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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의 정치학

朴대통령은 ‘사드 찬반’ 대선구도 원한다?

  • 이종훈 | 시사평론가 rheehoon@naver.com

朴대통령은 ‘사드 찬반’ 대선구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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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문재인, 朴과 재대결 나서
  • ● 국민의당, 安 버리고 孫 잡는다?
  • ● 중국, ‘한국 친구들’ 표현 쓰며 압력
朴대통령은 ‘사드 찬반’  대선구도 원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7월 14일 “사드 배치와 관련된 불필요한 논쟁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국방부는 7월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서두른 흔적이 역력하다. 왜 이렇게 서둘렀을까. 국내 정치 맥락에서 보자면 이유는 단 하나, 내년 대통령 선거뿐이다.

지난 4·13총선에서 180석 압승을 노리던 박근혜 대통령이 어이없이 패했다. 선거의 여왕이라는 명성에 금이 갔다. 조기 레임덕 조짐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에 몰렸다. 무엇보다 자존심이 상한다. 잃어버린 자존심을 되찾고 싶을 것이다. 더구나 그것만이 임기 말 레임덕을 막을 수 있는 길이다. 퇴임 이후의 평온을 보장받는 길이기도 하다.

‘사드 배치를 결정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반대하고 나선다’는 점을 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예상했을 터다. 바라는 바다. 우리는 찬성에 서고 상대방은 반대에 서는 것이다. 편이 둘로 갈린다. 이것이 여권엔 최고의 선거구도라고 본 것 같다. 자기편 운동장으로 적을 불러들여 싸우는 오래된 전략.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적은 지쳐갈 것이고 조급해질 것이다. 그때를 노려 최후의 일격을 날리면 그만이다.



김종인의 노회한 반응

실제로 박 대통령이 사드 배치 카드를 던지자 야당들이 들고일어났다. 예상한 그대로다. 미끼를 덥썩 문 것이다. 정의당이 가장 먼저 반대하고 나섰다. 6석의 정의당은 큰 고려 대상이 아니다. 38석의 국민의당도 반대하고 나섰다. 4월 총선을 앞둔 지난 2월, 사드 군산 배치설이 불거졌을 때 이미 반대하고 나선 그들이다.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정의당보다 의석 수가 많긴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에 비할 바는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하고 나서야 하는데, 김종인 대표는 노회했다. 곧바로 미끼를 물지 않고 입질만 하다 비켜갔다. 첫 반응은 ‘배치 자체는 반대하지 않지만 그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반미 감정 등은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운동권 본능이 여전한 우상호 원내대표는 달랐다. 배치 자체도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라며 무기 자체의 실효성도 입증되지 않았다는, 반대에 방점을 둔 반응을 보였다. 그 결과 더민주당의 첫 공식 논평은 김종인 대표의 의견이 조금 더 반영된 형태, 곧 ‘졸속적으로 결정하고 발표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 그러나 실익 있는 사드 배치라면 반대하지 않는다’로 나왔다.

이후 더민주당은 내분에 빠졌다. 당내 주류인 친노무현·친문재인 세력과 86그룹 등이 반대론을 적극 제기하면서다. 하지만 7월 12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찬성과 반대 어느 쪽으로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런 와중에 더민주당의 ‘사실상 오너’인 문재인 전 대표가 나섰다. ‘득보다 실이 더 많은 결정’이라면서, ‘재검토하고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방점은 역시 재검토, 곧 배치 결정 철회에 둔 발언이다.

그런데 이 발언을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일소에 부쳐버리고 말았다. “재검토하라고 한다고 그게 재검토가 되겠느냐”며 “이미 장소까지 다 정해졌는데 방법이 없다”고 반박한 것이다. 더 나아가 “문 전 대표 발언이 뭐 그렇게 대단하다고 생각하느냐”는 말까지 남겼다. 그래도 오너는 오너다. ‘사실상 오너’가 직접 제시한 ‘사실상 당론’을 전면 거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더민주당은 7월 14일 오전 우상호 원내대표 중심으로 사드대책위원회를 결성하기로 했다. 다소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더불어민주당도 반대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이때를 놓칠 순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다시 낚싯대를 잡아챘다. 7월 14일 오후에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한 것은 물론, 회의를 직접 주재하면서 지금은 불필요한 논쟁을 멈출 때라며 ‘정쟁이 나서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잃어버린다면 더 이상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야당들을 다시 한 번 자극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드 배치 시기가 당초 예상과 달리 내년 말쯤으로 미뤄질 것이란 소식이 흘러나왔다. 지난 2월 한미 당국이 사드 공식 논의 프로세스에 접어들 때만 해도 내년 초에 배치될 것이란 관측이었다. 내년 말, 2017년 12월은 대통령선거가 있는 달이다. 그래서 그 시기 배치를 전제로 날짜를 역산해 올해 7월에 발표하기로 결정한 게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이번 사드 배치 결정은 철저하게 대선용이라고 할 수 있다.



문재인, ‘질 수는 없다’?

朴대통령은 ‘사드 찬반’  대선구도 원한다?

문재인 전 더민주당 대표는 7월 13일 “사드 배치는 득보다 실이 많다.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왜 사드 배치에 대해 사실상 당론을 제시하고 나섰을까. 2017년 대선에선 반드시 이겨야겠다는 의지의 반영이다. 아울러 박 대통령에게 또다시 지기 싫다는 경쟁심도 작용하는 듯하다. 문 전 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대권을 빼앗겼다는 의식이 강하다. 국가정보원과 국군사이버사령부의 선거 개입이 없었더라면 이겼을 것이라는 전제다.

4월 총선 당시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를 인재영입 1호로 받아들인 것도,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인재영입 20호로 받아들인 것도 이런 ‘박근혜 콤플렉스’ 때문인 듯하다. 대표직도 내려놓고 의원직도 내려놓은 채 백의종군의 심정으로 잠행을 이어가던 그가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장문의, 또 깨알 같은 의견서를 내놓은 것도 결국은 박 대통령에 대한 경쟁심 때문이라고밖에 해석할 길이 없다.

김종인 대표와 친노·친문 세력의 견해가 대립하는 상황에서 교통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없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부차적인 고려 대상이었을 것이다. 대표직을 사퇴한 사람이 당내 논란에 대해 더 큰 분란을 유발할 수 있는 발언을 내놓는 것은 부적절하고 부자연스럽다. 그럼에도 참을 수 없었던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국민에게는 불만족스러운 상황이지만, 4월 총선 결과 새누리당은 친박 일색으로, 더민주당은 친노·친문 일색으로 변모했다. 이것은 내년 대선 역시 2012년 대선과 마찬가지로 박근혜 대 문재인 구도로 치러질 것임을 의미한다. 박 대통령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건 또 다른 인물이건 친박계의 주도로 차기 대통령이 만들어지길 원할 것이다.

문재인 전 대표 측도 이런 박 대통령의 의도를 읽었을 것이다. 그래서 사드 배치 결정에 기민하게 대처한 것으로 봐야 한다. 물론 그 방향이 올바른 것인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김종인 대표처럼 조건부 찬성으로 가면서 싸움을 피해가는 게 옳은지, 문 전 대표처럼 반대를 기치로 내걸고 정면승부를 거는 게 옳은지 현 단계에서는 판단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더민주당이 문 전 대표의 의견을 끝까지 따라줄지도 미지수다. 더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표 체체에서 ‘안보 정당’을 기치로 일련의 우향우 행보에 나섰다. 안보에서 정통 우파에 가까운 김종인 대표를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일이다. 김 대표는 개성공단 폐쇄 결정 당시 북한 궤멸론을 주장해 보수 세력조차 깜짝 놀라게 만든 바 있다. 그런 그의 행보를 용인해온 게 더민주당이다. 지금 다시 좌향좌를 한다면, 이제까지 공을 들여온 우향우 노력이 허사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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