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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여의도 여성파워

“19대에 못한 숙제 20대에서 풀겠다”

女의원들이 아쉬워하는 미완의 법안들

  • 이혜민 기자 | behappy@donga.com

“19대에 못한 숙제 20대에서 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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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성차별금지법안’ 가장 아쉬운 이유
  • ● 경력단절 관련 법안 의결 0건
  • ● 스토킹으로 3일에 1명씩 살해…관련법은?
“19대에 못한 숙제 20대에서 풀겠다”


“19대에 처음 국회에 들어와서 정말 원 없이 일했어요. 그런데 우리가 열심히 일한다고 법안이 통과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토론을 거듭해도 정작 법안을 의결하는 건 어렵더군요.”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실에서 여성 이슈를 담당하는 임순영 보좌관은 저물어간 19대 국회를 아쉬워했다. ‘신동아’의 ‘19대 여성 의원 입법활동 결산’(이하 입법활동 결산)에서 1위(21건 의결)를 했는데도 성이 차지 않은 모양이다. 임 보좌관은 휴가 중에 의원실에 나와 기자를 만났다. 그러고는 “이 법안만큼은 처리하고 싶다”면서 미결 법안 사본을 뭉치로 건넸다. 못다 한 숙제(법안) 때문에 속이 타는 건 그만이 아닐 것이다.  

신동아는 19대 여성 의원들의 미완 법안을 찾기 위해 ‘입법활동 결산’에서 1, 2위에 오른 남 의원과 김상희 의원(더민주당, 14건 의결) 보좌진(임순영 보좌관, 강성의 전 비서관)을 만났다. 3, 4위를 한 김희정 의원(새누리당, 13건), 류지영 의원(새누리당, 12건)과도 전화 인터뷰를 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이하 여가위) 차인순 입법심의관과 전정희 의원실(더민주당)의 황훈영 보좌관도 만났다. 이들이 못내 아쉬워하는 대표적인 ‘미완의 법안’ 5가지를 소개한다.



#1 성차별금지법

“2005년 남녀차별금지및구제에관한법률 폐지 후 성차별에 따른 권리 구제를 할 수 있는 실체법이 없는 상황이다. 법률 폐지 이후 국가인권위에서 다양한 차별 등에 대한 구제 절차를 거칠 수 있게 됐지만 성차별 부분은 등한시되고 있다.”

상반기에 ‘성차별금지법안(성차별·성희롱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안)’ 통과를 추진한 강성의 전 비서관(김상희 의원)의 말이다. 차인순 입법심의관 또한 19대 국회가 놓친 ‘가장 아쉬운 법안’으로 ‘성차별금지법안’을 꼽았다. 두 의원이 발의한 제정안은 모두 성차별과 성희롱의 인정 범위를 구체화·확대하고 처벌 수위를 높임으로써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법안은 19대 국회 ‘전반기 위원장’인 김상희 의원과 ‘후반기 위원장’인 유승희 의원이 각각 위원장 자격으로 대표발의했을 정도로 19대 국회 여가위의 핵심 과제로 여겨졌다.

5월 17일 열린 여가위 법안심사소위원회(이하 법사위)에서 두 의원의 법안에 대한 제정안은 처리되지 않았다.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가 난색을 표해서다. 관계자들은 “고용노동부가 성차별금지법안이 통과되면 고용부의 기존 권한을 침해받을 것으로 여긴다”고 진단했다. 정부의 ‘솔직한’ 입장은 지난 11월 16일 여가위 법사위 속기록에서 엿볼 수 있다.

 ‘여성가족부차관 권용현 : 저희들이 안을 마련할 때는 관계부처들하고 협의를 해 가지고 넣어야지 공식적인 저희 의견이 되는데, 부처들하고 그 협의가 안 됐기 때문에 비공식 의견을 우리 존경하는 유승희 위원장님께도 비공식적으로 설명을 조금 드렸습니다.’



#2 경력단절법안

'19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관법률 가운데 여성의 경력단절을 예방하는 법안은 단 한 건도 통과되지 않았다.'

조주은 국회입법조사처 사회문화조사실 보건복지여성팀 입법조사관(여성학 박사)은 ‘이슈와 논점’(1월 12일·국회입법조사처 발행)에 수록한 ‘제19대 국회 여성 분야 입법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서 '정부가 올해부터 ‘재직 여성 등의 경력단절 예방’을 주요 과제로 수립했는데도 관련 법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 촉진법’을 발의한 류지영 의원은 “법안이 20대 국회에서 통과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류 의원은 “그간 여성의 고용 단절을 예방하는 일에 미흡했다”면서 “이 법안은 경력단절 예방을 위한 국가 및 사업주 등의 책임을 강화하고 정책대상을 재직 중인 여성근로자로까지 확대하도록 해 양성평등사회 실현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차인순 입법심의관은 “여성의 경력단절 관련 법안이 ‘의결되지 않은 점’만 보고 여가위가 이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여성의 경력단절 예방은 일·가정 양립 정책이 확대돼야 실효성이 있는데, 법안에서 제안한 것처럼 단지 몇몇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식의 지원이 변화를 불러올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에 법안 처리를 미뤘을 것”이라는 얘기다. 의안정보시스템 검색 결과, 5월 15일 현재 ‘경력단절 여성 등의 경제활동 촉진법안’은 5건이 제출됐지만 1건은 폐기됐고 4건은 계류 중이다.

지난해 11월 24일 여가위 법사위 속기록을 보면 법안이 계류된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진선미 위원 :  그런데 저는 이게 기본적인 핵심이 이 법안 자체에 경력단절 예방이라는 것을 넣어야 되는 실익이 있느냐 여부가 먼저 전제돼야 될 것 같거든요. 그런데 그게 지금 상태로는 특별히 법을 이렇게 변경해도 실익은 별로 없어 보이고요. 오히려 기존에 있는 법의 운용 자체를 잘하는 게 더 중요할 것 같고 약간 혼선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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