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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익도사’ 김대균의 誌上 특강

귀에 쏙쏙 ! 히딩크 영어 따라하기

  • 김대균 < YBM시사영어사 어학원 강사 > hankeol@chollian.net

귀에 쏙쏙 ! 히딩크 영어 따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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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컵 4강신화 이후 ‘히딩크 따라 배우기’ 열풍이 거세다. 그의 말 한마디, 표정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든다. 영어에 관심있는 이들에겐 ‘히딩크 영어’도 연구대상이다. 그의 영어는 결코 모범답안이 아니다. 영국이나 미국의 정통영어와는 분명 거리가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히딩크식 영어표현에 친숙하다. 그의 자신감 있는 태도, 쉬운 단어를 활용한 간결한 문장구조는 ‘국제 영어’로 손색이 없다는 칭찬도 받는다. 국내 최고 인기의 토익(TOEIC) 강사가 히딩크 영어를 분석했다.<편집자>
지난 1년 반 동안 우리는 여러 매체를 통해 거스 히딩크 감독의 목소리를 들어왔다. 그의 말은 영감에 차있고 재치 넘치고 믿음직스럽게 들렸다. 그런데 그는 네덜란드 사람이면서도 또박또박한 영어로 우리에게 말을 걸었다. 영어를 썩 잘하지 못하는 사람도 대강 알아들을 수 있을 만큼 그의 영어는 간결하고 명쾌했다. 만일 히딩크가 영어 대신 네덜란드어로 우리에게 얘기했다면 우리가 그에게 느끼는 친숙함의 정도는 좀 줄어들었을 것이다.

독특한 주제인 이 글을 청탁받고 나서 필자는 영어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히딩크의 영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우선 토익 공부를 하고 있는 이들의 반응을 살펴봤다. 그들의 평가는 이랬다.

“매우 잘하는 영어라고 생각해요. 히딩크의 어머니가 ‘축구만 잘하면 안된다’며 영어공부를 많이 시켰대요. 그 덕분에 히딩크는 5개 국어에 능통하대요.”(김효선)

“비교적 간단하고 쉬운 단어로 요점만 얘기해서 듣기가 편했어요.”(윤성미)

“좋은데요. 문법이 틀린 곳도 있다지만, 언어라는 게 기본적으로 의사소통 수단 아닌가요?”(남선영)

이번엔 좀더 깊이 있게 생각을 정리한 두 사람의 소감을 소개한다.

“히딩크의 영어 수준은 상당히 높다. 우리가 흔히 대하는 미국인의 억양이나 발음과 달라 낮게 평가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미국인의 시각에서도 그의 영어는 상당히 높은 수준일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쉬운 단어로 표현하는 것은 미국인들도 힘들어한다. 실제로 영어를 잘하는 미국인, 많이 배운 미국인일수록 간결한 표현과 수준 높은 단어를 적절히 구사하면서 대화를 쉽고 편하게 이끌어간다. 히딩크의 영어가 바로 그렇다. 그의 영어는 미국인이든 한국인이든 쉽게 이해한다. 그러면서도 재미있고 의미심장하게 전달된다. 비영어권에서 사는 우리에겐 히딩크의 경영전략과 전술을 벤치마킹하는 것보다 히딩크의 영어를 먼저 따라 배우는 것이 더 유익하리라 본다.”(서위혁)

“네덜란드 사람들이 영어를 잘하는 까닭이 있다. 해양국가인 네덜란드는 중개무역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외국어의 중요성을 늘 강조해왔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몇 가지 외국어를 함께 배운다. 유럽권 언어들이 어휘나 문법 구조면에서 영어와 유사하다는 이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들의 학습방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들은 말하기, 읽기, 쓰기, 듣기를 거의 동시에 학습한다. 우리처럼 문법으로 시작하지 않는다.

우리도 중학교 영어교재에 나오는 표현을 착실하게 익히고 회화를 생활화하면 어느 정도 쉽게 영어를 구사할 수 있을 것이다. 히딩크도 영어를 많이 접했기 때문에 표현이 뛰어나다. 그의 영어는 쉬우면서도 영어적인 사고와 표현을 잘 보여준다. 히딩크가 인터뷰하는 것을 빼놓지 않고 들었는데, 문법적으로 틀린 것은 적은 편이었다. 무엇보다 자신감 있게 말한다는 게 배울 만한 태도다. 그는 언어교육에서 말하기와 토론, 그리고 자신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줬다.”(김내희)

쉽지만 수준 높은 영어

이 정도면 히딩크 영어의 핵심은 정리된 셈이다. 필자는 이 글을 쓰기 위해 히딩크가 지난해 1월 한국에 입국하면서부터 월드컵 4강신화를 엮어낼 때까지의 인터뷰 비디오를 꼼꼼히 분석했다. 강도 높은 작업 끝에 ‘히딩크는 말을 많이 하고, 기본적으로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우선 히딩크가 자주 틀리는 부분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야 ‘옥의 티’를 떼낼 수 있을 것이다. 영문법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토익 강사의 처지에서 보면 그는 단수·복수에서 수의 일치와 품사 어형에서 실수가 잦았다.

예를 들어 히딩크는 “Working with all kind of people”(여러 사람들과 함께 일하면서)이라는 말을 했는데, all 다음에는 셀 수 있는 명사의 경우 복수가 와야 하므로 kind가 아니라 kinds라고 써야 한다.

국민들의 성원에 감사하면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The way you supported and the behavior you showed in and around the stadium was unforgettable.”

(여러분이 성원해준 방식과 경기장 안팎에서 보여주신 자세는 잊을 수 없습니다.)

주어가 두 개인 경우 복수로 수를 일치시키는 것이 기본이다. 따라서 was는 were로 바꿔써야 옳다. 조금 더 긴 문장을 살펴보자.

“One of the things that has changed about this team over the last few months is that we are not afraid anymore. We can even challenge the big teams because there is no fear.”

(지난 몇 달 동안 우리 팀이 변한 것 중의 하나는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두려움이 없기 때문에 강팀들에게도 도전할 수 있습니다.)

참 멋있는 말인데, 원칙적으로 things가 선행명사가 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has changed는 have changed로 고치는 게 옳다.

품사에서 실수를 한 예로는 ‘순서대로’라는 뜻으로 말한 in sequent를 들 수 있다. 정확한 표현은 in sequence다. 또한 tough(강한, 힘겨운)도 히딩크가 즐겨 쓰는 말인데, 그는 힘든 경기를 앞두고 더러 “It’ll will be a tough, tough, tough”라고 했다. 관사(a) 다음에는 명사가 와야 하는데, tough라는 형용사로 문장을 끝낸 것이다.

다음은 시제의 일치에서 실수를 한 문장이다(물론 좋은 문장 안에 살짝 들어가 있는 실수는 실수로 보이지 않기도 한다).

“There is a desire for everyone in Korea to see the country advance to the second round of the World Cup. It is my job to prepare the team in the best possible way for them to advance to the second round. Since I took over the team, more and more, the team is showing a stable performance. The prospect is looking brighter for the team.”

(한국민 모두는 이 나라가 월드컵 16강에 들어가는 것을 보려고 갈망합니다. 이 팀이 16강에 들도록 가능한 한 최선의 방법을 준비하는 것이 제 임무입니다. 제가 팀을 맡은 이래 이 팀은 더욱 더 안정된 플레이를 해왔습니다. 이 팀의 전망은 밝습니다.)

‘since + 과거 시점’은 현재완료와 잘 어울리기 때문에 is showing보다는 has been showing이 더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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