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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학원가 ‘족집게 강사’의 경쟁력

  • 송홍근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carrot@donga.com

강남 학원가 ‘족집게 강사’의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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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력과 정보로 무장한 한국의 사교육은 공교육을 KO시켜 버렸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교육에 목마름을 느낀 학무모와 학생들이 ‘스타강사’를 찾아 학원가를 기웃거리고, 억대의 고액연봉 강사들이 대거 탄생한 게 한국교육의 현실이다. 학원강사들의 눈엔 명문고등학교가 밀집해 있다는 강남의 학교 수업도 시험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비효율적인 시간으로 비칠 따름이다.
지난 1월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줄잡아 40여 대의 승용차들이 인도쪽 차도 2개를 점령하고 길게 늘어서 있다. 속속 도착하는 승용차들로 차량행렬은 계속 늘어난다. 차를 몰고온 사람은 대부분 40∼50대. 학원에 다니는 자녀들을 태우러 온 학부모들이다. 학원에서 학생들이 쏟아져나오자, 부모의 차를 찾는 학생들과 학생을 찾는 부모의 승용차가 뒤엉켜 큰길은 전쟁터로 변했다.

학원 앞에서 아들을 기다리던 학부모 박모(48)씨는 “분당에까지 입소문이 퍼져 아들을 대치동 학원에 다니게 하고 있다”면서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는 생각은 들지만 정보력이 떨어지는 분당에서 불안에 떠는 것 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수업을 마치고 나온 대청중 3학년 김모(16)군은 “학교 수업만으로는 솔직히 부족함을 많이 느껴 학원에 다닌다”며 “반 친구들 대부분이 과외 수업을 받고 있다”고 털어놨다.



‘사교육 1번지’ 대치동


보습학원 160여 개가 대치역을 중심으로 들어선 대치동 학원가는 ‘사교육 1번지’로 불린다. 고학력자, 고소득자, 고득점자가 많다고 ‘삼고동(三高洞)’으로 불리기도 하는 대치동은, 명문 보습학원 덕택에 아파트 시세도 강남에서 최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부동산 값의 가파른 오름세는 학원가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는 분석이다.

강의를 마치고 퇴근 준비를 하던 학원강사 박모씨는 “학교 수업만으로는 수능을 제대로 준비할 수 없다”며 “명문대 출신으로 구성된 강사진이 소집단을 가르친다는 게 대치동 학원가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고 인기 비결을 설명했다. 또 다른 학원강사는 “대치동 보습학원엔 성북동 상계동 과천시에서 온 학생도 있다”면서 “최고 수준의 강의를 제공하는데다, 입시와 관련된 최신정보를 확보하고 있어 좋은 반응을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언뜻 보면 ‘학원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이 지역은 학원 밀집지역이란 인상을 주지 않는다. 강사진이 수십 명에 이르는 대형학원보다는 10~20명 정도의 강사가 특정 과목만을 가르치는 작은 규모의 전문학원이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규모 학원은 수학능력시험에 꼭 맞는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있으며 서울대 수학과 출신 수학 강사가 굴러다니는 동네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스타강사’ ‘족집게 강사’로 불리는 사람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서울 강남 지역에선 방과후 학원수강이 청소년 문화의 하나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강남교육청에 따르면 단과학원과 보습학원을 합쳐 대치동에만 163개의 입시학원이 있다. 학생들은 학교 수업이 끝나자마자 학원으로 달려가는 것이다. 보습학원에선 시험에 나오는 문제만 꼬집어 개인과외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가르친다. 다시 말해 대치동 학원가는 학생들의 ‘입맛’에 꼭 맞는 ‘음식’을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강남 사교육은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둘로 나눠 설명할 수가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높은 테헤란로 위쪽 압구정동 청담동에선 고액과외가 성행했고, 아래쪽인 대치동 도곡동에선 학원강의가 주류를 이뤘습니다. 최근 들어 보습학원이 고액과외와의 경쟁에서 이겼다고 보면 될 겁니다. 압구정동 청담동에서도 최근엔 대치동으로 아이들을 보내니까요.”

대치동에서 입시학원을 운영하는 C원장이 보습학원이 입시과외의 주류가 되고 있다면서 한 얘기다. 학원수업만으로는 부족해 학원강사에게 개인 특강을 요구하는 학부모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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