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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혁의 교육현장|계명대학교

국제화·특성화로 멀티유니버시티 꿈꾼다

  • 송홍근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carrot@donga.com

국제화·특성화로 멀티유니버시티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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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대학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방대학 구성원들이 느끼는 위기의식은 이미 ‘위험수위’를 넘었다. ‘위기론’을 넘어 ‘고사론’이 거론될 정도. ‘변화를 통해 도약하느냐’ ‘이대로 주저 앉느냐’의 기로에서 계명대학교는‘개혁’을 선택했다.
국제화·특성화로 멀티유니버시티 꿈꾼다
계명대학교는 1996년 대구 성서지구에 위치한 새 캠퍼스로 이전하면서 ‘제2의 창학’을 선언했다. “위기를 기회로 이용해 세계경쟁력을 갖춘 대학이 되겠다”는 구호 아래 뼈를 깎는 개혁에 나선 것이다.

화강석의 육중한 교문 안으로 들어서면 계명대생들이 ‘학교의 명물’로 꼽는 동산도서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동산도서관은 동아일보 주최 ‘정보화 랭킹 평가’에서 ‘떠오르는 정보화 명문 도서관’으로 주목받았던 곳. 완전 개가식으로 운영되며 학생과 교직원은 물론 인근 지역주민도 이용할 수 있는 ‘열린 도서관’이다.

도서관 뒤편 언덕엔 또 하나의 명물 ‘아담스 채플’이 자리잡고 있다. 대학 설립자의 한 사람인 미국인 선교사 에드워드 아담스(Edward Adams)를 기려 건립한 것으로 계명대가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설립됐음을 나타낸다. 채플에 세워진 세 개의 탑은 각각 이 대학의 교육이념인 진리, 정의, 사랑을 상징한다.

도서관 우측에 위치한 붉은 벽돌의 본관은 주변을 둘러싼 야산의 녹음과 잘 어울린다. 현관 좌우 벽면에 고색창연한 옹벽의 일부가 박여 있는데 그 밑에 쓰인 글귀가 방문객의 눈길을 끈다. 1736년 영조 12년에 축성된 대구읍성이 1906년 대한제국 광무 10년에 외압으로 철거되었는데, 대구 지역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이어나가겠다는 사명감으로 대구읍성 옹벽의 돌을 어렵게 구해 역사의식을 되새긴다는 내용. 본관 뒤편으로는 각 단과대학이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옹기종기 들어서 있다.

도약의 키워드 ‘국제화’

주요 단과대학이 모두 성서캠퍼스로 이전하면서 텅 비게 된 대명캠퍼스는 대구·경북지역 IT산업의 ‘심장부’로 탈바꿈하고 있다. 대구시와 손잡고 이곳에 벤처기업을 입주시키고 있기 때문. 성서캠퍼스로 이주하지 않은 음악학부, 미술학부와 함께 ‘첨단과학과 예술의 만남’을 표방한 21세기형 공간으로 꾸밀 예정이다. 대명캠퍼스는 ‘동감’ ‘모래시계’ ‘가시고기’ ‘억새’ ‘이브의 모든 것’ 등 영화와 TV드라마의 단골 촬영장소로도 유명하다

계명대는 대부분의 지방대학이 추진하고 있는 다양화·특성화 사업과 병행해 국제화사업을 특화, 학교의 역량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국제화사업은 선진 외국대학과의 교류를 활성화해 세계 경쟁력의 발판을 마련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후진국에 앞선 교육을 제공하는 ‘멀티유니버시티’ 구축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지성과 덕성을 갖춘 개방적 세계인을 양성하기 위해선 국제화된 교육을 제공해야 합니다. 우리 학교는 오래 전부터 국제화 정책을 시행해 세계 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의 도약을 준비해 왔습니다.” 계명대 신일희 총장의 말이다.

지난 5월 계명대는 수잔 룩스(Susan Luchs)를 단장으로 한 일단의 방문객을 맞았다. 모두 21명으로 구성된 방문단은 미국 국제학생교류 프로그램인 국제학생교환프로그램(ISEP) 관계자들로서, 이들의 방문 목적은 계명대의 지리적·문화적 학습 여건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계명대에서 수학하는 자국 학생들을 만나 격려하는 것이었다.

2박3일간의 일정을 마친 후 룩스 단장은 다섯 항목으로 이뤄진 보고서를 계명대에 보내왔는데,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제반 여건이 완벽하다는 ‘칭찬’이 보고서에 가득 담겨 있었다고 한다.

계명대는 신라·가야문화권의 중심에 위치해 있으며 첨단과학 공업단지, 자동차 산업단지 등이 자동차로 1시간 이내 거리에 자리잡고 있어 외국인 학생들에게 다양한 연수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는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계명대는 이런 입지조건을 바탕으로 교환학생제도를 통해 외국인 학생을 대거 유치하고 있다.

계명대가 영어로 개설한 과목 중 선택과목인 한국어와 다양한 한국학 관련 과목은 외국학생들에게 인기가 대단하다. 계명대의 한국학 강의를 듣기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있을 정도. 계명대는 한국학교육 프로그램으로 외국인 학생도 유치하고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홍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계명대 관계자들은 계명대에서 교환학생과정을 이수하고 돌아가는 외국인 학생들의 만족도가 예상보다 상당히 높다는 사실에 크게 고무돼 있다.

최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렸던 국제교류프로그램 담당자회의(NAFSA)에 참석한 교직원 정호기씨는 “계명대 부스를 찾아온 미국대학 관계자들이 계명대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여 적지 않게 놀랐다”며 “외국 학생들에게 계명대를 소개하는 기회도 됐지만 계명대의 위상을 외국에서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계명대가 1997년 제49회 밴쿠버 회의 때부터 연속적으로 참가해 독자 부스를 설치 운영해온 NAFSA는 미국을 비롯한 60여 국가의 2000여 기관이 참여하는 국제회의다. 계명대는 이 모임을 외국 학생의 유치는 물론 한국학을 외국에 알리는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계명대 국제부 회의실은 이 대학에서 가장 바쁜 곳이다. 국제부에선 11월 방문할 NCHC(National Collegiate Honors Council) 관계자들을 위한 강사배정, 시간표 작성 작업이 한창이었다.

2002년 3월부터 계명대에서 시행하는 미국 12개 대학 성적우수학생 27명의 15주 수업을 위한 준비라고 한다. 15주 과정에는 의무적으로 일본이나 중국을 방문해 한국과의 상호 비교서를 제출하는 과목이 편성돼 있다. 계명대에서 아시아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돌아가는 셈이다.

수업을 위해 2002년 2월 중순 입국하려는 미국측 계획이 설 연휴와 겹쳐 차질을 빚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교직원들의 모습엔 학교에 대한 애정과 열의가 넘쳤다.

학생연수와 관련한 문의와 상담으로 국제부 교직원들은 항상 야근을 각오해야 한다. 한 교직원의 즐거운 푸념. “외국 시간에 맞춰 전화로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밤 늦게까지 남는 경우도 많고 또 일을 감당하지 못해 야근하기가 일쑤예요. 이메일로 처리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계명대 임대근 교수는 “외국 대학생들의 연수가 활발해지면 그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되겠지만, 우리 대학 학생들은 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글로벌 마인드와 선진국의 문화를 배울 수 있는 폭넓은 기회를 갖게 된다”고 설명한다.

매학기 외국인 학생과 생활을 함께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일도 발생한다. 외국인 채식주의자의 식당음식 거부사건, 외국인 캠퍼스 커플의 결혼에 이르기까지 이방인들이 만들어낸 에피소드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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