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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은·조세형 전철 밟지 않겠다”

조직폭력 대부 김태촌 옥중심경 고백

“조양은·조세형 전철 밟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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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정현준 사건 관련 오기준과의 관계
  • ● 전낙원·최종현의 파워
  • ● 정덕진의 권총과 김태촌의 협박(?)
  • ● 엄삼탁과는 의형제 사이
  • ● 조용기 목사 아들 이혼에 개입한 사연
  • ● 치매 재소자 똥 치우는 ‘성경 박사’
《김태촌(54). 그는 주먹계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그의 이름 석 자는 조직폭력의 대명사다. ‘대한민국 제일의 깡패’.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의 머릿속에 그의 이름은 그렇게 각인됐다. 그가 이끌던 서방파는 양은이파 OB파와 더불어 지난 20여 년 동안 한국의 대표적인 폭력조직으로 암흑가를 주름잡았다. 이름하여 3대 패밀리.

이들은 주먹이 아닌 칼과 조직력으로 한국 주먹계의 판을 새로 짰다.

세 조직의 우두머리 중 김씨의 이름이 조직폭력의 대명사로 굳어진 데는 그럴 만한 사정이 있다. 먼저 그는 ‘활동기간’이 가장 길었다.

‘잘 나가던’ 양은이파 보스 조양은씨는 너무 일찍 발이 묶였다.

1980년 범죄단체조직 혐의로 구속된 조씨는 15년 동안 바깥 세상을 구경하지 못했다. OB파의 이동재씨는 1988년 양은이파 계열인 순천시민파의 공격을 받은 후 미국으로 도피, 주먹계에서 이름이 잊혀졌다. 당시 이씨는 칼과 도끼 등으로 난자 당해 거의 불구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적 사건들에 관련된 것도 김씨의 위력을 돋보이게 하는 데 한몫했다.

신민당 전당대회장 각목사건(1976) ‘김태촌 비망록’ 사건(1990), 슬롯머신사건(1993) 등은 그와 권력층의 유착관계를 드러낸 대표적인 사건들이다.

검찰은 지난 몇 달에 걸쳐 조직폭력배에 대해 대대적 수사를 벌였다.

전국적 조직의 우두머리급을 상당수 구속했는데, 그중엔 범서방파 부두목이라는 이택현씨(47)가 끼여 있다. 검찰에 따르면, 범서방파는서방파가 확대·발전한 것이다.

청송교도소에서 11년째 복역 중인 김씨는 최근 친지 J씨와 면회하는 자리에서 검찰 수사와 관련해 자신의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리는 데 대해억울해 하며 자신이 달라졌음을 강조했다.

아울러 과거 세인의 관심을 끌었던 몇 가지 사건의 진상을 밝혔다.

그가 자신의 죄가 묻어 있는 사건들에 대해 입을 연 것은 더 이상 과거의 굴레에 갇히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과연 그는 달라진 것일까. 달라졌다면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조직폭력 특집기획과 관련해 그의 ‘변화’를 추적하던 ‘신동아’는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을 재구성해 공개한다. 》

접견실 창구에 나타난 김태촌씨, 겉보기엔 건강했다. 단정하게 빗질된 머리와 약간 홍조를 띤 얼굴. 그러나 J씨는 그가 건강하지 않다는 것을 금세 느낄 수 있었다. 말을 할 때마다 방음벽 구멍 사이로 전해오는 불규칙한 숨소리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의 눈빛은 갈망에 젖어 있었다. 왜소하기 짝이 없는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이 강렬한 기운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는 온몸으로 외치고 있었다. ‘나는 살고 싶다’고.

“계단 오르는데 숨이 차”

이런 자리에서는 으레 건강에 관한 얘기가 맨 먼저 나오게 마련이다.

“계단 오르는 게 힘들어. 여기까지 오는 데도 아주 힘들었어. 숨이 차.”

그는 옥중에서 폐암진단을 받았다. 인천 뉴송도호텔 사장 피습사건(1986년)으로 형을 살고 있을 때였다. 1989년 1월 형집행정지로 풀려 나온 그는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폐암수술을 받았다. 김씨는 이날 J씨에게 자신이 환자라는 사실을 재삼 강조했다.

“연세대 총장을 지낸 김병수 교수가 주치의로 진단서를 끊어줬는데 그때 그 분이 ‘상태가 굉장히 위험하다. 감기만 걸려도 생명이 위험하다’고 얘기했다고. 왜냐 하면 한쪽 폐를 떼내고 심장막도 제거했기 때문이지. 암이 재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거야. 나머지 한쪽 폐에 옮을 가능성이. 그때 그런 진단이 내려졌는데도 지금까지 나를 (교도소에서) 안 내보내주고 있어. 요즘 검찰 수사와 관련해 신문에 또 내 이름이 났던데, 제발 사람들에게 진실을 전해줘. 계단 오르내리는 것도 힘들 정도로 몸이 좋지 않은 사람이 무슨 조직의 두목이냐고.”

김씨는 교도소 내 병동에서 생활한다. 오랫동안 독방을 쓰다 지금은 다른 재소자들과 함께 있다. 그는 자신이 달라졌다는 걸 세상이 알아주지 않아 무척 야속한 모양이었다.

“병동에 있다가 출소한 사람들한테 물어봐. 내가 이곳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나 정말 신앙생활 열심히 하고 있어. 옛날에나 보스지, 지금은 다 떨어진 속옷 입고 쓰레기 주우며 살고 있다고.

옛날에 내가 신우회를 조직했잖아. 오기준이라고, 지난번에 정현준·이경자 사건 때 이름이 나온 신양팩토링 사장 있잖아. 그때 범단(범죄단체조직)으로 걸린 사람이 오기준을 비롯해 16명이야. 박종석 나 이택현 손하성 정광모 최OO 김OO…. 교도소 면회는 누구라도 할 수 있어. 그런데 내가 먼저 이 사람들의 면회를 거절했다고. 왜? 내가 지금 이 안에서 신앙생활 열심히 하는데, 그 사람들을 만나면 또 이상한 소문이 날 테니까. 교도소측에 그들의 명단을 내밀고 ‘신우회 사람들이어서 만나지 않겠으니 그들의 접견을 금지시켜 달라’고 부탁했어. 그들이 항의도 했지. 그래도 한 번도 만나지 않았어.

이번에 언론이 이택현이가 (범서방파) 부두목이라면서 나하고 관계 있는 것처럼 보도했는데, 이택현과 나와는 아무 관계가 없어. 그동안 편지 한 번 한 적 없어. 신우회 사건으로 4년 살고 나갔는데, 면회 한 번 안 왔다고. 내가 끊었어. 만약 그가 부두목이고 내가 두목이라면 어떻게 그럴 수 있겠나. 이런 얘기를 아내한테 편지로 써 언론에 전하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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