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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트다운 위성방송, 채널경쟁 내막

  • 육성철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sixman@donga.com

카운트다운 위성방송, 채널경쟁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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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채널은 현행 방송법상 보도, 종합채널과 더불어 방송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업체만 참여할 수 있다. 보도와 종합채널이 사회적 영향력 때문에 방송위의 조정을 받는다면, 홈쇼핑은 소비자보호라는 공익적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케이블 TV에서 홈쇼핑을 운영해온 PP는 제일제당그룹이 운영하는 CJ39쇼핑과 LG홈쇼핑이다. 여기에 현대홈쇼핑, 경방, 하림 등이 뛰어들어 위성방송 채널 경쟁은 5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홈쇼핑 채널이 중요한 이유는 초창기부터 수익을 낼 수 있는 유일한 채널이라는 점 때문이다. 케이블TV에서도 홈쇼핑 채널은 지난해 순이익 1,2위를 차지했다. LG홈쇼핑이 262억5000여만원, CJ39쇼핑이 105억5000여만원의 흑자를 기록한 반면, 3위 MBN(매일경제뉴스)은 27억4000여만원에 그쳤다.

그 동안 홈쇼핑 채널은 케이블 TV에 프로그램을 송출하면서 SO측에 매출액의 일부를 수수료로 지급해왔다. 이것은 일종의 이면계약으로 케이블TV에서는 관행으로 돼 있다.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위성방송에서도 이면계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지명도와 매출규모가 앞서는 PP부터 채널을 배당받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업계 1,2위를 달리는 CJ39쇼핑과 LG홈쇼핑은 그만큼 유리한 상황이다.

KDB 장윤택 콘텐츠사업단장에 따르면 홈쇼핑 채널은 최소 3개 이상이다. 장단장은 “아직 구체적인 방침이 정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5개 모두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다. 누군가는 탈락한다. 자칫 공급과잉이 발생할 경우 위성방송 전체에 타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홈쇼핑 채널 경쟁에 돌입한 5개 PP는 한결같이 “3개로 결정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KDB가 위성방송에 참여하면서 작성한 사업계획서에도 홈쇼핑 채널은 3개로 명시돼 있다. 하지만 장단장은 “사업계획서는 하나의 참고자료일 뿐이다. 장르별 채널 수는 시장조사를 거쳐 전면 재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LG홈쇼핑 관계자는 “KDB가 객관적으로 평가한다면 LG는 당연히 채널을 확보할 것으로 본다. LG는 업계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으며, 소비자 만족도에서 타 업체를 월등히 앞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CJ39쇼핑의 탁용석 차장도 “후발 주자가 기존 업체를 따라오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CJ39쇼핑은 제일제당그룹이 구축한 MPP(음악, 요리, 오락)와 드림웍스를 비롯한 영화산업 인프라까지 지원받고 있다. 따라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는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대홈쇼핑의 유재헌 팀장은 KDB가 위성방송 사업을 추진할 때부터 주주로 참여한 사실을 강조했다. 주주의 권한을 감안할 때 불리할 게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주주에 대한 인센티브와 관련, KDB는 “동점일 경우에만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팀장은 “객관적 조건에서 CJ39쇼핑과 LG홈쇼핑이 유리한 건 사실이다. 나머지 3개 업체 중에서는 사업의 안정성 측면에서 현대가 우세하다. 하지만 채널 선정이 정치적인 문제와 맞물린다면,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하림농수산방송의 권사홍 부장은 채널의 차별성을 중시했다. 권부장은 “소비자의 생활과 밀착돼 있는 먹거리 상품을 특화해 농수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공익적 채널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KDB가 위성과 케이블의 차별성을 강조한 만큼 후발주자가 유리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덧붙였다. 반면 경방 우리홈쇼핑의 정윤상 프로듀서는 “사업성만 있다면 5개 업체가 다 될 수도 있다. 경방은 지역 특산물과 중소기업 아이디어 상품 중심의 프로그램을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독교 채널, 치열한 4파전

KDB는 종교채널을 3개로 못박고 있다. 케이블TV와 마찬가지로 불교 기독교 천주교 몫으로 1개씩 채널을 배정한다는 원칙이다. 이 가운데 불교와 천주교는 내부 반발 없이 결정될 듯하다. 하지만 기독교는 사정이 다르다. 현재 4개 업체(기독교TV, CBS, C3TV, OSB)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KDB 고위 관계자는 “서로 상대를 비방하는 전화가 걸려오는가 하면, 청와대 등 주요 기관에 탄원서를 넣었다는 정보도 있다”고 말했다.

기독교 채널은 지난 95년 케이블TV 사업자를 선정할 때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당시 횃불선교재단과 CBS(기독교방송)가 다투는 바람에 기독교TV는 다른 채널보다 9개월 가량 늦어져 결국 연합교단 형태로 출범했다. 이번에도 기독교 채널의 단일화는 쉽지 않을 듯하다. KDB 김상헌 콘텐츠사업단 부장은 “종교채널은 심사 자체가 불가능하다. 교계에서 하나로 묶어줄 때까지 채널을 비워둘 수밖에 없다”며 원칙론을 폈다.

현재 케이블에서 방송을 내보내고 있는 기독교TV는 6년간 채널을 운영해왔다는 강점이 있지만, 만성적인 적자 때문에 교계의 비판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기독교TV 우종철 국장은 “케이블 초창기에 공중파 흉내를 낸 것이 화근이었다. 제작비가 너무 많이 들어가다 보니 경영이 어려워졌다. 하지만 위성방송에서는 교계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방안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독교 채널의 단일화 문제에 대해 우국장은 “교계의 특성상 어려울 것이다. 현재 CBS는 노사문제로 정신이 없고, C3TV(크리스천TV)는 자체 콘텐츠가 없다. 따라서 교계의 대표성을 갖고 있는 기독교TV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CBS는 기독교TV의 주주이면서 현재 기독교TV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CBS 뉴미디어팀 양기혁 부장은 “기독교TV는 경영이 너무 어려워졌고 프로그램의 질도 수준 이하다. 그래서 CBS가 독자적으로 위성에 진출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CBS가 위성방송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또 있다. 미디어 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라디오만으로는 생존이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양부장은 “CBS가 위성에 올라가면 기독교 프로그램의 품질도 달라질 것이다. 50년간의 방송 노하우와 문화, 음악, 교육 프로그램이 어우러지면 기독교 채널도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부장은 KDB의 기독교 채널 단일화 구상에 대해서도 불만을 터뜨렸다. KDB가 교계의 단일안을 요구할 게 아니라 사업계획서에 따라 냉정하게 심사해야 한다는 얘기다. 양부장은 “위성방송이 성공하려면 정말 좋은 채널을 선정해야 한다. 정확하게 조사해서 사업자를 골라야 하며, 교계의 눈치를 봐서도 안 된다. 그것이 기독교 채널이 살고, 위성방송도 사는 길”이라고 말했다. 양부장은 “단순히 큰 교회가 여러 개 뭉쳤다고 해서 개신교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며 C3TV측을 겨냥하기도 했다.

C3TV는 99년부터 중계유선을 통해 설교방송을 해왔다. 현재 소망교회, 명성교회, 사랑의교회, 금란교회, 한신교회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자금도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C3TV 이명석 총무국장은 “좋은 목사님들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만큼 설교 프로그램에서는 단연 앞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국장은 채널 단일화 문제에 대해 “기독교TV는 케이블에서 실패했다. 기독교 채널이 위성에서 성공하려면 경영능력이 있는 사업자가 컨소시엄을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국장은 “OSB(오에스비 코리아)는 교계의 대표성이 없으며, CBS는 종합편성 채널로 가는 것이 좋겠다”는 말로 사실상 C3TV 중심의 단일안을 제시했다.

OSB는 동양위성방송이라는 이름으로 일본프로야구 등을 중계하던 곳이다. OSB는 이번에 기독교, 드라마, 종합오락 등 3개 채널을 신청할 예정인데, 내부적으로는 드라마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다.

OSB 김형국 차장은 “솔직히 기독교TV나 CBS와 맞서 싸우는 것은 역부족이다. 설사 위성방송에 진입하지 못하더라도 성지순례, 대담, 공개방송 등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케이블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차장은 “기독교계와 직접 관련이 없는 OSB야말로 종파를 초월해 교계의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KDB는 공익 차원에서 3개의 자체채널도 준비중이다. 소외계층을 위한 사랑의 채널, 지역민방과 독립프로덕션이 참여하는 슈퍼스테이션(Super Station) 채널, 시청자가 직접 참여하는 액세스(Access) 채널 등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액세스 채널은 현재 국민주방송 설립추진위원회(위원장 김학천·국민주방송)와 시민방송 설립준비위원회(위원장 백낙청·시민방송)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양쪽 모두 재단등록을 마치고 실무 준비에 들어간 상태. 하지만 시민사회단체에서는 두 단체의 경쟁을 소모전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시민방송 VS 국민주방송

시민사회의 대표성 측면에서 보면 국민주방송이 유리하다. 국민주방송에는 언론 3단체, 시청자단체, 시민단체 등이 대거 결합해 있다. 국민주방송은 오랫동안 보도기능이 포함된 종합채널을 추진해왔지만,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끝에 최근 액세스 채널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반면 시민방송은 사단법인 국민방송 실현을 위한 시민모임(이사장 김상근·국민방송)이 주도해서 만든 재단법인이다. 국민방송은 KDB가 위성방송 사업자 경쟁을 벌이던 시절, KDB측과 액세스 채널 가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KDB의 한 관계자는 “가계약이 큰 의미를 갖는 건 아니다. 또한 현재 액세스 채널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법인은 국민방송이 아니라 시민방송이다. 따라서 가계약의 법적인 효력도 재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민방송의 표완수 상임이사는 “가계약은 유효하다. 국민방송은 시민채널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고, 시민방송은 그것을 구체적으로 수행할 주체로 보면 된다”고 답했다.

국민주방송에 참여하는 일부 시민단체 관계자 중에는 시민방송을 곱지 않은 시각으로 바라보는 인사가 적지 않다. 이것은 시민방송의 모태가 된 국민방송의 핵심 인사들이 ‘친정부적’이라는 사실과 관련이 있다. 국민방송 실현을 위한 시민모임의 이사장을 맡았던 김상근 목사는 김대중 정부에서 제2 건국 범국민추진위원회 상임위원장을 역임했고, 현재 KDB 이사로 등록돼 있다. 국민방송 운영위원장이었던 양재원씨도 청와대 정무수석보좌관 출신으로 현재 KDB 대외협력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다. 또한 시민방송의 방송책임자로 내정된 고석만씨는 청와대 공보수석실 행정관을 지냈다. 이런 이유로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시민방송이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액세스 채널의 순수성과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시민방송 표완수 상임이사는 “시민방송에는 정부에 비판적이고 독립적인 사람도 많은데, 특정 인사의 전력만 부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시민방송은 단순히 시민단체의 목소리를 담는 채널이 아니다. 국민주방송은 시민단체의 목소리를 강조하지만, 우리는 단체에 앞서 개별 시민들의 자유로운 의사를 중시한다”고 말했다.

양측의 의견 차이에도 불구하고 통합논의는 계속될 듯하다. 액세스 채널의 특성상 시민방송이나 국민주방송 모두 단독으로 진행하기에는 상당한 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시민방송측에서는 “액세스 채널이 꼭 하나뿐일 이유가 있느냐?”고 반문하지만, KDB의 의지는 확고하다. 단일안이 나오기 전까지는 사업자를 선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KDB의 한 관계자는 “시민방송이나 국민주방송이 채널 운영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서로 힘을 합해도 정상적인 방송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양쪽 모두 욕심을 버리고 현실성을 따져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국민주방송의 서명석 사무차장은 “액세스 채널은 시청자 주권을 확보해 새로운 방송문화를 구현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시민방송측과의 통합 논의에서도 이러한 원칙을 분명히 할 것이다. 합의가 되지 않는다면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시민방송의 표완수 상임이사는 “국민주방송 쪽에서 통합 제의가 오면 진지하게 검토할 것이다. 하지만 통합될 때까지 그냥 있을 수는 없다. 서로 견해가 엇갈리다 보면, 준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현재로서는 우선 하나라도 출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통합논의는 그때 가서 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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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철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six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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