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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영호남-충청 공동정권 문 앞에 와 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 정현상 기자 | doppelg@donga.com

“영호남-충청 공동정권 문 앞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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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호남이여, 나를 믿고 중도우파 동참하라”
  • ● “국회의장석 부수고, 의원 눈높이로 낮춰야”
  • ● “개헌한다면 국민 합의로 국민헌법 만들어야”
  • ● “반기문, 국내 정치 미숙한 건 분명 짐”
  • ● 黨·靑 상하관계 부인…“내가 박근혜 부하인가”
“영호남-충청 공동정권 문 앞에 와 있다”

[박해윤 기자]

정치를 혼신(渾身)으로 즐기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혼쭐이 났다. 스스로 택한 1주일간의 단식 때문이다. 거의 모든 언론이 그를 비난했다. 단식에 들어간 다음 날인 9월 27일 조간신문들은 1면 톱기사에 ‘정치 걷어찬 집권여당 대표의 단식 농성’ ‘오버하는 與, 오기 부리는 野’ ‘巨野 단독국감 강행, 與 대표는 단식 농성’ 같은 제목을 뽑았다.

조롱하는 이들도 있었다. 단식은 불가항력적인 힘에 저항해서 최후 수단으로 택하는 건데, 여당 대표가 절차적인 문제로 국회의장을 비난하며 단식에 들어간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이런 상황이 초래될 것을 이 대표는 정말 몰랐을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을까. 10월 2일 오후 단식을 중단하면서 그는 ‘민생과 국가 현안을 위해 무조건 단식을 중단한다’라는 메시지를 새누리당 동료 의원들에게 보냈다. 혈압, 혈당이 크게 떨어져 쇼크 위험까지 올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고, 박근혜 대통령이 그의 건강을 염려해 단식 중단을 요청하기도 했다. 김재수 농림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청와대가 거부한 터라 단식 명분도 사라졌다.



“巨野 횡포 도 넘었다”

10월 4일 오후 4시 20분께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1인실. 이정현 대표는 누워서 폴더형 2G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환자복을 입은 그의 얼굴은 약간 수척해 보였다. 동료 의원이나 일반인의 출입을 막고 있었기에 기자에게 병실 문을 열어준 것은 뜻밖이었다. 누워 있던 그는 기자가 들어가자 몸을 일으켰다. 몸 상태를 묻자 그는 “괜찮다, 의사가 안정을 취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주말까지 병원에 있어야 하는데, 장기들이 조금 손상됐다고 한다. 췌장과 신장. 단식하면 뇌에 단백질이 공급되지 않아 기억력도 떨어진다고 한다. 그런데 뭐, 큰 변화 있겠나.”

침대 머리맡 벽에는 지지자들의 응원 메시지가 적힌 A4 종이가 몇 장 붙어 있었다. ‘우리 순천 시민은 이정현 대표님을 사랑합니다!!!’ ‘이정현 대표님 건강은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사랑합니다. ♡’….

10월 4, 13일 두 차례 인터뷰, e메일 추가 답변 등을 통해 이 대표에게서 단식을 하게 된 실제 이유, 여소야대 상황에서 여당을 이끌어가는 것의 어려움, 차기 대선 구도, 정계 개편, 개헌, 당청관계 등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들었다.



“조롱한 이들 위해 축복기도”

“영호남-충청 공동정권 문 앞에 와 있다”

단식을 끝낸 이 대표가 10월 4일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정현상 기자]

▼ 단식을 결행한 실제 이유가 뭔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의혹,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백남기 씨 사인(死因) 논란 등의 현안 앞에서 국면 전환용으로 정세균 국회의장을 타깃 삼았다는 지적도 있었다.

“20대 국회 들어 더불어민주당의 도를 넘은 거야(巨野) 횡포가 계속됐다. 더욱이 중립적 위치에서 조정하고 협치(協治)를 이끌어야 할 국회의장이 편파적인 의회 운영을 반복했다. 거기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였다. 지난 두 달 동안 계속된 횡포다. 비상한 방법으로 나서지 않으면 20대 국회 내내 벌어질 일이라고 생각했다. 다수당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희생되는 사람과 계층이 있어선 안 된다. 야권이 사실이 아닌 내용을 갖고 장관 해임 건의까지 의결할 줄은 정말 몰랐다.”

▼ 단식으로 얻은 것과 잃은 것은 뭐라고 보나. ‘빈손’이라는 평가도 있는데.

“지금까지 우리 정치판을 지배해온 계산과 수(手), ‘쇼’의 정치라는 시각에서 보지 말아달라. 우리 정치 풍토를 바꿔야 한다는 국민 여망이라는 시각에서 보면 이정현식의 원칙과 진심의 정치가 달리 보일 것이다.”

▼ “정세균이 사퇴하든지 내가 죽든지”라고 하지 않았나. 정 의장은 사퇴하지 않았다.

“상황은 끝나지 않았다. 정 의장과 야당이 횡포를 계속하는 한 모든 상황은 현재진행형이다.”

▼ 단식 중 응원 메시지는 얼마나 받았나.

“격려받기 위한 쇼가 아니었다. 격려 방문을 사양했고, 병원에서도 일반인이나 의원들의 방문을 거절했다. 야당 대표들의 조롱 섞인 논평들을 잘 읽었다. 기가 막혔지만 오히려 그분들을 위해 축복기도를 해줬다.”

▼ 여소야대 상황에 국회의장 중립 강화법 처리가 가능하겠나.

“여야의 첨예한 대립이 비일비재한 상황이니 야당도 의장의 중립성을 강화하는 법에 찬성할 것이다. 모든 것은 역지사지(易地思之)하면 답이 나온다. 이번 기회에 국회의장석을 일반 의원석 높이로 낮춰야 한다. 높다란 ‘황제 의자’에 앉아 있는 국회의장은 오만해질 수밖에 없다. 지금 의장석은 부숴버려야 한다. 미국, 영국은 물론 민주주의가 발달한 유럽 어느 나라에도 우리 국회와 같은 황제 의장석은 없다.”

▼ 이 대표가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국감 복귀를 요청했지만 의원들은 국감에 참여하지 않고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당 대표로서 영이 서지 않은 것 아닌가. 그러다 사퇴론까지 나왔다. 앞으로 어떻게 리더십을 세워나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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