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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심 수사 지양하고 인권검찰로 거듭나라”

검사 출신 함승희 의원 직격 발언

“공명심 수사 지양하고 인권검찰로 거듭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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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심 수사 지양하고 인권검찰로 거듭나라”
엊그제 검찰총장은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의 갑작스러운 연행과 관련, “함승희 의원이 제기한 정회장 변사사건에 대한 의혹이 크게 부각될 것을 우려한 물타기 아닌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검찰은 의혹이 있는 곳에 수사한다. 무슨 의도가 있겠는가”라고 당당하게 답했다. ‘검사는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에는 범인, 범죄사실과 증거를 수사하여야 한다’는 형사소송법 제 195조에 비추어 당연한 말이다.

그렇다면 검찰은 정회장의 변사사건에서 위에서 지적한 정도의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 아무도 이런 의혹에 대한 수사검사의 명쾌한 해명을 듣지 못했다. 검찰의 눈에 비자금 의혹은 유독 크게 보이고, 정회장 변사사건을 둘러싼 각종 의혹은 그토록 작게 보이는 이유가 무엇인가.

경험칙상 수사를 받은 대부분의 피의자는 처음에는 사랑하는 가족이나 사장 얼굴만 쳐다보고 있는 종업원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버티기로 일관하고, 청탁이나 도망을 생각한다. 그러나 일단 버티기가 무너져 중요한 범죄사실을 자백한 직후에는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고 한다. 과거 검찰청사에서 수사받던 중 목을 매거나 투신자살한 피의자들의 대다수가 그러했고, 실제 수사를 받고 나온 대부분의 기업인이나 공직자들의 솔직한 심경이 그러했다고 들었다.

자백 직후에는 그것이 가져올 사회적 파장에 대한 번민, 주위 사람들을 배신했다는 자괴감, 그리고 수사과정에서 받은 인간적 모멸감 등이 혼재된 상태에서 가족이나 종업원들의 얼굴이 머리에 비집고 들어올 틈도 없이 “아, 나는 이제 끝장이 났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그저 죽고 싶은 마음뿐이라는 것이다.

유능한 검사라면, 경험이 많은 노련한 검사라면, 그리고 정의감과 의협심이 강한 검사라면, 검찰에서 조사받고 나온 지 만 하루 만에 죽음에 이른 피의자 정몽헌의 변사사건에 대해 마땅히 이런 정도의 의구심은 가져야 하리라.



좀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정회장은 7월26일과 31일, 그리고 8월2일 세 차례에 걸쳐 몰아치기식 조사를 받았다. 마지막 날 검찰청에서 나온 지 만 하루 만에 변사체로 발견된 이상 검찰 수사와 그의 죽음에 인과 관계는 없는가, 더 나아가 자백한 범죄 사실의 상대방 또는 그 세력으로부터 어떤 강요나 음모는 없었는가, 수사과정에서의 가혹행위나 인간적 모독행위는 없었는가 따위의 의심을 갖고 우선 정회장을 조사했던 대검 중수부 검사와 수사관들을 상대로 감찰조사를 벌여야 한다.

아울러 그의 가족, 측근 등 주변 사람들을 상대로 최근 그의 행적과 언행을 조사하고, 접촉한 인물들을 탐문하고, 필적을 감정해야 한다. 또 어느 야당 의원이 제기한 것처럼 그 유서에 쓰인 종이가 평소 회장 집무실에서 쓰던 종이였는지, 펴 있지 않고 왜 접혀 있는지, 타살됐는데 자살로 위장된 것은 아닌지, 강요된 자살은 아닌지, 자살이라면 죽음을 결심하게 된 구체적 동기는 무엇인지를 상세하게 내사해야 하는 것이다.

고삐 풀린 망아지가 돼서야…

그런데 정회장 변사사건을 대하는 검찰의 태도는 어떠했는가. 모든 의혹과 진실규명을 외면한 채 그저 ‘사업부진과 특검수사의 스트레스로 인한 추락에 의한 장기파열 사망’이라며 전형적인 자살사건으로 단정해 정회장의 시신과 더불어 그 모든 의혹을 무덤에 파묻어 버리려는 태도가 역력했다.

우선 이 사건을 서울지검에 근무하는 경력 3년차의 소년 담당 검사에 맡긴 것부터가 (나중에 경력이 조금 더 많은 검사로 바꾸었다고는 하지만) 의도적이다. 온 세계의 언론이 관심을 갖는 사건이면 외국에서는 검사장이 직접 현장지휘를 한다. 그렇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서울지검 강력부장쯤 되는 베테랑 검사가 최초 현장지휘를 해 단순자살로 보이지 않고 뭔가 석연치 않은 의혹이 느껴지면 바로 대검 강력부장이 총괄 지휘했어야 한다.

게다가 언론보도 등을 통해 수사과정의 인격모독 행위 등 가혹행위 의혹이 제기되면 국회에서 문제삼기 전이라도 검찰 스스로 대검 감찰부장에게 진상을 알아보게 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검찰의 태도는 어떤가. 국회법제사법위원인 본 의원이 피감독기관인 법무장관을 통해 이러한 합리적 의혹을 제기하면서 수사의 주체를 격상해 심도 있는 수사를 할 것을 촉구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검찰은 가혹행위 문제 하나에만 매달려 “그런 일 없다”는 변명에만 급급하면서 오히려 문제를 제기한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을 고소하느니 마느니 하는 행태를 보였다. 분노를 넘어 측은한 마음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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