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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검찰 수사가 ‘靑 만족용 수사’로 변질”

‘동네북’ 검찰, 부글부글 끓는 검사들

  • 특별취재팀

“검찰 수사가 ‘靑 만족용 수사’로 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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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지고 물러나야”

검찰과 법무부가 진 검사장에게 놀아난 꼴이 된 상황에서 김홍영 서울남부지검 검사가 김모 부장검사의 폭언과 폭행을 견디다 못해 자살하는 사건까지 맞물렸다. 대검찰청은 ‘뒷짐만 지는 자세’로 일관했다. 유가족의 인터뷰가 나올 때까지 쉬쉬했고 논란이 불거진 뒤에야 김 부장검사에 대한 감찰을 진행했다. 사건을 덮으려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삼각파도를 맞고 휘청이던 ‘김수남호(號)’에 또 다른 악재도 덮쳤다. 검찰은 4·13 총선 당시 홍보 활동 대가로 1억여 원의 리베이트를 받아 챙긴 혐의로 국민의당 박선숙, 김수민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고, 추가로 영장을 청구했지만 이마저 꺾였다.

검찰 수사가 여론을 타고 있을 때만 해도 “법원이 국회의원을 봐주는 것 아닌가”라는 시선이 많았다. 그러나 두 차례나 영장이 기각되자 화살은 검찰로 향했다.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못한 게 아니냐”라는 비판이 거세졌다. 검찰이 밝혀냈다는 범죄 혐의 역시 수사 초기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국민의당은 “검찰이 야당을 손보기 위해 무리한 수사를 했다”며 검찰을 비난한다.

검찰은 롯데그룹 비리를 야심 차게 수사하지만, 롯데홈쇼핑 강현구 대표이사, 롯데건설 상무 박모 씨, 롯데건설 상무보 최모 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야당은 국정감사 때 검찰에 대해 파상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기소독점 제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 같은 검찰 개혁도 정치권에서 이슈화했다. “검찰의 독립성을 위해 총장의 임기가 법으로 보장되지만 검찰의 비리와 무능이 도를 넘어선 만큼 김수남 총장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도 여기저기에서 나온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김 총장의 즉각적 사퇴를 촉구했다.



“검사장이 부정·비리로 구속된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감독책임이 있는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은 왜 침묵하고 숨어 있는가. 검찰 이미지가 실추하고 검찰 개혁이 화두로 오르는 마당에, 그 지휘선상에 있는 이들이 일언반구 입을 열지 않고 거취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는 것이 더 비겁해 보인다. 장관과 총장은 사퇴해야 한다. 민정수석 이슈에 숨어 즐길 때가 아니다.”



“자칭 ‘김남수 라인’ 있나”

“검찰 수사가  ‘靑 만족용 수사’로 변질”

[동아일보]

검찰 내부의 분위기도 좋지 않다. 김 총장을 보는 몇몇 검사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총장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스멀스멀 나온다. 한 부장검사는 “김 총장과 같은 ‘예스맨’이 검찰의 대장이라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직격탄을 쐈다.

“검찰의 목소리를 밖으로 내고, 밖에서 들어오는 부당한 지시를 현명하게 받아칠 수 있어야 하지 않나. 그런 면에서 김 총장은 책임지지 않으려는 스타일이다. 수사로 말해야 하는 검찰을 정치적인 조직으로 보이게끔 만드는 측면이 있다. 김 총장과 함께 근무한 검사 중 스스로 ‘나는 김수남 라인’이라는 사람이 얼마나 있나.”

대검의 한 관계자는 “‘김수남 총장이 특수부와 공안부의 굵직한 사건에 깊숙이 개입하지 않으려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논란이 잇따라 터진 상황에서 국민이 납득할 만한 개혁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수 수사에 밝은 한 검사는 “국민의당 의원 사건과 같이 예민한 사건은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놓고 수사해야 한다”며 “두 번에 걸쳐 아무 대응책도 없이 무리하게 영장청구를 강행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한 검찰 고위 관계자는 “우병우 사건 수사팀으로선 검찰 수사가 대검찰청과 청와대 두 곳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하는 수사로 변질되는 것으로 느낄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평소 상부의 명령을 충실히 따르지만 그럴 필요 없다고 판단하면 냉정하게 돌아서는 조직이 검찰이다. 2012년 한상대 검찰총장은 검찰 내부 비리로 질타를 받자 대검 중앙수사부 해체를 추진했다. 하지만 한 총장은 ‘검찰 조직을 해하려 한다’고 판단한 검사들의 반발 끝에 불명예 퇴진했다. 당시 항명 깃발을 든 사람이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사법연수원 17기)이다. 최 중수부장은 다수의 검사와 함께 역으로 한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면서 집단항명을 주도했다. 검찰총장이 검찰 조직에 해가 된다고 판단하면 총장을 향해서도 칼날을 세울 수 있는 게 검찰 조직이다.

김수남 총장이 향후 리더십을 발휘해 난국을 슬기롭게 타개할 수 있을까. 그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조직의 수장이지만 ‘위기의 남자’로 비친다. 이 위기는 그에 대한, 검찰에 대한 ‘신뢰’의 위기다. 




신동아 2016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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