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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화하는 대통령후보 말솜씨

  • 정해윤|시사평론가 kinstinct1@naver.com

퇴화하는 대통령후보 말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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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 ‘불통 좌파 대통령’ 자질 충분
  • 安 ‘루이 암스트롱’ 발성에 ‘냉무’
  • 洪 ‘스트롱’ 하지 않은 스트롱맨?

퇴화하는 대통령후보 말솜씨
서양엔 세련된 화술을 갖춘 대통령이나 총리가 적지 않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국가지도자급 정치인들의 말솜씨는 오히려 퇴보하는 것 같다. 이젠 장외집회에서 준비된 원고 없이 사자후를 토하던 김대중 같은 인물은 찾아보기 힘들다. 김종필처럼 인구에 회자될 유행어를 남기는 이도 없다. 말을 잘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언감생심이고 실언이나 하지 않기를 바라는 세태가 됐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이하 문재인)는 퇴화된 화술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다. 우리 국민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불통에 학을 뗐는데, 문재인은 ‘불통 좌파 대통령’이 될 충분한 자질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은 두 차례 유력 정당 대선 후보와 한 차례 당 대표를 역임한 중량감에 비해 화술이 너무 떨어진다는 평가다. 가끔 선거 캠프에서 말실수를 해 비상이 걸리기도 했는데 대통령후보가 된 후로는 구설을 자초한다. 그의 가장 큰 약점은 애드리브에 약하다는 것이다. 즉, 그는 사전에 써놓은 원고가 없으면 말실수를 자주 한다.

3월 KBS TV ‘대선후보 경선토론’에서는 군 시절 표창을 받은 사실을 자랑하며 “전두환 장군”이라고 지칭해 호남 민심을 자극했다. 후보 선출 직후 인터뷰에서는 자신의 극성 지지자들이 상대편 후보 진영에 보낸 문자폭탄을 “양념”이라고 표현했다. 당연히 경쟁 후보 측을 격분시켰다.

‘삼디프린터’와 홍길동이 무슨 상관?

“3D프린터”를 문재인은 “삼디프린터”로 발언하기도 했다. 이 용어는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널리 보도됐으며 “스리디프린터”로 불린다. 논란이 일자 문재인 캠프 측은 홍길동을 인용하는 해명을 내놓았는데, 몇몇 사람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정부기관 관계자는 “나도 3D프린터를 삼디프린터로 부르곤 했다. 나는 3D프린터의 개념조차 모르니까”라고 말했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문재인이 3D프린터의 개념도 모르는 것 아니냐고 비꼰 것이다.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는 문재인의 삼디 발언에 대해 “대통령이 될 자질이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은 4월 11일 통신비 절감 공약을 발표하면서 5세대 이동통신인‘5G(Generation)’을 “오지”로 발음했다. 삼디에 이은 오지.

“이쯤이면 실수로 보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에 대해 유승민(바른정당 대통령후보)은 “제가 비서에게 ‘에이사(A4) 용지 좀 달라’고 했더니 못 알아듣네요”라고 촌평했다. 캠프에서도 이런 약점을 인식하는지 가능하면 준비된 원고만 읽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토론방식이 미국식 스탠딩 토론으로 바뀌는 등 그 자신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문재인 캠프를 격앙시킨 문재인 치매설도 그의 동문서답이 빌미를 준 측면이 있다.

3월 여성의 날 행사에 참석했을 때는 한 장애인이 등장해 돌발 질문을 던졌다. 장애인 부양의무제와 장애등급제 폐지에 관한 후보들의 의견을 물었는데 이재명, 안철수, 심상정 후보 순으로 답변한 후 문재인이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생각할 시간이 가장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맥락과 상관없이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해당 동영상이 인터넷에 떠돌며 댓글 창은 갑론을박으로 떠들썩했다. 

원고 없는 상황에 대한 자신감 결여는 불통 논란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10월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 회고록이 문제가 됐을 때 그는 “기억이 안 난다”는 불성실한 해명으로 보수진영의 질타를 받았다. 한 기자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재차 질문했을 때 “그 질문은 안 하기로 했죠?”라고 말을 자르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이런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면 언론·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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