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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대표지성 박세일 유고 ‘지도자의 길’

“공치, 협치해야 팀워크 작동해”

  • 정리·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공치, 협치해야 팀워크 작동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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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구현과 선청 : 안민(安民)을 위해 경세하려면 무엇보다 천하의 현명한 인재를 많이 모아야 한다. 그것이 구현(求賢·현인을 구함)이다. 세상을 경영하는 것은 지도자가 자기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천하의 최고 인재의 머리를 빌려 경세하는 것이다. 그다음에는 인재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한다. 그것이 선청(善聽)이다. 현인뿐 아니라 모든 국민의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한다.

④후사와 회향 :
훌륭한 리더는 자신의 시대가 끝나고 올 다음 시대를 깊이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 그것이 후사(後史)로 지도자가 가져야 할 역사의식이다. 할 수 있는 일의 한계와 다음 세대가 뒤이어 할 일을 알아야 한다. 후대가 성공하려면 미리 준비할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옳은 리더는 성과를 국민과 역사에 회향(回向·자기가 닦은 덕을 남에게 돌림)한다. 공과 명예는 국민, 공직자, 과거 역사 주역의 몫이다. 빈손, 빈 마음으로 뒤안길로 물러서라.

그는 율곡 이이의 통찰을 빌려 △창업(創業) △수성(守成) △경장(更張)으로 시대를 구분한다. 공동체가 나아갈 비전과 방략을 세우려면 지금 어느 단계에 서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 국가뿐 아니라 조직·기업도 마찬가지다. 창업, 수성, 경장을 자전거 수리에 비유한 그의 통찰이 흥미롭다.



“낡은 제도·관행 혁파해야”

“창업은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는 혁명의 단계다. 달려가던 자전거를 세워 바퀴를 바꾸는 것이다. 수성은 창업한 역사를 잘 지키고 유지·관리하는 단계다. 달리는 자전거를 잘 운전하면 된다. 경장은 창업한 역사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부패하고 기득권화한 것을 새롭게 고치고 개혁하는 단계다. 움직이는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바퀴를 바꾸는 것이다.”

그는 한국이 어느 단계에 서 있는지 특정하지 않았으나 경장의 시기라고 본 듯하다. 움직이는 자전거 위에서 바퀴를 바꾸기는 어렵다.



창업에는 기존 체제를 뒤엎는 혁명적 리더십(revolutionary leadership)이 요구되게 마련이다. 수성에는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거래적 리더십(transactional leadership)이 필요하다. 그는 “경장은 개혁적·변혁적 리더십(transformational leadership)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체제의 근간은 유지하되 낡은 제도·관행을 혁파해 기득권 구조를 재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리더는 창업, 수성, 경장 중 지금이 어느 시대인지 판단하는 동시에 자신과 자신의 팀(team)이 시대의 요구에 맞는 리더십을 갖췄는지 점검해야 한다. 또한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을 갖추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개혁적·변혁적 리더십이 요구되는 경장의 시대인데, 이해관계만을 조정하는 거래적 리더십을 갖고 수성을 잘하는 팀을 꾸려 일하면 당연히 실패한다.”    

그는 창업, 수성, 경장과는 무관하게 어느 공동체이든 풀어야 할 네 가지 기본 과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부민(富民) △흥교(興敎) △기강(紀綱) △자강(自强)이 그것이다.

①부민 :
나라를 다스리는 길에서 먼저 할 것은 부민이다. 부민에서 중요한 것은 사람에게 생업을 주는 것이다(맹자, 明君 制民之産). 사람은 어느 수준의 자산을 가져야 떳떳한 마음을 갖는다. 생업을 마련해줄 뿐 아니라 그 일이 재산을 만들도록 해줘야 한다(율곡, 制民恒産). 어려운 사람들에겐 별도의 관심을 둬야 한다. 환과고독(鰥寡孤獨·홀아비, 과부, 부모 없는 아이, 자식 없는 노인)에 대한 구휼(救恤)은 한국의 오랜 전통이다. 경제발전, 사회보장에 대한 구상 없이 지도자가 되려고 해서는 안 된다.



“天下의 대략을 통찰하라”

②흥교 : 모든 사람이 양질의 교육을 받도록 교육을 대대적으로 진작해야 한다. 교육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하나는 최고의 지식과 기술을 가르쳐 사회적 분업체계에서 생업을 찾도록 돕는 일이다. 다른 하나는 인간이 살아가는 도(道)를 가르치는 것이다. 금수사회가 아닌 인간사회를 만들려면 반드시 인륜을 가르쳐야 한다(맹자, 敎以人倫). 리더는 인륜과 도덕을 아는 21세기형 과학과 기술의 신인류를 키우는 방략을 가져야 한다.

③기강 : 국가는 기강이 있어야 한다. 옛 선비들은 기강을 국가의 원기(元氣)라고 했다. 나라가 나라다우려면 기강이 서야 한다. 그러려면 두 가지가 전제돼야 한다. 신상필벌(信賞必罰), 법치주의(法治主義)가 서지 않고는 기강이 서지 않는다. 또한 유능·유덕한 인재가 윗자리에 앉아야 한다. 무능·무도한 이가 윗자리에 앉으면 기강이 흐트러진다. 리더의 인격 자체가 공평무사(公平無私)해야 가능한 일이다.

④자강 : 나라가 자주독립국으로서 주권을 반듯하게 세우려면 튼튼한 국방과 유능한 외교가 있어야 한다. 국방과 외교에는 세 가지 기둥이 필요하다. 첫째는 자강(自强), 둘째는 동맹(同盟), 셋째는 균세(均勢)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도자와 국민의 자강 의지와 자강 노력이다. 나라를 지킬 강력한 힘을 갖추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한 후 동맹 관계를 튼튼히 하고 세력균형을 관리해야 한다.

그는 ‘신동아’ 대담을 통해 “우리는 대원제국(몽골)과도 싸운 나라”라면서 “동아시아의 고슴도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소국 의식 버리고 ‘대의명분 외교’ 펼쳐라” “한반도 통일은 ‘중(中) 평화굴기’ ‘일(日) 재도약’ 필요조건” “자강(自强) 균세(均勢) 통해 패권국 등장 막아야” “중국과 선린하면서도 일본과 협력해 베이징 견제해야”라고 강조했다.(신동아 2015년 3월호 ‘대한민국號 70돌 : 국가미래전략을 묻는다’ 제하 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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