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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 자료실|5·6공 ‘일선기관장회의’ 참고자료

위장취업자 식별요령, 운동권 생활실태

”담배 권하는 남자, 군것질하는 여자는 위장취업자일 가능성이 높다”

  • 육성철 sixman@donga.com

위장취업자 식별요령, 운동권 생활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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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0년대엔 '관계기관대책회의'라는 것이 있었다.
  • 대규모 시위가 있을 때마다 이 회의가 소집되곤 했다. 당시 재야와 야당은 이 기구가 민주인사를 사찰한다고 비난했다.
  • 하지만 정부는 이러한 사실을 일관되게 부인했다. 이번에 발견된 문건은 5공과 6공 정부의 민간단체 사찰의 실체를 확인해 준다.
신동아는 최근 모처를 통해 80년대 후반 ‘일선기관장회의’에서 거론된 참고자료를 입수했다. ‘일선기관장회의’는 군사정권 시절 시국문제 등을 협의하던 기구다. 여기에는 안기부(현 국정원), 검찰, 경찰 관계자가 참석해 각종 시위에 대한 대책과 시국 수습방안 등을 논의했다. 당시 ‘일선기관장회의’는 공장이 밀집한 지역에서 수시로 열렸는데, ‘관계기관대책회의’로 불리기도 했다.

4개의 문건은 전두환 정권과 노태우 정권 시절 만들어진 것으로 ‘위장취업자’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위장취업자’는 70년대 이후 노동 현장으로 투신했던 대학생과 지식인을 일컫는 말이다. 요즘엔 노동계 상황도 달라져 ‘위장취업자’라는 말이 낯설지만, 80년대까지만 해도 그들은 노동운동을 움직이는 주요 세력 가운데 하나였다.

다음 소개할 4종의 문건은 5공과 6공 정권의 시국관을 잘 보여준다. 하지만 현재의 시각으로 보면 우스운 구석이 많은 게 사실이다. 그것은 그만큼 한국 사회가 민주화됐다는 징표가 아닐까 한다.

과거 민주화운동 참여자에 대한 보상 논의가 급류를 타고 있는 요즘 ‘위장취업자’ 관련 문건은 새로운 의미를 던져줄 듯하다. 사실 최근의 보상 논의에서 노동운동 참여자는 소외되었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70~80년대 노동운동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희생을 무릅쓰고 투쟁한 많은 사람이 금전적 보상보다 명예회복을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노동자가 정부에 보상신청을 하는 방식에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다. 광주항쟁도 돈으로 해결하려다 좋지 않은 결과를 낳았다”고 우려를 표했다.

▶ 좌경위장취업자 색출을 위한 체크포인트

위장 취업자에는 두 유형이 있다. 첫째는 한 사업장에서 문제의 인물로 찍히자 이름을 바꿔 재취업하는 노동자들이고, 다른 하나는 신분을 숨기고 공장에 들어가는 학생들이다.

70~80년대 서울 구로공단 등 공장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이른바 ‘블랙리스트’라는 것이 있었다. 이것은 사업장별로 노동조합 활동에 적극적이거나 구속된 전력이 있는 노동자의 명단을 말한다. 많은 공장이 비공개로 돌아다니는 ‘블랙리스트’를 토대로 취업자 면접을 치렀다. 이 때문에 쟁의 등에 가담했다가 징계를 받은 노동자는 주변 사업장에 재취업하기가 어려웠다. 이들이 바로 첫째 유형의 위장취업자다.

70년대 후반부터는 대학생들이 대거 공장으로 투신했다. 이러한 움직임에 불을 당긴 것은 70년 11월13일에 발생한 ‘전태일 분신 사건’이다. 공장으로 진출한 대학생들이 노조를 조직하고 노동운동의 중심축을 이루자 관계당국은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이때부터 대학생들은 신분을 속이고 활동하게 됐다.

이들이 둘째 유형의 ‘위장취업자’라 할 것이다. 아래의 자료는 바로 둘째 유형의 ‘위장취업자’, 즉 공장으로 몰려든 대학생들을 가려내기 위한 관계당국의 참고자료였다.



1. 채용시 체크포인트

1-1 입사지원서 확인

1) 위장취업자들은 대개 이력을 새롭게 만들거나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위장하여 취업한다. 따라서 처음 입사지원서를 보기에는 잘 구분이 가지 않으나 자세히 살펴보면 ▲출신학교 ▲출신지역 ▲최종 졸업학교 ▲학교 졸업연도 ▲가족사항 등이 앞뒤가 맞지 않거나 글씨가 달필이거나 억지로 꾸민 글씨체가 많다.

2) 남자의 경우, 병역사항과 학교 졸업연도, 여자의 경우 현재 나이와 학교 졸업연도, 글씨체 등을 면밀히 살펴보면 80~90% 정도는 의심이 가는 사항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런 다음 채용면접시 요주의 사항을 중심으로 면접을 상세히 실시하여 이상한 점을 확인해야 한다.

1-2 면접시 중점 착안사항

1) 외모와 분위기 파악

위장취업자들은 대부분 안경(또는 콘택트렌즈 착용)을 썼거나 피부가 곱다. 일반 기능직 응시자의 경우 피부와 표정이 꺼칠하고 메마른 데 반하여 위장취업자들은 손이 곱고 얼굴이 지적으로 생겼다. 또 면접시 면접위원의 눈을 피하려는 눈치가 많고 불안해하는 모습을 나타낸다.

2) 복장확인

일반 기능직 응시자의 경우 대개가 검소하고 절박한 차림이고 옷의 색깔도 원색적이나, 위장취업자들은 대부분 유행을 따르는 복장에 몸과 잘 어울리는 차림을 하고 있는 게 보통이다.

3) 표현방식 및 말씨

일반 기능직 응시자들은 말씨나 말투가 감정적이고 표현의 비약이 심하며 어물거리고 비논리적인 데 반하여 위장취업자들은 개념적이고 서술적이며 논리가 정연하고 말에 힘이 들어가 있다.

4) 이력사항 파악

위장취업자에게 출생지, 국민학교, 가족사항, 나이, 주민등록번호 등 세밀한 부분을 물었을 때 이야기가 외운 듯 거침없이 나오거나 망설이는 기색이 농후하다. 예를 들어 이모, 고모 또는 외가 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을 하거나 전 직장의 직무내용, 작업환경, 관리감독자의 성명 및 인격 등을 구체적으로 질문하면 당황하거나 얼버무릴 경우는 일단 의심하고 채용시는 반드시 전직 조회 등으로 보완하여야 한다.

5) 주민등록증 및 지문확인

위장취업자들도 입사서류는 완벽하게 갖추고 입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회사에서 주민등록증을 직접 확인하거나 지문을 대조하지 않고는 위장취업자를 색출하기가 어렵다. 주민등록증의 사진을 교체한 흔적이 있는지 주민등록증의 지문(우지)과 입사서류에 도장 대신 우지를 찍게 하여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 입사 및 수습기간 중 체크포인트

2-1 입사서류 확인

1) 입사가 결정되면 회사에서 입사관계 제반서류를 받는다. 이때 주민등록번호, 호적등본, 졸업증명서, 병적확인서, 신원증명서 등의 서류를 빠짐없이 받아 내용 및 위조의 흔적을 재확인하고 이의 서류와 입사지원서 서류를 확인한다. 특히 본적지, 가족사항, 신원보증 관계를 확인하면 상이한 점을 쉽게 찾아낼 수가 있다.

2) 채용시는 회사 양식에 의거한 이력서를 재작성케 함으로 기제출한 이력서와 필적 및 내용을 면밀히 대조하면 상이한 점을 찾아낼 수도 있다.

2-2 입사 후 신원 재확인

1) 채용 오리엔테이션시 회사에 제출한 제반 서류상의 성명, 연령, 학력, 경력, 상벌 등 기타 중요한 사항이 사실과 상이함이 판명될 때는 채용이 취소됨을 분명히 확인하고

2) 채용 후 수습기간 만료 전까지 반드시 ▲범법사항에 대한 컴퓨터 조회 ▲예비군 카드에 의한 병역사항 대조확인 ▲학력조회 ▲전 직장 경력조회를 실시하여 구비서류와 대비 확인한다.

3) 전 2-1, 2-2항에 의거 허위사실이 판명될 때는 즉시 채용을 취소한다.

2-3 입사 후 위장취업자 행동파악

1) 위장취업자가 입사하면 처음에는 근무시간에 특히 성실하고 열심히 일하며 주위의 호감을 갖게 하는 게 일반적이다. 종업원 사이에도 일을 빠르게 잘해 인정을 받아야 추후에 종업원을 이끌 수 있고 지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입사 3개월 정도의 신입사원이 유난히 특출나면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2) 위장취업자는 휴식시간 및 점심시간에 대개 포섭할 종업원과 관계를 맺기 위하여 여러 종업원과 잘 어울린다. 인사성이 밝고 명랑하며 누구나 친근감을 갖게 적극적으로 행동한다.

남자의 경우 담배를 자주 권하며, 여자의 경우 군것질을 많이 한다. 평소 종업원의 행동을 면밀히 주시하고 면담 실시를 강화하거나 ‘비공식 조직’을 운영하면 이러한 사항은 바로 현업 간부의 귀에 들어온다.

3) 퇴근 후에도 회사 종업원과 남자의 경우 술자리를 자주하거나 화투를 같이 하여 개인적인 시간보다는 종업원과 같이 지내는 시간을 유난히 많이 갖는다. 여자의 경우 떡볶이, 영화구경, 백화점 구경, 목욕탕 등을 자주 여럿이 같이 가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이렇게 함으로써 회사에서 일만하던 근로자에게 다른 세계를 보여주면서 서서히 포섭 대상자를 찾게 된다. 따라서 평소에도 종업원의 퇴근 후 동태를 관찰해야 한다.

4) 위장취업자는 휴일에는 대개 모임을 만들어 종업원과 단체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등산, 낚시, 화투, 꽃꽂이, 영화관람 등을 혼자 자취하거나 휴일에 외로워하는 종업원을 대상으로 접근하여 함께 행동한다. 종업원의 단체행동은 사전, 사후 현업 부서장에게 보고케 하여 차단한다.

3. 입사 후 6개월 이내 체크포인트

3-1 이때에는 대개 위장취업자는 활동을 개시하기 시작한다. 종업원의 흥미를 끄는 화젯거리도 많고, 취미생활도 더욱 적극적이고 노골적이다. 회사에서는 상사에게 바른말을 잘하여 동료 종업원들로부터는 존경도 받게 된다.

3-2 이들은 대개 일기나 메모를 하면서 회사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체크해 나가는 경우가 많다. 또, 이때쯤이면 그간 선정한 포섭대상자를 중심으로 집에도 자주 가면서 노동관계 서적을 읽으며 서로 독후감을 이야기하는 방법으로 의식화 교육도 시작하게 된다.

3-3 회사에서 이때 주의만 기울이면 근무시간에 유난히 조는 경우가 많거나, 잔업을 거부하거나 근태가 불량한 사원을 관찰하면 문제점을 쉽게 찾을 수가 있다.

4. 입사 1년 전후 체크포인트

4-1 이때에는 위장취업자는 완전히 세력구축을 할 때다. 회사에 대하여 알 만한 것은 다 알았고 근로자와 사귀는 것도 완전하다. 작업장 내에서 위장취업자가 한마디 하면 상사의 말보다 더 믿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4-2 회사 내에 불온 낙서나 불온 유인물로 노사분규 분위기를 타진하면서 노조결성을 시도하거나 외부 불순노동단체, 운동권 학생과 연계하여 회사문제를 밖으로 표출하여 문제화시키기도 한다.

4-3 이때 회사에서 대내외 노사정보망을 가동하면, 대개 정보가 입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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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철 six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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