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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음’ 대기업·정통부, 휴대전화 전자파 논란 막는다?

  • 글: 이희욱 이코노미21 기자 heeuk@hanmail.net

‘한마음’ 대기업·정통부, 휴대전화 전자파 논란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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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에도 수십 통씩 휴대전화를 쓰면서 한번쯤 전자파를 찜찜해 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반면 자신의 휴대전화에서 전자파가 얼마나 나오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있을까. 휴대전화 전자파는 어떻게 해서 ‘누구나 관심이 있지만 아무도 모르는’ 문제가 되었을까.
  •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가로막는 대기업들의 윤리의식 부재와, 별다른 성의를 보이지 않는 정보통신부의 무기력을 고발한다.
‘한마음’ 대기업·정통부, 휴대전화 전자파 논란 막는다?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 중 아무나 붙잡고 소지품을 검사한다면, 지갑과 신분증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소지하고 다니는 물건이 아마 휴대전화일 것이다. 국내 가입자 수 3060만, 국민 네 명 중 세 명이 쓴다는 휴대전화가 현대인의 생활 필수품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듯 하다.

그러나 전세계 시장의 30%를 차지하면서 물량면에서 수출품목 1위에 오른 ‘대한민국의 효자 종목’ 휴대전화가 최근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요즘 유행하는 카메라 내장 휴대전화나 컬러폰, TV폰 등의 기술발전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휴대전화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업계와 시민단체, 정부부처 간의 팽팽한 공방이 논란의 핵심이다.

휴대전화 전자파의 유해성 여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휴대전화 단말기 제조업체와 정부 쪽의 대응 태도는 소극적이기 이를 데 없다는 사실을 두고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휴대전화의 전자파 흡수율(SAR·Specific Absorption Ratio)을 어떻게 공개해야 하는가를 두고 ‘정부·관련기업 대 국회·시민단체’라는 전선이 형성되어 있는 상황.

SAR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귀를 막고 있는 데다 정통부마저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것이 국회와 시민단체의 문제제기다. 여기에 주무부처인 정통부에 대해 전문성 결여를 문제삼고 나서는 목소리가 가세하면서, 휴대전화 전자파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거세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업보호 차원에서 공개 못한다?

논쟁의 핵심으로 들어가기 위해선 우선 사건의 앞뒤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먼저 논란의 대상이 된 SAR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한마디로 요약하면 SAR이란 ‘휴대전화 전자파가 인체 머리에 흡수되는 단위질량당 에너지율(W/kg)’을 말한다. 모든 휴대전화에서는 통화중에 일정한 양의 전자파가 방출된다. 그리고 이 전자파는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굳이 ‘미칠 수도 있다’고 하는 것은 유감스럽게도 유해성 여부가 과학적으로 완벽하게 결론이 난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쨌든 국민건강을 위해서는 당연히 ‘유해할 수 있는 개연성’도 막아야 하는 법. 이러한 이유로 각국에서는 휴대전화 전자파 방출량에 대한 제한선을 정해놓고, 제조업체들이 단말기를 생산할 때 이를 의무적으로 준수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SAR은 전세계 각국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할 때 인체조직에 흡수되는 전자파량을 제한하기 위한 기준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세계적으로 휴대전화 전자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하던 지난 2000년 1월, 국내에서도 전파법에 전자파 인체보호기준을 제정하는 근거를 처음으로 마련했다. 이후 2000년 12월 SAR 측정기준 등을 포함한 전자파 인체보호기준을 제정, 고시했으며, 지난해 4월부터는 휴대전화 형식등록시 SAR 기준에 적합한지 심사하는 과정을 의무화함으로써 법적인 기틀을 만들었다. 국내의 경우 SAR 기준을 미국과 같은 수준인 1.6W/kg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이를 초과할 경우 형식등록을 미필한 기기로 간주해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휴대전화에서 방출되는 전자파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미미한 수준. 1990년대 후반 이후 언론 매체에서 몇 차례 보도하긴 했지만, 유해성 여부가 규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세간의 관심에서 한 발 비껴나 있었다. 국내에서 휴대전화 전자파의 유해성 여부에 관심을 갖고 있는 전문가는 손에 꼽을 정도다. 지난 1999년 이후 공학 분야의 몇몇 교수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으며, 일상생활에서 질병의 원인을 찾아내 분석하는 의학분야인 역학(疫學) 관련 전문의들 중 일부가 유해성 여부를 분석해 발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휴대전화 전자파 유해성 논란의 물꼬를 튼 건 지난해 가을 열린 국정감사였다. 2002년 9월 국정감사에서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이하 과기정위)는 4월 이후 출시된 휴대전화의 SAR 수치를 공개할 것을 정보통신부에 요구했다. 그런데 정통부측이 제출한 자료를 본 과기정위 위원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논의를 주도한 한나라당 박진 의원실의 이성환 보좌관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한다.

“그런데 정통부가 제출한 자료가 어땠는 줄 아세요? 36개 품목에 대해 형식승인을 내줬는데, 모델명과 제조명칭을 빼고 1번부터 36번까지 순번만 매겨서 수치를 뽑아왔더군요. 도대체 그 자료만으로는 휴대전화 전자파 수치인지 가전제품 전자파 수치인지 알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자료를 다시 요구하니 정통부측에서 이렇게 말하더군요. ‘업체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업보호 측면에서 공개할 수 없으며, 세계적으로도 이를 공개하지 않는 추세다’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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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희욱 이코노미21 기자 heeu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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