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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략목표는 한국의 핀란드화”

사드 격랑이 드러낸 중국의 한국觀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중국 전략목표는 한국의 핀란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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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핀란드화는 ‘필요조건’

“중국 전략목표는 한국의 핀란드화”
천영우 전 대통령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동아일보’ 8월 11일자 ‘사드가 싫다면 북핵 포기시키라’ 제하 칼럼에 이렇게 썼다.

“중국의 위세와 겁박에 맞서 자주독립국가로 남을 것이냐, 대국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것을 우리의 주권과 생명보다 소중히 여기고 중국의 사실상 속국으로 되돌아갈 것이냐의 선택이다.”

중국은 동아시아에서 지역 패권을 추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한반도에서 영향력 증대를 모색해왔다. 한미동맹, 미일동맹으로 이뤄진 한·미·일 3각 구도에서 한국을 떼어놓으려고 노력했다. 또한 아직은 미국의 군사력과 격차가 상당하기에 비대칭 전력(핵무기, 탄도미사일 등) 확충에 힘써왔다.

미국 랜드연구소는 “중국이 2020년까지 제1도련선(그림 참조) 안에서 미국 항공모함과 전투기의 작전을 억제하는 군사적 수단을 확보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1도련선 바깥으로 미국을 몰아내는 게 베이징의 1차 목표라는 것이다. 이른바 1도련선은 한반도-일본 서부-대만-필리핀-인도네시아 자바 섬을 잇는 선이다. 한국의 서해, 남해, 동해가 제1도련선 안에 위치해 있다.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 전략(Anti-Access and Area Denial)과 관련해서도 미국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한국은 베이징의 전략적 이해에 부합하지 않는다. 한반도의 미군기지가 반접근·지역거부 전략의 결정적 장애물이다. 말라카 및 대만해협 제해권을 미국이 장악한 상황에서 대만과의 통일 전쟁 수행 시에도 미군의 개입을 막아야 한다. 중국의 패권 전략에서 한반도의 핀란드화나 중립화는 필요조건인 것이다.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한국과 미국의 공식 견해는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것’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중국은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중국 처지에서 보면 한국에 배치된 사드는 미국에 대한 중국의 핵 억지력에 타격을 준다. 미국이 한국에 배치한 탐지거리 2000㎞의 AN/TPY-2(엑스밴드) 레이더가 중국이 발사한 미사일을 전방 배치 모드로 탐지·식별·추적한 후 알래스카 등에 배치된 사드 기지에 정보를 줘 종말 단계에 요격하는 게 수월해진다.

한반도라는 ‘특별한’ 위치 덕분에 탄두의 뒷부분을 관찰하는 것도 중국 미사일 요격에 도움이 된다. 탄두가 원추형인 터라 뒤쪽에서 포착하면 더 넓은 단면이 레이더에 나타난다. 또한 한반도에 배치된 사드가 이지스함 발사 요격미사일, PAC-3 등과 연동되면 미군기지와 미군 항공모함 전단에 대한 중국 미사일의 억지력도 훼손된다.  



지정학적 딜레마

한국이 가진 딜레마는, 중국과의 관계가 틀어지면 북핵 문제 해결 및 통일과 관련해 베이징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는 점이다. 또한 북한과 중국이 밀착할 수 있으며, 중국이 협조하지 않으면 통일은 요원한 일일 수 있다. 대(對)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중국이 경제 보복에 나설 경우 야기될 피해도 무시할 수는 없다.

어쩌면 우리는 역사에 ‘동아시아의 지정학적 구조가 요동친 시기’로 기록될 격변의 시대를 사는지도 모른다. 고립주의자가 미국의 대통령이 될 수도 있고, 반미친중(反美親中) 성향의 정치 세력이 한국에서 집권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경색된 남북관계 탓에 한국과 북한이 엮여 발언권을 키우기도 어렵다. 사드 파동은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충돌의 신호탄 격이다. 새로 난 길을 걷게 된 한국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의 핵심은 단일 패권국가의 등장을 막는 것이다. 아시아의 단일 패권국가는 세계 패권 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 한국이 자존과 번영을 지키려면 역내에서 단일 패권국가가 등장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과거, 단일 패권국가가 등장했을 때 한반도는 속국이거나 변방이었다. 아시아에서 한미의 전략적 이해가 동일한 것이다.”(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

“미·중 대결 구도가 심화하면 통일이 이뤄질 조건이 갖춰져도 미국과 중국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게 어려울 것이다. 두 나라가 통일 한반도의 미래를 제가끔 의심해서다. 한반도 문제를 미·중 간에 벌어지는 세계 정치 차원의 전략 게임으로부터 분리해내는 게 중요하다. 양자택일의 순간은 오지 않았다. 한미동맹의 기반 위에서 중국까지 품에 안아야 한다.”(윤영관 전 외교부 장관)  





신동아 2016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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