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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밀려갔다” “집권의지 충만”

  • 배수강 기자 | bsk@donga.com

“떠밀려갔다” “집권의지 충만”

“떠밀려갔다” “집권의지 충만”

1980년 8월 18일 청와대를 떠나는 최규하 대통령이 전두환 국보위 상임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동아일보]

전두환 보안사령관의 집권 과정과 1980년 8월 최규하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사임은 아직도 의문 거리다. 최 전 대통령은 이러한 의문에 대해 입을 열지 않은 채 2006년 10월 서거했다.  

일반적으로 5공 인사들은 1980년 여름 최 대통령이 전두환 보안사령관을 불러 ‘대통령 자리를 맡아달라’며 하야 의사를 밝혀 ‘어쩔 수 없이 떠밀려갔다’고 회고한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신동아’ 6월호 인터뷰에서 “(대통령 되려는) 계획이 전혀 요만큼도 없었어. 그렇기 때문에 약속한 대로 하고 딱 한 번(대통령 단임)하고 나왔잖아. 사람들은 내가 계획을 다 세워서 한 줄 아는데, 내가 그렇게 머리 좋은 사람이었다면 (대통령 자리에서) 나오지도 않았겠지”라고 했다.

다른 인사들의 증언도 궤를 같이한다. “12·12부터 5·18까지 일련의 과정 속에 우리 의사와 관계없이 등 떠밀려간 거지 의도한 건 아니다”(허화평) “중대한 시기에 ‘결단력이 약한’ 최 대통령이 국정을 책임진 것은 국가적 불행이다”(노태우) “1980년 여름 최 대통령이 전 장군을 청와대로 불러 ‘전 장군이 중책을 맡아줘야겠소’라면서 손으로 자기 소파를 가리키며 ‘바로 이 자리요’라고 했다”(이 모 전 장관)는 식이다(한국대통령 통치구술사료집 2 전두환 대통령 17쪽, 노태우 회고록 247~248쪽, 조선뉴스프레스, 2011, 청와대 비서실 2 333쪽, 중앙일보사, 1993).

그러나 신군부에 맞선 YS와 DJ는 1980년 4, 5월에 신군부의 집권 의지를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1980년 4월 30일 중앙정보부장서리 전두환의 의견이, 다음 날에는 계엄사에서 열린 전군 지휘관회의 결의가 신문 1면 톱에 등장하는 등 신군부가 전면에 나서려는 듯한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김영삼 회고록 191쪽, 백산서당 2000)

“나는 10·26 이후 군부의 정치 개입 가능성을 계속 경계해 왔는데 이런 점이 신군부를 자극했을 것이다. (…) 신군부는 학원 소요를 조장하고 북한 위협을 과장해 이를 정치 전면에 나서는 구실로 삼으려 했다. 정권 장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5·17 쿠데타를 일으켰다.”(김대중 자서전 395쪽, 삼인출판사, 2010)

H씨, “누가 그런 소리를…”
그런데 김충립 전 수경사 보안반장은 “12·12사건이 일어날 때만 해도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대통령이 되려는 의도는 없었지만, 1980년 1월부터 집권 의지를 보였다”고 주장한다.

“보안사에서 여론조사를 하고, 2월 신당 창당 자금 모집에 나서면서 전두환 신군부는 집권을 향해 갔다. 차기 대통령감으로 주목받던 JP가 야당을 자처하고 나서면서 군부 내에 ‘포스트 JP’를 찾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1981년 1월 15일 창당한 민주정의당(민정당) 창당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년 전부터 그 수순을 밟았다. 그리고 ‘서울의 봄’ 공간에서 1980년 4월 전두환이 중앙정보부장서리에 임명되고, 5·17 비상계엄조치를 확대하는 등 매월 집권의 굳힘수를 뒀다.”

김 전 보안반장이 당시 창당 자금을 모으는 데 도움을 주려 했다고 지목한 H씨는 훗날 야당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P씨와 오랜 인연이 있는 건 사실이고, 김충립 씨도 정의로운 사람으로 기억한다. 다만 창당 자금과 관련해선 기억이 없다. 잘 모른다. 그런 얘기를 누가….”

당시 창당 자금 모금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P씨는 현재 몸이 불편한 상황. 또 다른 관계자는 수감 중이어서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 전 보안반장은 “신동아에 투고하기 전 1980년 2월 창당 자금 모금 얘기를 쓰려고 한다니 여러 사람이 말렸다”며 “부끄러운 과거사를 지금 꺼내려니 마뜩찮겠지만, 전두환 신군부의 집권 플랜을 방증하는 사실이어서 밝히게 됐다”고 했다. 그는 “당시 창당 자금 모금과 관련해 황당한 일을 겪은 사람들이 얘기를 안 하는 것은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신동아 2016년 8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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