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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리포트

1년에 3500만원 ‘일류’로 가는 지름길 맞나

10~12세 캐나다 단기전학 프로그램 정밀분석

  • 글: 김 건 在 캐나다 르포라이터

1년에 3500만원 ‘일류’로 가는 지름길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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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 학부모들 사이에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캐나다 단기전학 프로그램 ‘토피아아이비클럽’. ‘2년 후 귀국-특목고 입학-아이비리그 직행’을 목표로, 영어 학습과 국내 진도 따라잡기를 병행하고 있는 특수 조기유학 프로그램의 허와 실.
1년에 3500만원 ‘일류’로 가는 지름길 맞나

지난해 8월, 출국하기 위해 인천공항에 모인 토피아아이비클럽 2기생들

지난 1월6일 오후 3시30분. 캐나다 서부의 중심도시인 광역 밴쿠버 델타시 그레이초등학교 앞. 학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교정으로 이따금 자동차가 한 대씩 들어오고 있었다. 차에서 내리는 아이들은 한국의 초등학생인 듯했다. 하숙집 주인으로 보이는 캐나다 여성이 몰고 온 자동차에서 내리는 아이도 있었다. 그들이 나누는 작별 인사가 무척이나 정겨워 보였다.

1시간여 정적에 싸여 있던 학교는 이내 시끌벅적해졌다. 30여 명의 아이들이 ‘토피아 스쿨(Topia School)’이라는 작은 종이 간판이 내걸린 장소로 모여든 것이다. 그곳에는 4개의 교실과 컴퓨터 8대가 놓여 있는 휴게실, 그리고 작은 교무실이 갖추어져 있었다.

일부 한국말을 쓰는 아이도 있었지만, 상당수는 자기들끼리도 영어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 개구쟁이 사내아이는 “Someone tries to kill me!”를 외쳐대며 좁은 교무실 안으로 뛰어들어왔다.

오후 3시40분이 되자 수업이 시작됐다. 수업이 없는 학생들은 휴게실에 있는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 몇몇 남학생들은 PC게임을 전면 금지한 학원측 처사에 불만이 많은지 연신 투덜거렸다. 휴게실 한가운데 놓인 긴 탁자에는 시간당 10달러의 보수를 받고 영어 도우미를 자청한 3~4명의 6, 7학년 캐나다 아이들이 한국 아이들과 영어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옆에서 듣자니 한국 아이들의 영어발음은 꽤나 유창했다.

이미 사방이 어두워진 오후 6시. 그레이초등학교에서 자동차로 30분 정도 거리인 델타 트와센 지역의 사우스델타중고등학교. 여기에서도 한국 아이들이 수업을 받고 있었다. 수업이 막바지여서 그런지 분위기는 비교적 차분했다.

강당 한구석에는 김치찌개가 요란한 냄새를 풍기며 끓고 있었다. 먹성 좋은 아이들이 “얼마 만에 맡아보는 향기냐”며 그곳으로 모여들었다.

수업이 끝나는 7시가 다가오자 백발의 백인 할머니가 강당으로 들어왔다. 자기 집에 머무는 한국 여학생이 나오기를 기다리기 위해서다. 은퇴 후 적적함도 달랠 겸 처음으로 하숙생을 받았다는 다운 콥 할머니는 자신이 데리고 있는 한국 학생을 가리키면서 “너무나 예뻐 어쩔 줄 모르겠다”고 했다.

“실험 아닌 확신이다”

지금 캐나다 밴쿠버 한구석에서는 나름대로 의미 있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실험의 주체는 한국의 한 학원업체다. 물론 그들은 자신들의 프로그램을 두고 ‘실험’이라는 용어를 쓰는 데 대해 동의하지 않았다. 그들은 실험이 아닌 ‘확신’이라고 강조한다. 거쳐야 할 실험은 이미 다 거쳤다는 주장이다. 지난 7~8년 동안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행하면서 마침내 지금의 프로그램이 완성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설업체의 자기 자랑이니만큼 뒷맛이 개운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 교육 현장의 ‘특수상황’을 감안하면 무조건 장삿속이라고 폄하하거나 간단히 무시해버리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일이다.

모두 체감하고 있듯 지금 한국에는 영어 광풍이 불고 있다. 풍속을 측정하기 힘들 정도의 거센 바람이다. 그 광풍의 한가운데 조기유학이라는 회오리가 도사리고 있다.

일부 부유층에서 시작된 ‘아이들 영어권 나라 보내기’ 바람은 이미 중산층으로까지 확대된 상태다. 유학·연수·이민에서 장·중·단기 코스 등 실로 다양한 형태와 방법의 조기유학이 진행되고 있다. 마치 영어를 잘하느냐 못하느냐가 자식의 장래를 결정하는 핵심코드인 양 난리인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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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 건 在 캐나다 르포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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