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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명 정조준…A급 태풍 온다” “法·檢은 정치高手…당선무효 미미”

검찰, 20대 총선수사 본격화

  • 특별취재팀

“수십 명 정조준…A급 태풍 온다” “法·檢은 정치高手…당선무효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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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더민주당 L의원 발기부전약 돌리다 적발”
  • ● “대선주자급 K의원도 수사선상”
  • ● 정치권 ‘얼음’…朴대통령 비난 급감
  • ● ‘정운호 게이트’ 뜨면 선거수사 실종?
“수십 명 정조준…A급 태풍 온다” “法·檢은 정치高手…당선무효 미미”


“사무총장으로부터 봉투를 받은 것은 사실이나 그 안에 돈이 들어 있는 줄은 몰랐다. 바로 사무실 관계자들에게 전달했다.”

박준영 국민의당 의원(전남 영암·무안·신안)이 내놓은 해명이다. 박 의원은 신민당 대표 시절 사무총장을 맡은 김모 씨로부터 모두 3억6000만 원을 받고 비례의원직을 약속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고 있다. 그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검찰은 일부 자금이 박 의원의 부인에게 흘러들어간 정황도 포착했다고 한다. 박 의원의 부인은 “돈인 줄 모르고 조그마한 박스를 받은 게 전부”라고 해명했다.



“풍문 듣고 물고 늘어져”

검찰은 4·13 총선 두세 달 전 풍문을 입수해 내사했다고 한다. 계좌 추적 등을 통해 김씨가 대가성 돈을 건넸다고 해석할 수 있을 만한 사실을 확인했다. 호텔 명의로 3억6000만 원이 급히 대출된 점도 알아냈다. 검찰 관계자는 “이렇게 풍문을 듣고 나서 물고 늘어진 끝에 김씨를 구속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씨는 전남 강진 출신으로 수도권에서 관광호텔을 운영하던 재력가다. 정치계 입문을 꿈꿨다고 한다. 서울시의원을 지내기도 했지만, 서울 구청장과 전남지역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낙마했다. 그러자 당 사무총장직을 맡아 박 의원을 밀어준 게 아니냐는 추정이다.

“박 의원과 별 인연이 없던 김씨가 신민당으로 가는 것을 보며 다들 ‘왜 그러지?’라고 했다. 지금 보니, 아무 조건 없이 간 것은 아니었는지도 모른다.”(강진 출신 한 정치인)

검찰은 김씨의 진술도 받아냈다고 한다. 또한 박 의원의 회계 담당자 등 4명을 구속했다. 박 의원은 국회의원이 되는 영예를 누리자마자 위기로 몰렸다. 여의도 정가에선 ‘총선 위에 총선수사’라는 말이 나온다. 총선에서 당선된 것만으론 안 되고 선거사범 수사를 무사히 통과해야 비로소 진정한 국회의원이 된다는 뜻이다.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300명의 3분의 1에 달하는 98명에 대해 수사가 집중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로 얼마나 많은 20대 의원이 금배지를 잃게 될지는 알 수 없다. 검찰은 신속하게, 그리고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 박준영 의원 수사는 20대 국회에 입성한 의원들에게 본보기가 된다. 검찰이 ‘고소·고발된 내용만 수동적으로 수사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진실을 파헤친다’고, ‘걸리면 여든 야든 중진이든 초선이든 아주 피곤해진다’고 암시하는 것으로 비친다.

새누리당 20대 의원 중에선 황영철 의원이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홍일표 의원과 박찬우 의원은 선거사무실이 압수수색을 받았다. 김종태 의원도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복당 가능성이 있는 이철규 의원과 장제원 의원도 수사선상에 올랐다.



경북지역 수사 이어질 듯

친박근혜계의 최고 실세인 최경환 의원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경북선관위는 경북 경산의 한 별정우체국장, 시의회 의장, 당 운영위원을 선거법상의 기부행위 제한 위반으로 검찰에 수사 의뢰하면서 최 의원의 관련성 여부도 함께 수사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20대 의원 가운데 김진표 의원은 쌀을 기부한 혐의로 압수수색을 받았고 강훈식 의원도 수사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명된 의원들은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철규 의원의 경우 검찰은 이 의원의 선거캠프 관계자가 전화 등으로 사전선거운동을 한 것으로 의심한다. 이에 대해 이 의원 측은 “한 자원봉사자가 개인적으로 이 후보를 돕고자 한 것으로, 민감한 사안이 결코 아니다”라는 취지로 설명한다. 최경환 의원 측은 “관계없는 행사에 인사차 들렀을 뿐이다. 강력한 경쟁후보도 없는 상황에서 법을 어겨가며 선거운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팀은 선거사범 수사의 구체적인 내용을 취재했다. 경기도 지역구의 더민주당 L의원은 선거운동을 하면서 70대 유권자에게 발기부전 치료제를 건넸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색적인 선물을 받은 이 유권자가 동네방네 자랑하고 다녀 금세 소문이 퍼졌다고 한다. 이후 새누리당 후보 측의 한 지지자가 L의원을 고발했다.

검찰은 발기부전약을 받았다는 유권자를 불러 조사했는데, 그에게서 “L의원이 직접 건네는 약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한다. L의원이 준 약은 8개로, 개당 3000~4000원이어서 시가 2만 원 정도였다고 한다. 검찰은 L의원이 이 약을 다른 사람에게도 배포한 흔적은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기소해봐야 벌금이 당선무효형(벌금 100만 원 이상이면 국회의원직 상실) 미만인 수십만 원 정도일 가능성이 있어 처리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취재 결과, 유력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K의원도 검찰 조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K의원의 지지자가 식사 자리를 만든 뒤 K의원을 불러 인사시킨 것이 문제 소지가 됐다는 전언이다. K의원은 먼저 자리를 떠났고, 수십만 원이 나온 식사비용은 지지자가 지불했다고 한다. 해당 지역 선거관리위원회는 당시 식당 CCTV를 확보했다. 지지자가 식사비를 지불하는 것은 선거법에 저촉될 여지가 있는데, 관련 자료를 건네받은 검찰은 K의원의 지시나 관여 여부도 확인 중이라고 한다.

검찰은 특히 경북지역에서 선거법 위반 수사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검찰 관계자는 “새누리당의 압승이 예상되던 경북에서 공천 잡음이 많았다. 이 때문에 내부 제보가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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