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호

별책부록 | 글로벌 스탠더드 NEXT 경기

공화주의 구현하는 한국형 협치(協治) 모델

연정(聯政)의 정치사회학

  • 강영진 | 한국갈등해결연구원장, 갈등해결학 박사 kanghalla@daum.net

    입력2016-07-08 11: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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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년대까지 한국은 ‘투쟁의 시대’였다. 가난과 독재를 물리치기 위해서였다. 이후 산업화와 민주화가 이뤄지고, 시민사회가 형성되고 지방자치제까지 실시되면서 바야흐로 ‘갈등분쟁의 시대’가 도래했다. 권위주의 체제에서 억눌렸던 욕구가 분출되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갈등이 속출하게 된 것이다. 정부에서 선정·관리하는 국가갈등과제만 해도 연평균 70건에 달한다. 갈등이 빚어지면 대부분 해결되지 않은 채 장기간 지속된다.

    우리 사회 특히 공공 분야에 갈등이 자주 발생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 권력독점과 일방주의다. 힘 센 측이 권력을 거머쥐고 일방적으로 의사결정하고 상대방을 무시하며 밀어붙이기로 일관하다보니 갈등이 빈발하고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다. 정부나 지자체의 일방통행식 사업추진(DAD·Decide-Announce-Defend) 방식이 전형적인 예다. 기업이나 사회단체, 심지어 가정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목격된다. 민주화가 이뤄졌지만 외형상일 뿐, 실제 내면에서는 권위주의 방식이 그대로 이어져오는 셈이다. 그에 따라 상대방도 자연히 투쟁의 방식으로 맞설 수밖에 없게 된다.

    시대가 바뀌었는데도 여전히 이어지는 이러한 ‘악성 사이클’을 어떻게 끊고 상생의 선순환 체제로 바꾸느냐 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숙제다. 그 과제를 안고 앞장서서 풀어나가야 할 주역은 정치권이다. 사회 각 분야 이해관계·가치의 충돌을 조정해 공공선(公共善)을 구현하고 시민을 편안케 하는 것이 정치의 주요 기능이기 때문이다. 실상은 정반대다. 오히려 갈등을 야기하고 시민을 불안하게 하는 등 사회발전의 저해요소로 작용하는 것이 우리 정치의 암울한 현실이다.    



    고질적 정치 갈등에 대한 처방   

    그런 차에 근래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일부 자치단체에서 의욕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이 경기도다. 지난 1년간 경기도에서는 ‘연정(聯政)’이란 이름 아래 사뭇 의미 있는 실험이 이뤄져왔다. 숱한 갈등으로 갈라지고 찢겨진 우리 사회의 현실, 달라져야 할 미래를 생각할 때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다음 세 가지다.  



    첫째, 여당과 야당이 대립이 아닌 소통과 협력의 정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 사회 각 분야가 역동적으로 발전해온 가운데 가장 뒤처진 영역이 정치다.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병폐가 정치권의 대립과 갈등이다. 국민 눈엔 이미 체념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그런데 비록 지방자치 차원이긴 하지만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여야가 싸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을 나누고 대화와 협력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치 안정이 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기업환경의 예측가능성이 높아짐으로써 투자계획 수립 등 여러 면에서 유리해지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   

    경기도에서 실시하는 연정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긴 힘든 독특한 형태다. 연정(연립정부, coalition government)은 원래 독일 등 유럽의 의원내각제 국가에서 이뤄지는 정권 창출 방식이다. 의회 과반수 정당이 없을 때 흔히 제1당이 소수당과 연합해 내각을 구성하는 것이다. 대통령제인 우리의 경우 좀 다르지만, 과거 DJP(김대중+김종필)연합이 그와 유사한 일종의 연정이었다. 그러나 경기도의 연정은 그런 통상적인 연정과 달리, 도지사와 여당이 소수 정당이 아닌 의회 다수당(야당)과 권력을 나누고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방식이다.  

    이런 새로운 형태의 연정은 여소야대 상황에서 그 필요성이 더 컸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정치 풍토를 감안할 때 엄두를 내기 힘든 새로운 실험이었다. 어쩌면 무모한 정치적 도전이었다. 그만큼 회의적 시각도 많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1년이란 짧은 시간에 연정 실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게 됐다.   

    5월 22일 경기도를 방문한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는 “연정이란 항상 상호존중과 신뢰가 바탕이 됐을 때만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맞는 얘기다. 서구의 경우 오랜 민주주의 역사와 정당 활동 과정을 통해 다져진 전통과 상호존중, 신뢰가 있기에 연정이 어렵잖게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다르다. 특히 상호존중과 신뢰의 문화가 취약한 쪽이 정치 분야다. 애당초 그런 문화가 있었다면 굳이 연정을 하지 않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슈뢰더의 지적과 달리 상호존중과 신뢰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연정을 실현한다는 점에서 경기도의 시도는 특별하다. 연정을 해나가면서 상호존중과 신뢰 그리고 새로운 정치 문화를 형성해나가고 있다는 점에 더 큰 의미를 찾게 된다.



    협치로 세종의 ‘의논하는 정치’ 되살려

    경기도 연정에서 주목할 만한 두 번째 대목은 단순히 정당 간 연정 차원을 넘어 거의 ‘협치(協治)’를 구현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현대사회는 정부 외에 시장(기업) 및 시민사회의 역할이 커지고 사회 각 부문의 이해관계가 복잡다기하게 얽혔다. 그에 따른 제반 문제(갈등)를 전통적인 통치·행정(Government) 방식으로는 제대로 풀어나갈 수 없다. 그래서 요청되는 것이 협치(Governance)다. 정부-시장-시민사회가 협의하며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등 국가·지역사회·공동체를 함께 운영하는 것이다.  

    지난해 경기도는 우선 야당과 연정을 하기 위해 신설한 사회통합부지사와 일부 기관장 인사권을 야당 몫으로 넘겼다. 이어 야당과 상설적인 정책협의 구조를 갖추고 도정과 의회, 여당과 야당이 상호협의하며 동반자로 함께하는 정치·행정 시스템을 만들었다.  

    올해는 여야 연정만이 아니라 예산연정, 교육연정, 경제연정 등으로 확대해간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사실 연정이라기보다 협치에 가깝다. 이를테면, 행정의 핵심인 예산 문제의 경우, 사전에 산하 시군의 예산 수요를 알아보고 협의 및 조정 과정을 거쳐 예산안을 편성하고 의회와 조율하는 식이다. 이렇듯 공동체의 중요한 사안에 대해 관련 당사자들이 파트너로서 협의하며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공동선을 추구하는 것이 협치다.

    협치를 구현하는 핵심 기제는 협의, 즉 함께 의논하는 것이다. 상대방을 적 혹은 외부의 타자(the other)가 아닌 파트너로 삼고 의사결정구조 안으로 끌어들여 함께 의논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상생의 길을 찾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협치 모델을 성공적으로 국정에 구현한 사람은 세종대왕이다. 세종이 선정을 베풀고 위대한 업적을 많이 남기게 된 결정적 요인은 무엇보다 그의 선구적 통치 방식에서 찾을 수 있다. 세종이 21세에 왕위에 오르면서 정승들에게 약속한 것은 “의논하는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이 약속은 그의 재임기간 내내 지켜진다.

    세종은 국정 중요 사안, 혹은 찬반이 엇갈리는 일에 대해 정승들 간에 충실한 논의가 이뤄지도록 장려했다. 쟁점의 이면을 두루 헤아리고, 예상되는 문제점이나 폐단에 대한 대책을 충분히 검토해 확실한 해소책이나 대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그런 후 비로소 최종 결정을 내려주는 식이었다. 경연(經筵) 자리를 자주 마련하고, 신하들과 함께 공부하며 국사를 논하는 방법도 자주 활용했다. 어전회의에서 토론이 충분치 않으면 정승들끼리 나가서 따로 의논하도록 하기도 했다. ‘조선왕조실록’ 세종편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표현 중 하나가 ‘議以啓’(의이계·의논해 아뢰도록 하라)다. 재임 32년간 총 299건으로 역대 왕 중 최다 횟수다. 그래도 부족하면 다시 의논해 아뢰도록(更議以啓) 했는데, 그 횟수도 43건에 이른다.    

    시대와 여건은 다르지만, 세종의 ‘의논하는 정치’가 경기도에서 재현되는 점은 반가운 일이다. 필자가 경기도의 한 고위직 인사에게 “남경필 지사와 일하면서 이전 도지사에 비해 가장 다르게 느끼는 점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첫째로 꼽은 것이 “토론이 아주 많아졌다”는 것이다. 남 지사가 의원들을 공관으로 초대해 환담을 나누는 등 인간적인 접촉이 많아진 점도 정치적 견해와는 별개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경기도에서 협치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또 한 가지 인상적인 대목은 독일을 벤치마킹의 주요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이다. 독일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심지어 축구까지!) 우리가 배우고 취할 것이 많은 나라다.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을 이룬 경험 또한 중요한 일부다. 확실한 과거사 정리로 이웃 일본은 물론 우리의 친일 청산 문제에도 경각심을 주는 표본이기도 하다. 연정 및 협치의 사회문화적 인프라도 탄탄하다. 정부는 물론 기업과 사회 각 분야에 시민참여 및 토론의 문화가 굳건히 자리 잡았다. 남경필 지사는 국회의원 시절 가까운 의원 등과 매주 ‘독일 공부모임’을 했다고 한다. 세종이 즐겨 했던 경연과는 다르지만, ‘독일 공부’가 우리의 정치·행정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이란 점에서 고무적이다.  



    함께 다스리는 ‘공화’의 기반 만들어가야

    경기도의 연정에 대해 주목하게 되는 세 번째 이유는 ‘공화(共和)’의 전통을 되살려 ‘진정한 보수’를 형성하고 우리 사회를 정상적인 사회로 만들어가는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공화’란 말이 느닷없게 들릴지 모르니, 약술하자면 이렇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민주’는 민주화운동을 통해 우리 손으로 이뤘다. 그럼, 공화는? 공화국은 왕이 없어졌다고, 헌법에 써넣는다고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언제 공화 운동을 한 적이 있는가. 무늬만이 아니라 실제 제대로 된 공화국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한 적이 있는가.

    민주와 공화는 엄밀한 구분이 힘들고 학자들 간에 논란도 없지 않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문제를 제대로 진단하고 풀어나가기 위해 나눠볼 필요가 있다.   

    국립국어원이 펴낸 표준국어대사전은 ‘민주공화국’에 대해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주권의 운용이 국민의 의사에 따라 이루어지는 나라’라고 정의한다. 이 중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는 민주에 해당한다. 이 점은 민주화 이후 우리 사회에서 분명히 지켜져왔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주권의 운용이 국민 의사에 따라 이루어지는 나라’, 이게 공화, 공화국의 의미다. 민주화 이후 지금까지 돌아보면, 주권의 운용이 국민의 의사에 따라 이루어질 때보다 그렇지 않을 때가 훨씬 많았다는 데에 대체로 수긍할 것이다. 그렇다면 공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고 공화국의 토대가 없거나 취약하다는 얘기다.     

    그럼, 공화란 무엇이고 어떻게 이뤄지는 것인가. 공화, 공화주의란 말은 서구의 ‘Republic’ ‘Republicanism’을 번역한 말 같지만, 그렇지 않다. 고대 그리스나 로마보다 먼저 동아시아에서 공화란 개념을 만들고 시행했다. 사마천의 ‘사기’에 의하면, 중국 주나라 왕이 폭정으로 쫓겨난 뒤 제후와 재상이 함께 의논하며 나라를 다스리던 시기(기원전 841∼828년)를 ‘공화’라고 일컬었다. 왕 없이 정치가 이루어지는 ‘공화제’란 말이 여기에서 비롯되었다. 조선은 기본적으로 왕정 체제이긴 했지만, 서구의 군주제와 달리 왕권을 견제하고 권력독점의 폐해를 막는 제도적 장치를 탄탄히 갖추는 등 공화제의 성격이 결합돼 있었다. 특히 세종의 경우 국정 운영에서 공화를 구현한 대표적인 예다.  

    그런 공화의 전통이 일제 지배와 독재 시대를 거치며 사라져버렸다. 왕이 없다고 바로 공화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이나 단체장이 모든 권한을 갖고 왕 노릇한다면 실상은 공화가 아닌 것이다. 현대 정치는 대의제다. 주권자인 국민의 의사와 이해관계는 다양다기하다. 따라서 정당 및 선출직 공무원은 자신을 지지하는 시민을 대신해 권력을 나누고 함께 의논하며 시민의 의사가 국정에 반영·구현되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공화다. 그런 점에서 국회선진화법은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중요 의제에 대한 정당 간 협의를 촉진함으로써 공화주의를 구현하는 것은 단순 다수결주의를 엄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다. 경기도의 연정 혹은 협치는 이러한 공화의 정신을 되살리고 구현하는 것이란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공화주의는 국가를 지탱하는 초석 같은 것이고, 보수층이 지켜가야 할 중요한 가치다. 미국의 보수층을 대변하는 정당이 공화당(The Republican Party)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미국에서 남북전쟁 후 패배한 남부 주들과 시민들을 껴안음으로써 분열을 막고 사회통합을 이룬 링컨 대통령이 공화당 출신이라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어느 사회든 보수층이 건전하고 보편적인 가치를 중심으로 든든히 버텨줄 때 안정을 이루고 어떤 상황에서도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한국의 정치·사회가 불안정하고 종종 균형을 잃는 것은 그만큼 보수층이 견지하는 가치가 허약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한국의 보수층과 보수 정당이 가장 중요하게 만들어가야 할 것은 바로 공화주의의 전통이 아닐까 싶다.

    그런 면에서 새누리당 소속의 남경필 지사가 연정과 협치를 추진하는 것은 더욱 의미심장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남 지사가 올해 초 한 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은 시사적이다.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기둥으로서 모두를 끌어안고 다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역할을 하겠다.” (뉴시스 1월 29일)

    경기도의 남경필 지사 외에도 우리 사회의 앞날에 희망을 갖게 하는 새로운 리더십이 근래 일부 지역에서 나타난다. 서울의 박원순 시장, 충남의 안희정 지사, 제주도의 원희룡 지사 등 정치와 행정에 임하는 철학과 접근법에서 기성 정치인과 구별되는 차세대 지도자군이 형성되는 것이다. 지방자치 차원에서 새로운 시도로 검증을 거치고 진정한 역량과 리더십을 인정받는 것은 대단히 바람직한 현상이다. 이는 지방자치의 중요한 순기능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들이 서로 선의의 경쟁과 협력을 하면서 진정한 공화와 협치를 이뤄간다면 정치 발전은 물론 사회 전반에 매우 유익한 일이 될 것이다. 



    국정에도 적용될 수 있는 협치 모델 만들길

    지금까지 경기도의 연정은 예상을 뛰어넘는 성공적 행보를 보이며 호의적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정치의 속성이 그렇듯 언제나 푸른 신호등일 수는 없을 터다. 주위의 우려 섞인 시선도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다. 많은 사람이 바라는 대로 그동안의 노력이 아름다운 결실을 거두려면 필요하거나 유념해야 할 것은 다음 세 가지다.

    첫째, 여당과 야당 간 협력이 언제나 가능한 것도 아니고, 능사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의회의 기본 임무 중 하나는 행정부에 대한 견제다. 정당의 존립 목적상 경쟁은 불가피하다. 때론 대립도 불사해야 한다. 단, 이때 모두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싸울 때 싸우더라도 룰을 지키면서 평화적으로 해야 한다. 파행이나 술수, 폭력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로 평화로운 다툼(和諍)을 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그런 상황에 필요한 경쟁·대립의 룰과 금도를 만들고, 문제를 풀어가는 구체적인 절차와 방법론을 개발하고 노하우를 축적해나가야 한다.

    둘째, 경기도의 연정 체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고비를 맞게 될 것이다. 남 지사가 이끄는 연정과 협치가 경제와 민생에 효과적이고 선거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줘야만 지속가능성을 보장받게 된다. 연정과 협치가 우리 사회에 갖는 의미는 앞서 밝힌 대로 분명하고 이미 확인됐다. 그러나 선거라는 종합 시험대에는 많은 변수가 작용한다. 연정이 진정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으려면 내년 총선 시즌을 무사히 거치며 지속가능성을 얻도록 해야 한다.  

    셋째, 경기도의 연정과 협치가 과연 지방자치 차원을 넘어 국정 전반에도 확대 적용될 수 있을지가 우려 섞인 관심사다. 지역 행정과는 달리 국가 정치적인 차원에서 두 거대 정당 간 연정은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연정 체제는 아니더라도 정당 간 협의나 협치는 언제나 가능하고 바람직한 일이다. 연정이란 틀보다 그 안에 담긴 철학, 운영 과정, 방법이 더욱 중요하고, 국정에도 적용될 필요가 있다. 연정 및 협치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그 구체적인 절차와 접근법, 노하우 등을 개발하고 가다듬고 성공사례 차곡차곡 쌓아갈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해서 한국형 협치 모델을 만들어가는 것이 앞으로 경기도 연정이 수행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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