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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발전소 건설에 백두대간 죽어간다

지역갈등, 血稅낭비, 비효율성

  • 글: 서재철 녹색연합 자연생태국장 kioygh@greenkorea.org

양수발전소 건설에 백두대간 죽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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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야의 남는 전기를 활용해 한낮의 전기생산량을 늘린다는 효율적 발상에서 시작된 양수발전소는 알고 보면 핵발전소의 보조 역할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백두대간에 건설되고 있는 양수발전소는 완공도 되기 전에 환경훼손과 지역갈등, 그리고 대규모 산사태 피해까지 낳고 있다. ‘백해무익’ 양수발전소 논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양수발전소 건설에 백두대간 죽어간다

점봉산 양수발전소 건설 현장

부안 핵폐기물처리장 건설을 둘러싸고 정부와 지역주민이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건설을 밀어붙이려는 공권력과 이에 저항하는 주민의 몸부림은 국민들에게 핵발전에 대한 근본적 고뇌를 던져주었다. ‘계속 핵발전소를 지어야 하는가’ ‘핵 이외의 대안은 없는가.’

하지만 핵발전을 근간으로 하는 전력수급체계의 변화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과거와 현재의 전력산업은 물론이고, 미래 전력사업의 근간인 ‘장기전력수급체계’에 관한 모든 정보와 논의가 산업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에 독점되어 있다. 또 전력을 생산하고 공급하는 일체의 고리가 ‘정부-한국전력-전력학계’로 연결되어 있어 전력수급체계 변화에 관한 합리적 토론과 논의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반면 유럽,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핵발전을 배제한 전력생산을 선택하고 있고, 대체에너지에 대한 국가적 투자 또한 우리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다. 핵발전 정책이 가져다주는 현상적 이익에도 불구하고 그 부작용이 만만찮기 때문에 다른 길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핵발전 문제가 불거진 것은 ‘부안 사태’가 처음은 아니다. 과거에 인천 굴업도와 충남 안면도는 핵폐기물처리장 유치문제를 놓고 민란에 가까운 갈등을 겪었다. 그밖에도 핵발전소 주변에서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났다. 핵발전소에서 나오는 온배수로 인해 인근 어장은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으며, 해양생태계 또한 야금야금 파괴되고 있다.

핵발전소는 그 특성상 또 하나의 전력사업을 낳는다. 이 전력사업은 지역갈등과 민원을 야기하는 동시에 환경훼손 논란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바로 양수발전사업이다.

연중 40일만 가동되는 ‘비효율’ 댐

큰 산을 가운데 두고 양쪽에 고도 차이가 나는 수력전용 댐을 각각 지어 두 댐의 수차를 이용해 수력발전을 하는 사업이 양수발전사업이다. 전력소비량이 늘어나는 낮 시간에 상부댐에서 하부댐으로 수차를 이용한 수력발전을 한다. 반대로 전력소비가 줄어드는 심야 시간에 남는 전기를 이용, 터빈을 돌려 하부댐의 물을 상부댐으로 끌어올린다.

원리를 보면 효율적인 발전방식인 것 같지만, 실제 양수발전의 기본 기능은 핵발전소를 보완하는 데 있다. 핵발전소의 원자로는 한 번 가동하면 멈출 수 없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전기는 여타 에너지와 달리 저장이 안 된다. 한번 전기를 일으키면 가두어두거나 묶어둘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핵발전소는 양수발전소를 필요로 한다. 핵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기 가운데 남는 전기를 양수발전소에 보내 활용하는 것이다. 즉, 양수발전소는 핵발전소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추진되는 발전사업이다. 우리나라 장기전력수급계획은 핵발전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산자부와 한전은 지속적으로 양수발전소를 건설해왔다.

그런 양수발전이 점점 쓸모 없게 되어가고 있다. 양수발전의 필요조건인 심야전기가 더 이상 남아돌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5년간 심야전기 소비량이 폭증해 겨울철 난방용 심야전력 수요가 핵발전소 발전용량을 초과하기에 이르렀고, 여름철 냉방용 심야전력 수요 또한 급증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양수발전소의 연평균 가동률은 6∼10%에 지나지 않는다. 1년에 40일 가량 운영되는 셈으로, 효율이 가장 낮은 발전 방식이다. 1개소당 사업비가 5000억∼8000억원에 달하는 국책사업인 양수발전은 사업근거 자체가 없어진 지 오래다.

그러나 한전은 양수발전이 ‘첨두부하(尖頭負荷)’용 발전사업이라며 전력 사용이 최고점에 달했을 때 전력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한 것이라는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이 논리가 맞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한전의 자회사인 한국남부발전(주) 홈페이지는 양수댐에 대해 ‘전력수요가 적은 밤에 하부저수지의 물을 상부저수지로 끌어올리고 전력수요가 증가하는 낮에 상부저수지의 물을 하부저수지로 내려보내 이때 발생하는 힘으로 지하발전기에서 전기를 발생시킴’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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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서재철 녹색연합 자연생태국장 kioygh@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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