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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복원과 서울 개조론

건축가 김석철 교수의 대연구

  • 글: 김석철 명지대 교수

청계천 복원과 서울 개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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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청계천은 사대문안의 ‘내청룡’
  • ● 두 녹지축 만들어 옛 도성을 ‘역사문화특별구’로
  • ● 북한산과 한강, 강북 동서 잇는 마스터플랜 수립
  • ●‘변방의 강’ 한강을 시민의 품으로
  • ● 세 개의 중심축, 다섯 개의 구역 어우러지는 ‘서울 그랜드디자인’
청계천 복원과 서울 개조론
7월1일 고가도로 철거와 함께 막이 오르는 청계천복원사업.

타당성과 합리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이명박 서울시장의 ‘불도저식 추진’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청계천 복원 아이디어를 처음 제기한 사람 가운데 하나인 건축가 김석철 교수가 청계천사업의 총체적 개념 재정립을 주장하는 글을 ‘신동아’에 보내왔다.

청계천복원사업이 서울 전체의 공간구조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독창적인 견해를 들어보자. (편집자)

드드디어 청계천복원사업이 시작된다. 해방 후 수많은 도시사업이 있었지만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며 진행되는 사업은 처음인 듯하다. 도시건설 역사상 처음으로 기본 인프라를 철거해 자연의 모습을 되찾고자 하는 사업이자, 600년 역사도시의 기본을 흔드는 도시구조 개혁사업인 까닭이다.

그러나 가만히 살펴보면 대부분 총론에는 찬성하면서도 무언가 불안한 마음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완벽하게 준비했다고는 하지만 사업의 내용을 제대로 아는 이는 드물고 전문가들 또한 분명한 의견을 제시하지 못한다.

이번 사업을 통해 서울의 역사를 회복하고 낙후된 강북을 일신하겠다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겠지만, 정작 그 후의 구체적 목표나 방안은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채 공사가 강행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사대문안 옛 도시구역에 대한 플랜이나 사대문밖 청계천 일대에 대한 체계적인 도시계획은 찾아보기 어렵고, 대신 조경차원의 계획만 보인다.

청계천사업을 둘러싼 세간의 걱정 또한 공사도중의 교통대란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청계천 복원이 무엇을 뜻하는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청계천 일대는 역사도시 서울의 원형을 살릴 수 있는 마지막 ‘황금카드’ 같은 곳이다. 청계천복원사업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서울은 영원히 역사와 자연을 잃게 된다.

필자도 청계천사업 자체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오히려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금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방식 그대로는 안 된다. 더 많은 것을 함께 생각하고 준비해야 한다. 청계천 복원은 단순히 조선시대 개천모습을 살리자는 것이 아니다. 왜 청계천복원사업을 하는지, 문제는 무엇인지, 사업의 전제인 보행중심도시와 환경친화적 도시는 과연 가능한 것인지, 이 사업이 사대문안 서울과 강북개발 및 서울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 것인지, 인구 1000만이 북적대는 거대도시 서울의 미래에서 청계천복원사업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지 하나하나 꼼꼼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1부] 복원계획, 이대로는 안 된다

도시는 흐른다. 물이, 공기가, 사람이, 정보가, 흐른다. 이러한 흐름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교통’으로 표현되는 사람의 흐름과 ‘수리’로 표현되는 물의 흐름이다. 600년 전 신생국가 조선의 신도시였던 서울은 ‘자연의 흐름과 인간의 흐름을 조화시킨다’는 풍수지리적 도시원리를 바탕으로 지어진 도시였다. 요즘 말로 표현해 ‘교통과 수리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도시’였던 셈이다.

청계천 복원은 이 교통과 수리 모두가 핵심적인 사안으로 걸려 있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정도(定都) 당시 ‘서울의 꿈’을 되살릴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서울시가 갖고 있는 대책을 찬찬히 뜯어보면 적지 않은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 교통에 관해서는 아직 원론적인 대책만 있는 수준이며, 수리에 관해서는 복원철학 자체와 어긋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고, 더욱이 자칫하다가는 주변지역의 시민경제를 붕괴시키고 ‘그들만의 공간’으로 전락하게 만들 수 있는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

원론만 있는 교통대책

거듭 말하지만 교통과 수리는 인간의 흐름과 자연의 흐름에 관한 문제다. 청계천복원사업이 성공하려면 도시의 근본원리에 대한 철학과 원칙이 있어야 하고, 그를 바탕으로 치밀한 현실적 대안 모색이 끊임없이 이어져야 한다. 지금부터 청계천 복원계획이 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하나하나 뜯어보기로 하자.

현재 사대문안 도심지역은 보행중심이었던 역사도시의 가로망과 자동차의 도입으로 새롭게 구축된 현대도시의 가로체계가 무질서하게 엉켜 있다. 지난 수십 년간 사대문안 지역이 엄청나게 과밀화되는 과정 속에서도, 청계천 복개와 고가도로 건설 이외에 가로망에 큰 변화가 없었던 것은 놀라운 일이다. 종묘~남산간 재개발계획을 입안하던 1967년 당시의 사대문안 도심스케치를 보면 지금과 다른 것이 별로 없다. 서울이 대부분 강북에 국한되어 있던 1960년대의 도시가 지금까지 도심구역의 큰 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거꾸로 말하면 이는 청계천 복개와 고가도로 건설이 도심 통과교통을 상당부분 담당해 왔다는 뜻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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