과 6·25전쟁, 군사정권을 거치며 일제가 남긴 적산기업을 불하받거나 전쟁 복구, 정부 경제개발계획의 흐름과 발을 맞춰가며 기업을 키웠다. 한마디로 정경유착을 통해 성장했다. 정부는 산업화를 위해 기업을 키워야 했고 기업은 부를 축적하기 위해 권력과 손을 잡아야 했다. 그 과정에서 ‘정치자금’이라는 이름으로 검은돈이 오간 것도 사실이다.

물론 그렇다고 재벌의 성장을 오롯이 정경유착 덕분으로만 설명하는 건 옳지 않다. 거듭된 역경에도 굴하지 않은 남다른 의지, 돈이 되는 길목을 읽어내는 혜안, 시대 흐름을 꿰뚫는 결단을 한 창업가들만이 자기 회사를 대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었다. 재벌들이 정경유착으로 성공했다고 단칼에 깎아내릴 수 없는 이유다.

재벌 중에는 성장과정에서 재력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형제자매나 친척이 정계에 진출하거나 정계와 혼맥을 맺는 경우가 드물지 않았다. 특히 창업 세대가 그러했다.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동생으로 6선 국회의원과 국회부의장을 지낸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이 전자의 대표 격이다. 1970년대에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소리를 듣던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과 혼맥을 맺은 한화, SK의 경우는 후자의 대표 사례다.

재벌가 1세대가 재계-정계로 이어지는 혼사에 관심이 있었다면 2세대에선 재계-재계, 재계-언론계로 이어지는 혼맥이 상대적으로 도드라진다. 이는 정치권력의 힘이 그만큼 약화됐음을, 즉 사회가 발전하면서 재벌과 언론의 힘이 강해졌음을 보여준다.

그런가 하면 3세대는 대부분 유학파인 데다 자유롭고 풍요로운 환경에서 성장했기에 중매보다 연애결혼을 하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 자신의 배우자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얘기다. 물론 그렇다 해도 서로 만날 수 있는 환경 자체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상대가 재벌가는 아니더라도 웬만한 재력이나 사회적 지위를 갖춘 집안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루아침에 고귀한 신분으로 상승하는 ‘신데렐라 스토리’는 영화에서나 존재할 뿐 현실화하는 경우는드물다.

재벌가 중 혼맥이 가장 화려한 곳은 LG다. 삼성, 현대, 한진, 금호아시아나, 대림, SK, 태광, 경방, 두산, GS, LS, LIG, 효성, 벽산, 사조그룹 등과 혼맥이 연결된다. LG 주변에선 ‘통혼(通婚) 경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 구자학은 1956년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의 차녀 이숙희와 결혼했다. 당시에도 삼성-LG 간 혼사는 세간의 큰 화제였다. 구인회의 동생인 구태회의 손녀 구은희가 정몽우 전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아들 정일선과 결혼함으로써 현대가(家)와, 구자학의 차녀 구명진이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4남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과 결혼해 한진가와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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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종섭 | 시사평론가 jongseop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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