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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양극화·내수침체 한꺼번에 잡는다

고용 없는 성장 바꿔야

  • 김용기|아주대 경영학과 교수 seriykim@ajou.ac.kr

저성장·양극화·내수침체 한꺼번에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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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소득 줄고, 기업소득 늘어

한국의 GDP 대비 가계소득 비중은 1995년 69.6%에서 2013년 64.3%로 5.3%포인트나 감소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6년 3월에 발간한 ‘경제정책개혁: 2016년 경제성장보고서’에 나타난 내용이다. 이러한 감소폭은 OECD 국가 중 오스트리아(5.8%포인트 감소)에 이어 두 번째다. 오스트리아의 경우 큰 폭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소득 비중이 73.6%로 여전히 높다. 이 점에서 한국의 가계소득 상황은 가장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가계소득 비중이 급격하게 하락한 반면 OECD 30개 국가의 동 기간(1995∼2013년) GDP 대비 가계소득 비중은 거의 변화하지 않았다.

GDP가 외국인과 내국인의 국적을 가리지 않고 국내에서 일어난 총생산을 말하는 것이라면, 국민총소득(GNI)은 한국 국적을 가진 국내 및 해외 거주자 모두의 소득을 의미한다. 국내 거주 외국인 국적자의 소득은 제외되고, 해외 거주 한국 국적 보유자의 소득은 포함된다. GNI 대비 가계소득과 기업소득 비중은 GDP 대비를 기준으로 삼는 것에 비해 훨씬 가파르게 줄거나 증가했다.

한국은행의 2013년 조사보고서 ‘가계소득 현황 및 시사점’(작성자: 김영태, 박진호)에 따르면 한국은 유별나다. 1995년 대비 2011년의 GNI 중 가계소득 비중이 70.6%에서 61.6%로 8.9%포인트나 하락했다. 미국, 독일 등 OECD 24개국의 평균 하락률은 4.1%포인트(73 → 69.0%)에 불과하다( 참조). 같은 기간 한국의 GNI 중 기업소득 비중은 7.5%포인트(16.6 → 24.1%) 상승해, OECD 평균 상승폭인 2.0%포인트(16.1 → 18.1%)를 크게 웃돈다( 참조). GNI 대비 한국 가계소득 비중 61.6%는 비교 대상 OECD 국가 중 최하위이며, GNI 대비 한국 기업소득 비중 24.1%는 일본의 24.5%에 이어 OECD 최고수준이다. 프랑스(12.2%)나 독일(13.2%)에 비해 한국 기업소득 비중은 월등히 높다. 기업 천국인 미국에서조차 기업의 GNI 대비 기업소득 비중은 16.7%에 불과하다.



인건비 절감

저성장·양극화·내수침체  한꺼번에 잡는다
GDP 대비 기업소득 비중과 가계소득 비중의 격차가 확대된 이유는 임금비용이 이전에 비해 줄어들었고, 기업의 영업이익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성과가 가계로 환류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 제조 대기업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12.3%(2014년)지만 한국 대기업은 6.5%(2012년)에 불과하다. 독일은 무려 14.3%(2012년)에 달한다. 1998년 당시 9.8%였던 한국 제조 대기업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2012년 6.5%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한국 기업이 제조과정에서 인건비를 절감하는 엄청난 혁신을 이룬 것일까. 그렇지 않다. 총 제조비용 대비 외주가공비 비중이 1998년 3.3%에서 2014년 5.6%로 70%나 늘어났다.

한국의 대기업은 외주 확대를 통해 간접고용을 늘리는 방식으로 고용의 방식을 바꿨고 그 과정에서 실질적인 인건비 비중을 낮춘 것이다. 그 결과가 노동시장 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격차,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다. 인건비의 절감과 노동시장 내의 격차는 결국 외주화를 통해 발생했고, 줄어든 임금비용만큼 기업의 영업이익이 늘어날 수 있었다.  

또한, 선진국의 경우 기업 영업이익이 확대되면, 그 성과가 결국은 가계로 귀착된다. 투자자로서 기업의 주주인 가계가 기업가치 상승에 따른 주가 상승 및 배당금 수익의 수혜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은 다르다. 수출제조 대기업의 경우 주식의 과반수가 외국인 투자자의 소유이기 때문이다.

영업이익은 기업의 영업활동에 의해 발생한 이익으로 매출총액에서 매출원가와 판매비 및 일반관리비를 제외한 것을 말한다. 일반관리비에는 임금과 세금(법인세는 제외)이 포함되어 있다. 임금 지불 이후 영업이익은 법인세 등이 부과된 이후 기업의 당기순이익으로 잡혀 사내유보를 통해 일부는 투자와 배당 등으로 사용된다.

결국 가계소득 비중이 낮아진 이유는 노동시장에서 임금의 비중이 줄어들었고, 재분배 과정에서 법인세 비중이 이전에 비해 낮아졌으며, 기업가치 상승에 따른 혜택이 국내의 가계로 돌아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1990년대 이후 노동시장, 조세체계, 자본시장 모두에서 친(親)기업 경제정책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노동시장의 유연성 강화, 법인세 인하, 배당금 확대정책 등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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