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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의 현장 3ㅣ경상남도 남해군

덴마크 월드컵대표팀 유치한 스포츠 마케팅의 모범

  • 양영훈 < 여행작가 > travelmaker@hanmir.com

덴마크 월드컵대표팀 유치한 스포츠 마케팅의 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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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남해군은 지역언론 활성화, 선진국 수준의 환경관리, 국내 유일의 스포츠파크 조성, 장묘문화 개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기찬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서울에서 천리길, 머나먼 남해 땅에서는 척박한 자연환경에 맞선 사람들의 강인한 생활력과 남다른 근면성을 체득할 수 있다.

제법 매서운 삭풍이 쉼없이 불어대는 2월의 어느날 이곳을 찾았을 때도 발길 닿는 곳마다 묵묵히 일손을 멈추지 않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바닷가 사람들은 굴 양식에 쓸 굴 껍질을 엮느라 분주하고, 층층난 계단식 논밭에서는 백발이 성성한 농부 내외가 채소를 수확하거나 잡초를 뽑느라 날이 저무는 줄도 모른 성싶다. 심지어 미수(米壽)를 목전에 뒀다는 노인조차 괭이로 논을 갈아엎는 일에 열심이었다.

요즘엔 어딜 가나 흔한 묵정밭도 남해군에서는 아예 찾아보기 어렵다. 물이 넉넉지 못해 벼농사를 지을 수 없는 다랑이에는 채소를 심고, 그마저도 여의치 못할 만큼 척박한 산달밭은 보기 좋게 쟁기질이라도 해둔다. 남해 사람들은 계절과 날씨, 남녀와 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두 근면성이 몸에 밴 듯하다. 그들을 보노라면 “그간의 내 삶이 너무 느슨하거나 게으르지 않았나” 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

남해 사람들의 부지런함과 억척스러움을 상징하는 것으로 ‘남해 똥배 기질’이라는 말이 있다. 1950∼1960년대까지만 해도 남해군 사람들이 작은 쪽배를 타고 여수까지 건너가서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분뇨를 수거해 왔던 데서 생겨난 말이다. 이렇게 거둬온 인분은 한데 모아서 삭혀두었다가 보리농사를 시작할 즈음 거름으로 썼다고 한다. 화학비료의 등장과 함께 이 ‘똥배’도 자취를 감췄지만, 이곳 사람들의 남다른 근면성과 생활력은 여전하다.



민·관이 동참하는 환경관리


남해군의 인구는 5만8117명(2001년 기준). 그중 2차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10%에 불과하다. 반면 농업과 어업 같은 1차산업의 비중은 70%에 이른다. 즉 천리(天理)에 따라 울고 웃는 사람들이 유달리 많은 고장이다. 대체로 1차 산업의 비중이 높은 고장 사람들은 변화에 대한 욕구가 상대적으로 작다. 한마디로 보수성향이 강하다는 말이다.

그런 남해 사람들이 지방자치제도가 실시된 이후 괄목할 만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30대 무소속 후보의 군수 연임, 지역언론의 활성화, 선진국 수준의 환경관리, 국내 유일의 스포츠파크 조성, 매장(埋葬) 일색의 장묘문화 개선, 인터넷을 통한 정보화 수준의 비약적인 향상 등 남해군의 놀라운 변화는 여러 분야에 걸쳐 다양하고도 신중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중 가장 두드러진 변화를 보이는 것은 환경관리와 스포츠 마케팅 분야다.

먼저 환경관리 분야를 살펴보자. 1997년 환경부로부터 환경관리 시범 지자체로 지정된 남해군에서는 ‘인간과 자연이 조화되는 환경생태도시’를 구현하기 위해 민·관이 적극 동참하는 환경운동을 벌여 왔다. 또한 ‘푸른 남해 21’이라는 환경선언을 제정해 지역특성에 맞는 환경보전 목표를 설정했다.

그 일환으로 환경보전위원회 명예환경감시원제 환경주부대학 등을 운영하며, 쓰레기 배출량을 원천적으로 줄이기 위해 녹색가정 만들기 운동을 실시하고 있다. 그밖에도 하천생태계의 복원과 샛강 살리기 사업을 추진하고, 수초골재식의 환경친화형 간이 오수처리시설을 마을 단위로 보급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가시적인 성과물은 남해 에코파크(Eco-Park)다. 남해읍 남변리에 조성된 에코파크는 환경, 농업, 관광의 세 가지 테마가 적절하게 구현된 환경테마공원이다. 이곳에는 하수종말처리장,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 농어촌 폐기물 종합처리장이 들어섰거나 들어설 예정이다.

테마파크의 한쪽에는 환경친화형으로 설계된 수초골재식 간이오수처리장도 갖춰져 있다. 자연생태계의 자정작용을 원용한 수초골재식 오수처리장은 여러 하수처리 방식 가운데서도 질소와 인을 처리하는 능력이 가장 뛰어나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가장 냄새가 적게 나고 시설비도 저렴한 하수처리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곳에는 주민들의 쉼터로 활용될 수 있도록 분수, 나무다리, 벤치 등이 설치돼 있다.

지난해부터 가동된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도 주목할 만하다. 각 가정에서 배출한 음식물 쓰레기는 이곳으로 운반돼 지렁이에게 먹일 사료로 가공된다. 이 사료를 먹은 지렁이는 분변토를 배출하고, 양질의 천연비료인 분변토는 친환경농법으로 농사짓는 지역 농민들에게 보급된다. 오염물질을 전혀 발생하지 않으면서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해서 좋고, 양질의 천연비료를 생산해서 좋은, 그야말로 일석이조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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