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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는 내 탓 ‘가진 자의 黨’ 바꾸고 싶었다”

오세훈 前 서울시장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패배는 내 탓 ‘가진 자의 黨’ 바꾸고 싶었다”

  • ●‘김무성 대안’으로 유효?
  • ●당 대표 도전?
  • ●朴, 세훈 챙긴다?
“패배는 내 탓  ‘가진 자의 黨’ 바꾸고 싶었다”


그림이 너무 예뻤을까.

‘서울시장 중도사퇴 원죄(原罪)’를 정치 1번지 종로에서 씻고 ‘50대 기수’로 부활하려던 ‘그림’ 그리기에 제동이 걸렸다. 오세훈 전 시장은 4·13 총선 패배로 시련기를 맞았다. 하지만 다음 날 그의 대선주자 지지율은 별반 내려가지 않았다. 문재인, 안철수에 이은 공동 3위.

일부 언론과 정치평론가는 “오세훈은 이제 끝났다”고 본다. 그런데 여권 내 시각은 좀 다르다. 대체로 이렇게들 말한다.

“중도보수층은 개혁 성향 오세훈을 계속 성원할지 모른다. 정세균에게 졌지만, 이미지가 실추됐거나 못해서가 아니라 당이 헛발질한 여파로 본다. 골수 보수층은 그의 서울시장 사퇴를 못마땅하게 여겨왔으나 이번에 최선을 다해 싸우다 진 그에게 마음을 여는 것 같다. 특히, ‘김무성에게 질린’ 친박근혜 성향 유권자들은 대안인 오세훈에게 미련이 많다.”

투표일 이틀 후 오 전 시장에게 인터뷰를 요청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몇 시간 뒤 연락이 왔다. 오 전 시장은 기자에게 “(떨어진 후보에게) 계속 관심을 가져줘 고맙다”고 말했다. 근황에 대해 묻자 “낙선인사 하러 다니느라 바쁘다고 말하기도 그렇고…”라며 끝을 흐렸다. 



“제가 부족해서…”

▼ 종로에서 진 이유가….

“저는 ‘다 제 탓입니다’라는 말씀밖에 드릴 수 없어요. 다른 분들은 새누리당 공천 과정을 패배의 이유로 거론해도, 저는 그런 얘기 하고 싶지 않아요. 남 탓하는 것 같아 보이잖아요.”

▼ 투표일 밤 선거사무실에 나와 “종로구민의 뜻을 가슴 깊이 새기겠다. 준엄한 민심 앞에 깊이 반성하고 자숙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했습니다. 그 뒤론 언론과 거의 접촉하지 않고 있는데요.  

“하여튼 말을 일체 아끼고 있습니다. 제가 부족한 탓에 떨어진 거죠. 선거라는 게 떨어지고 나서…네, 스스로에게서 원인을 찾아야겠죠.”

여러 언론은 새누리당의 총선 참패를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실패 탓으로 돌린다. 반면 오 전 시장은 창조경제 등 박 대통령의 주요 정책이 옳은 길이라고 평소 말해왔다. 그가 새누리당의 선거 결과를 어떤 시각으로 보는지 궁금했지만 그는 말을 아꼈다.

▼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유권자의 실망감이 여당 참패의 원인이라는 시각이 있습니다.

“하하하, 내가 이래서 언론과 얘기를 안 하려고 하거든요. 죄송합니다. 하하하, 그렇게 말을 유도하시면 제가 어떻게…. 죄송해요.”

▼ 대통령에게 선거 패배의 책임을 과도하게 지우고 있다는 반론도 있고요.

“하하. 하여튼, 저는 자성하고 있습니다.”



“이 작업 하고 싶었지만”

그러나 오 전 시장은 새누리당의 개혁에 관해선 자신의 소신을 뚜렷하게 밝혔다. 국회의원이 됐으면 당장 실천할 계획이었다고 한다. 아쉬움이 진하게 배어 나왔다.

▼ 새누리당을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지금은 자성하는 중이라지만, 이 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합니까.

“선거운동 중에도 제가 ‘새누리당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말을 계속 하고 다녔어요.”

▼ 체질이라 함은….

“새누리당도 스스로를 돌아봐야죠. 그동안 ‘가진 자의 정당’ ‘성장 위주 정당’…이런 오해를 지나치게 많이 받았잖아요. 사실 최근 들어 새누리당은 그 반대의 특성을 많이 보여주긴 했어요. 그렇지만 야당은 아직도 새누리당을 그렇게 공격합니다.”

▼ 젊은 층은 공감하는 것 같습니다만.  

“그게 문제거든요. 우리 당은 경쟁에서 뒤처진 분들, 소외된 분들, 아예 처음부터 경쟁의 대열에 설 수 없었던 분들을 잘 품어서 그분들이 성장의 혜택을 함께 누리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해요. 그런 걸 잘하는 당으로 평가받아야 하는 시점인데, 그걸 거꾸로 소홀히 하는 정당으로 공격받고 있죠. 젊은 층이 ‘맞아, 새누리당은 가진 자의 정당이지’하고 생각한다는 게 큰 문제라는 겁니다.”

▼ 새누리당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봅니까.

“더 노력해야죠. ‘세계 10위권 경제순위를 자랑하는 나라가 됐다지만 정작 우리한테 주는 건 없다’, 국민 다수가 이렇게 생각하는 게 여당 위기의 본질이죠. 요즘 젊은 층은 취업난에 시달리고 미래를 꿈꾸지 못해요. 우리 당이 ‘여러분을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해도  그분들은 ‘그렇지 않다’고 느끼죠. 이런 걸 바로잡아야 할 상황이 됐어요. 이번에 원내에 들어가면 이 작업을 하고 싶었어요. 국회에서 중점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아쉽게 됐네요.”

▼ 원내가 아니어도 그런 부분에 대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지 않나요.

“허허, 그건 그렇습니다만 아무래도 원내에 들어가 있지 않으면 그런 이야기에 힘, 동력이 실리기 쉽지 않죠. 말뿐인 거죠. 할 수 있는 수단이 부족하니까. 부족한 게 아니라 거의 없는 거죠. 말만 하는 거죠, 뭐.”

▼ 특별히 계획을 세워둔 일이 있는지….  

“글쎄요. 지금은 그냥, 선거 도와주신 분들에게 인사드리고…. 이 일만 해도 벅차요. 선거는 많은 분의 도움과 관여 아래 치러지죠. 이기면 하나의 에너지로 승화되지만 지고 나면…. 제가 굉장한 채무를 진 상황입니다. 당분간 다른 일에 신경 쓸 겨를이 없을 것 같아요. 낙선인사라는 게, 참 용어가 우스운데, ‘도와주셨는데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계속 하고 다녀야 하는 처지예요. 이걸 ‘선거 뒷마무리’라고 하죠. 여기에 상당 기간 노력을 기울여야 할 상황입니다.”

▼ 가족들은 어떤가요.

“제 가족도 솔직히 허탈해하고 슬픔에 빠져 있죠. 집사람도 그렇고 큰딸과 사위도 휴가까지 내고 열심히 뛰었어요.”

▼ ‘더 나은 정치인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어요.

“많은 분이 그렇게 위로해주시는 건 감사한 일인데….”



“배신, 이런 거 없고…”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총선에서 낙선하면서 오세훈은 대선주자로서의 상품성에 흠집이 났다. 대선후보가 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다르게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은 기자에게 “총선 참패라는 예기치 않은 정치 상황으로 인해 오 전 시장에게 오히려 기회가 열릴 것 같다. 차기 당 대표에 도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의 말이다.

“차기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을 하려면 우리 당은 ‘떠난 수도권 표심’을 다시 잡아와야 해요.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야겠죠. 따라서 ‘영남 진박 당 대표’로는 안 될 것 같아요. 유승민(무소속) 아니면 수도권의 오세훈, 나경원(4선) 정도가 대표가 돼야 문재인(더민주당), 안철수(국민의당)와 경쟁이 된다고 봐요. 오 전 시장으로서도 전당대회에 출마해 대표가 되면 대권가도가 활짝 열리는 셈이고요. 최고위원만 돼도 당에 많은 도움이 되겠죠.”

새누리당 출신의 한 고위 공직자는 기자에게 “오세훈은 이번에 낙선했지만 더 지켜봐야 한다. 아직 젊으니까”라고 말했다. 이 공직자의 이야기도 들어봤다.

“오세훈은 총선 기간에 ‘여권 대선주자 1위’가 되는 바람에 ‘1년이면 떠날 사람’이라는 공격을 받았죠. 경쟁력이 너무 높아 떨어진 케이스랄까. 박근혜 대통령이 총선 후 판을 새로 짜야 하는데, ‘배신’ 이런 거 없고 대중적 인기가 있는 오세훈은 요긴한 카드죠. 총리감으로도 가능하지 않을까 해요.”

이 공직자는 “박 대통령은 ‘오세훈은 챙겨야 한다’는 뜻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신동아 2016년 5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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