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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의 현장 6

‘자족경제’와 삶의 질 두 마리 토끼 잡았다

경상남도 거제시

  • 양영훈 < 여행작가 > travelmaker@hanmir.com

‘자족경제’와 삶의 질 두 마리 토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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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제시는 재정자립도가 여느 기초단체보다 세 배나 높다. 주택 및 상수도 보급률, 도로포장률, 자동차 보유대수 등도 전국 최고 수준이다. 거제시는 이렇듯 경제적 여건뿐 아니라 빼어난 자연환경이 깨끗하게 보존돼 정서적 자산 또한 풍부하다.
거제도는 남해안의 수많은 섬 가운데 가장 크고, 우리나라 전체로는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그런데도 막상 거제도에 가보면 섬 특유의 한적한 분위기와 정서적인 단절감 따위는 거의 느낄 수 없다. 이 섬과 육지 사이의 견내량(見乃粱) 해협에는 한강다리만큼 거대한 규모의 신거제대교가 놓인 데다, 고속도로 못지 않게 시원스런 왕복 4차선 국도가 섬 깊숙한 곳까지 내달리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고속도로처럼 뻗은 국도 주변에는 고층 아파트가 즐비하고, 세계적인 규모의 조선소도 들어서 있다. 물론 거제도의 전지역이 그렇다는 건 아니다. 도시화와 산업화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돼온 고현, 옥포, 장승포 등 북동부 해안지역의 풍경이 그렇다는 말이다.

거제도 전체 인구의 산업별 분포를 살펴보면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같은 2·3차 산업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섬이라는 지형적 여건에도 불구하고 내륙의 공단도시 못지 않게 2차산업이 잘 발달했다. 그래서 거제시는 전국에서 자족기반이 매우 튼실한 지방자치단체 중 하나로 손꼽힌다.

하지만 2·3차산업에 종사하는 인구와 산업시설은 대부분 북동부 해안지역에만 집중돼 있다. 그래서 그보다 훨씬 더 넓은 지역에는 아름다운 자연과 깨끗한 바다, 따뜻한 인정이 고스란히 간직돼 있다. 특히 거제도 서쪽의 거제만 일대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정한 청정해역으로 유명한데, 여기에서 생산·가공된 굴은 까다로운 검역절차 없이 전량 미국으로 수출된다고 한다.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거제시는 경제여건과 자연환경에 있어 사람 살기 좋은 조건을 두루 갖춘 도시다. 거제시의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는 사실만 보더라도 이 도시의 경쟁력이 도농통합을 이룬 다른 기초자치단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도시경쟁력 전국 최고


전국 232개(2001년 말 기준)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수도권이나 6대 광역시에 생활권이 포함된 지역이 아니면 해마다 인구가 감소하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거제시는 1990년에 14만4000여 명이던 인구가 1999년에는 17만3000여명으로 오히려 늘어났다. 1㎢당 인구밀도도 365명에서 433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일자리를 찾아서 거제도로 들어온 외지인이 적지 않았거나, 결혼한 뒤 분가한 거제 토박이들 중에 제 고향을 떠난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거제시는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한국능률협회가 매년 전국 70여 개의 도시(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해온 ‘도시경쟁력 평가’에서 줄곧 최상위권에 들었다. 1997년에는 2위, 1998년에는 3위, 1999년에는 2위, 그리고 지난해에는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평가에서는 행정운용효율, 재정운용효율, 도시경쟁력, 기반시설, 도시생활의 질 등 10가지 항목을 지표로 활용했다. 거제시는 취업자 수와 기술집약적 산업 종사자 수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산업경쟁력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또한 인구에 비해 문화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삶의 질도 높은 편으로 평가됐다.

거제시가 전국 제일의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 성장한 배경이 무엇인지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무엇보다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안정된 경제환경이다. 거제시 경제인구의 산업별 분포를 보면 1차산업이 20.2%, 2차산업이 40%, 3차산업이 39.8%으로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2차산업의 비중이 가장 높다.

거제시에는 두 곳의 국가산업단지(이하 국가산단)가 들어서 있다. 신현읍 장평리의 죽도국가산단과 거제시 아주동의 옥포국가산단이 그것이다. 수십, 수백개의 기업체가 들어선 여느 국가산단과는 달리 거제시의 두 단지에는 입주업체가 각각 한 개뿐이다. 장평리에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아주동에는 대우조선해양이 입주해 있다.

입주업체는 각기 하나뿐이지만, 노동집약적인 조선업의 특성상 고용창출효과는 대단히 높다. 종업원 수가 죽도국가산단은 1만1000여 명, 옥포국가산단은 1만5000명에 이른다. 두 조선소에서 일하는 사람이 2만6000여 명이니 종업원 한 사람에 딸린 식솔을 2∼3명으로만 계산해도 17만 거제시민 중 적어도 7만∼10만명이 두 조선소와 직·간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셈이다.

지역실정이 이렇다보니 거제시 전체의 경기도 조선업계의 경기동향에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굴지의 재벌과 중견기업들이 연쇄도산하는 와중에도 조선업계는 호황을 누려왔다. 특히 거제시의 최대 기업인 대우조선은 모그룹의 해체라는 위기를 극복하고 지난해 업계 1위의 수주실적을 기록했다. 올 들어서도 5월 현재의 수주잔량이 2년6개월치에 이른다.

조선업계의 호황에 힘입어 거제시는 올 1·4분기에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에서 네번째로 많은 액수의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의 수출액은 14억1775만달러로 경상남도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2위(1위는 창원시)에 올랐다. 거제시의 재정자립도는 여느 기초자치단체들의 10%대를 훨씬 상회하는 33%에 이른다. 또한 주택보급률은 101%, 상수도보급률은 78%, 도로포장률은 88%, 자동차 보유대수는 1.2세대당 1대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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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훈 < 여행작가 > travelmaker@hanmi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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