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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탈(脫)원전을 다시 생각한다

큰 지진 올 수 있다 원전 관리 신뢰·소통 더 필요

지진과 원전 안전

  • 정현상 기자|doppelg@donga.com

큰 지진 올 수 있다 원전 관리 신뢰·소통 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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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지난해 경주 지진 이후 불안감 고조
  • ● 文대통령 “활성단층 조속히 확인해야”
  • ● 한수원, 비밀주의 파괴 시도
  • ● 이관섭 사장 “눈으로 보고 믿게 하자”
  • ● 내진성능 보강 규모 7.0(0.3g) 수준으로
큰 지진 올 수 있다 원전 관리 신뢰·소통 더 필요

2011년 3월 쓰나미로 인해 수소폭발한 후쿠시마 제1원전 4호기.[ 동아일보 김창원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내건 탈(脫)원전 정책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다. △공론화를 통한 고리원전 5·6호기 건설 백지화 △노후 원전 수명연장 금지 △신규 원전 건설 전면 중단이다. 이전 정부가 펴온 원전 확대 정책과 정반대 길이다.

그 핵심 이유는 안전 문제다. 특히 지난해 9월 12일 발생한 경주 지진으로  원전의 안전성 문제가 초미의 과제로 떠올랐다. 경주 외곽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5.1, 5.8 지진은 ‘한반도에 큰 지진은 없다’는 고정관념을 뒤흔든 사건이었다. 이후 여진은 올해까지 지속됐고, 시민들이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지진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5월 5일엔 전남 구례군에서 규모 3.0의 지진이 발생했다.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이 분명해진 상황이다.

활성단층 조사에 2021년까지 105억

이 때문일까. 지진으로 인한 원전사고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은 크게 고조됐다. 환경운동연합이 지난해 10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9.8%가 지진 위험 지역에 지어진 원전의 가동을 중단하고 안전 점검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지난해 6월 건설 허가를 받은 신고리 5·6호기 원전 건설에 대해서는 전면 중단(41.5%)과 재검토(39.6%) 의견이 계획대로 건설(11.8%)하자는 의견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특히 건설 예정 부지 인근 지역인 부산, 울산, 경남 응답자들의 반대 목소리가 컸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4월 11일 부산에서 “원전 안전성 확보를 국가과제로 추진하겠다. 월성원전 30㎞ 반경 안에 127만 명, 고리원전 30㎞ 반경 안에 341만 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원전 밀집 지역이다. 월성·고리 원전의 안전 확보는 곧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경주 지진 이후 고리원전을 방문해서는 “(경주 지진으로) 양산단층대(경주∼양산∼부산)가 활성단층(260만 년 전부터 최근 사이에 활동한 단층)일 가능성이 커졌다”며 “대한민국에서 이 지역이 지진에 취약한 곳이라는 게 증명된 만큼 원전 단지로서 부적절할 수도 있다. 조속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주 지진은 양산단층이 재활성단층임을 확인해줬다. 양산단층은 길이 150km 이상으로 교동-연동-가천-월평-신평-보령사-덕곡 지역 등에 걸쳐 있으며, 고리원전과는 23km, 월성원전과는 25km, 한울원전과는 31km, 한빛원전과는 231km 떨어져 있다.

경주 지진 이후 정부 당국과 원전 운영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은 국민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했다. 정부(당시 국민안전처)는 지난해 9월 20일 “2017년부터 25년간 총 525억 원을 투입해 한반도 활성단층에 대한 전면 조사에 착수하고, 1단계로 지진 빈발 지역과 대도시의 활성단층 조사에 2021년까지 105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수원은 원전의 내진설계 강도를 높이는 등 여러 후속작업을 취하고 있지만 다수 국민은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신고리 5·6호기 주변 단층 성격은

한수원은 특히 신고리 5·6호기 설계 당시 활성단층을 부정하거나 고의로 설계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건설 허가를 심의한 세 차례 회의에서 한수원이 ‘부산 남동부 해안 20㎞ 해양 탐사 결과 활성단층이 존재하고 이것이 육상의 일광단층과 연결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김한준 해양과학기술원 박사의 논문을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고, 원안위에 보고한 안전성 분석 보고서에 이를 반영하지 않고 숨겼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한수원은 김한준 박사의 논문이 신고리 5·6호기 심사가 끝난 뒤에 발표돼 심의 때 이를 언급할 수 없었으며, 해양단층이 활동성단층(50만 년 내 2회, 3만5000년 내 1회 활동한 단층)이라는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한수원은 발생 위치, 지하단층 분포 등 지진 특성을 분석해 활동성 단층으로 확인될 경우 안전성평가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관섭 한수원 사장은 또 3월 7일 경주화백센터에서 열린 ‘2017 원전 안전성 증진 심포지엄’에서 “원자력 안전을 위해 부단히 설비를 개선했다.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이 방법 저 방법 연구도 많이 했다. 그러나 구호에 치중한 면도 있었고, 국민에게 믿음을 주기에는 부족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그동안 원전 안전을 믿어달라고 말로 호소했다면, 지금부터는 국민이 눈으로 보고 ‘원전이 안전하다’고 인정하도록 하자”며 결의를 다졌다.

더욱이 지난 4, 5월 초에는 그동안 한수원이 보여왔던 ‘비밀주의’를 파괴하고 새로운 차원의 안전소통위원회를 열었다. 환경단체 측 7인과 한수원 측 7인으로 구성된 안전소통위원회는 대국민 소통 활성화를 위한 원전 정보 확대 공개 방안과 고리1호기 해체 현황과 계획을 공유하기 위한 협의체 구성 등에 대해 논의했다. 정보 공개와 소통이 원전 신뢰의 바탕임을 다시금 확인한 것이다.

그동안 한수원은 원전 운영 정보와 사건사고 정보 등은 공개해왔지만 안전성평가와 관련된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향후 가동 원전의 인허가 서류와 원전 운영 안전 정보 등의 공개 범위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원전 해체는 많은 돈과 긴 시일이 걸리는 사안이므로 이에 대해서도 지역 주민 등과 긴밀한 협의가 필수적이다. 한수원은 향후 고리1호기 최종해체계획서를 작성하고 지역협의체를 구성해 원전해체사업과 관련된 정보를 서로 공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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