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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사업, 환경친화적으로 추진할 秘策있다

무소신 환경부, 외곬수 농림부, 이상주의에 빠진 시민단체를 향한 한 과학자의 냉철한 호소

  • 홍욱희 < 세민환경연구소 소장·환경학박사 >

새만금 사업, 환경친화적으로 추진할 秘策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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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 이래 최대의 국토개조사업이라는 새만금사업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갯벌 보전의 당위성과 혈세 낭비를 주장하는 시민·환경단체들과, 150만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쌀 생산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정부는 현재 방조제 공사가 60%나 진척된 새만금사업 추진 여부를 놓고 결정시한(3월 말)이 임박해지면서 마지막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정부와 시민단체들의 일방적인 주장과 갈등 속에서 새만금사업을 앞으로 어떻게 끌고 가는 것이 국가와 국민에게 최대의 이익을 안겨주는 일인지 양자의 주장 어느 쪽에서도 제대로 된 대답을 얻어내기가 어렵다. 새만금사업에 대해 국민이 느끼는 혼란은 대체로 이런 무절제한 논란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그 동안 벌어졌던 새만금사업 강행과 중지를 둘러싼 논란이 진정 국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차치하더라도 이제까지의 언론 보도를 살펴보면 이 사업이 갖는 다른 측면에서의 검토를 간과해왔음을 발견할 수 있다.

가령 새만금사업의 중단과 강행 사이에서 과연 다른 대안은 없는지에 대해 진지한 고려가 없었다거나 사업 추진 여부에 대한 논란이 우리 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성찰이 없었다는 점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이 글은 바로 그런 점을 고려해서 새만금사업을 어떻게 이끌어가는 것이 국가와 국민에게 가장 큰 이익이 돌아가게 하는 방안인지, 그리고 이 문제를 잘 극복했을 때 우리가 얻게 될 교훈이 무엇인지를 중점적으로 짚어보고자 한다.

새만금사업은 전라북도 군산에서 시작해 고군산군도를 거쳐 변산반도 끝까지 외해 쪽으로 33km에 달하는 방조제를 축조해서 그 안에 들어오는 바다와 갯벌 4만100㏊(1억2000만 평)를 육지화하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간척공사다. 방조제 길이로 따지면 세계 최대의 간척공사다. 이와 같은 수치만으로는 그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짐작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니 몇 가지 비유를 들어보자.

세계 최대 간척공사

새만금사업으로 새로 조성되는 육지는 서울시 면적의 3분의 2에 달하고 전라북도 면적의 20분의 1이 넘는다. 우리나라 전체로 따지면 0.4%의 국토확장 효과가 있는 셈이며 여의도의 48배 규모에 해당한다(여의도 면적이 8.35㎢이고 새만금사업으로 조성되는 면적이 401㎢인데, 어찌된 영문인지 새만금사업 초기부터 일반에게는 여의도 면적의 140배라고 잘못 알려졌다).

이렇게 조성되는 간척지에는 2만8000㏊의 농경지를 조성하고 1만1800㏊ 규모의 담수호를 만들 계획이다. 나머지 1200㏊에는 도시와 양어장, 기타 부대시설이 들어선다. 그런데 담수호를 제외하더라도 여의도 면적의 무려 34배나 되는 그 광활한 토지를 과연 논으로만 조성할 것인지, 아니면 전라북도의 주장대로 농지와 공단을 함께 조성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다시 말해 아직 세부적인 토지계획이 세워지지 않은 것이다.

간척지의 용도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앞으로 새만금사업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이 제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필자가 여기에서 강조하고 싶은 점은 이 사업의 중지를 요구하는 시민단체들이나 사업의 강행을 고집하는 정부 당국 양쪽의 주장을 고르게 반영할 수 있을 만큼 새만금사업으로 조성되는 육지의 면적이 넓다는 사실이다.

나중에 다시 논의하겠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양 진영의 공방이 일반 대중에게 설득력있게 전달되지 못하는 원인의 상당 부분은 바로 이처럼 새만금사업의 규모를 잘못 알고 있는 데서 비롯됐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새만금사업이 예정대로 완공되면 이곳에서 생산될 쌀은 연간 9만5000t 규모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1999년의 우리나라 쌀 생산량 524만t과 비교할 때 약 1.8%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 이후 99년까지 매년 1만9000㏊나 되는 농경지가 도시용지나 공단용지로 잠식되고 있어 새만금사업은 이런 농경지 감소현상을 다소나마 지연시킬 수 있다는 의의가 크다. 이런 점에서 농림부나 농업기반공사의 사업관철 의지를 짐작할 수 있다.

이렇듯 새만금사업의 가장 주된 목적은 쌀을 생산하기 위한 농지를 확보하는 것이다. 하지만 새만금사업처럼 세계적 규모의 토목사업이 단지 쌀 증산을 위해 착수됐다면 제 아무리 이 사업에 정치적인 의도가 배어 있다고 해도 지난 10년 동안 별 어려움 없이 수행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새만금사업 계획서에 제시된 사업의 목적과 의의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사회·경제적 효과 커

새만금사업 계획서는 1991년 당시 이 사업의 주무부처인 농림수산부와 시행사인 농어촌진흥공사가 작성한 것인데, 이 사업의 목적과 의의를 국토계획 측면과 사회경제적 측면으로 구분해서 설명하고 있다. 국토계획 측면의 의의를 먼저 살펴보자.

첫째, 토지자원을 제공하는 효과가 있다. 간척지 매립을 통해 2만여㏊의 농경지뿐 아니라 공업용지, 도시용지 등의 필요한 토지자원을 저렴한 가격에 확보할 수 있다.

둘째, 대규모 간척지에 기업농체제와 과학적 영농체제를 도입해 21세기형 선진영농체제 도입의 모델이 될 수 있다.

셋째,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에 새로운 담수호를 조성, 새로 만들어지는 농경지에 용수를 공급하는 것은 물론 만경평야에도 안정적인 배수통제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넷째, 새만금 간척지 일대에 공항, 항만, 철도, 고속도로 등을 건설해 호남지역의 열악한 교통체계를 개선할 수 있다.

다섯째, 관광농업, 산업관광, 담수호 관광, 서해 관광 등 복합적인 관광산업을 육성해 변산반도, 내장산, 덕유산 등 전북권 일대의 관광자원과 결부된 광역 관광공간을 창출할 수 있다.

또한 사회경제적 측면의 의의는 다음과 같이 정리됐다.

첫째, 전북지역의 경제력을 증진하고 개발수준을 높여 이 지역의 경제적 낙후성을 극복, 국토의 균형적 개발에 이바지할 수 있다.

둘째, 지역주민의 소득 증대와 고용창출 효과를 가져와 지역개발이 촉진되고 동시에 지역 내 격차도 해소될 수 있다.

셋째, 서해안 시대에 부응하는 대륙교역의 전진기지를 구축할 수 있다.

넷째, 한반도 내륙과 서해안의 동서 연계성을 강화함으로써 이제까지 경부선을 중심축으로 진행되던 경제개발 효과가 서해안지역으로 파급될 수 있다.

새만금사업의 목적과 의의를 수치로 다시 한 번 정리하면 이 사업은 연간 9만5000t의 쌀 증산, 10억t 규모의 수자원 확보, 1만2000㏊에 이르는 김제 만경평야 상습침수지의 배수 개선, 97.3km의 해안선을 31.3km로 단축하는 교통체계의 효율화, 사업시행 중 연인원 1만3000여 명의 고용증대 효과 등으로 요약된다.

새만금사업은 이렇듯 규모가 어마어마한데다 그 목적과 의의가 결코 작지 않은 만큼 공사비 부담이 엄청날 수밖에 없다. 1991년 공사가 처음 시작된 이래 꼭 10년째가 되는 지난해까지 방조제를 축조하는 데 든 돈만 7000억 원이 훨씬 넘었지만, 방조제 공사는 60%의 진척을 보이고 있을 따름이다.

한편, 새만금사업으로 어장을 잃게 된 지역주민들에게는 1999년까지 4000억 원 가량의 어업보상금이 지급됐다. 따라서 이제까지 새만금사업에 쏟아부은 돈은 직접경비만 1조 원이 넘는다. 만약 새만금사업이 중지된다면 지금껏 투입됐던 돈은 모두 허공으로 날아가버리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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