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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태 진단

대한민국 강타한 인터넷 누드 신드롬

“디카·폰카 앞에서 벗고, 찍고, 띄운다”

  • 글: 장옥경 자유기고가 writerjan@hanmail.net

대한민국 강타한 인터넷 누드 신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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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뜨기 위해’ ‘돈을 위해’ ‘그냥 재미로.’ 이제 벗는 일에 성역은 없다.
  • 연예인들은 미끈하게 빠진 나신(裸身)을 선보이고, 무대 위 배우들은 ‘작품을 위해’ 옷을 벗어던진다.
  • 보통사람들은 ‘디카’ ‘폰카’에 자신의 몸을 내맡긴다.
대한민국 강타한 인터넷 누드 신드롬
성경에 보면 ‘아브라함은 이삭을 낳고, 이삭은 야곱을 낳고, 야곱은 요셉을 낳고…’ 하는 식의 ‘낳고 낳고’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런데 요즘 우리 사회에선 ‘듀크가 벗고, 대니가 벗고, 비키가 벗고, 황혜영이 벗고, 레이싱 걸이 벗고, 곽진영이 벗고…’ 하는 연예인들의 ‘벗고 벗고’ 이야기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고 있다.

벗는 이유도 여러 가지다. 다리가 예쁜 연예인이란 닉네임이 붙은 이혜영은 소문난 외국 잡지의 멋진 누드 사진을 보면서 자신도 누드를 찍어 보리라 결심했다고 한다. 남성 듀오 듀크는 성에 대한 솔직한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 그리고 건전한 성인문화의 정착을 위해서 벗었다고 한다. 디바의 비키는 아버지의 대장암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힙합그룹 원타임의 대니는 솔로앨범 홍보를 위해 벗었다고 한다.

13년 전 일본의 톱스타 미야자와 리에가 누드집 ‘산타페’를 촬영하며 내세웠던 이유는 ‘젊은 날의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이제 이런 이유는 더 이상 셀링포인트가 되지 못한다. 누드를 찍는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의 독특한 컨셉을 내세운다. 스포츠 포즈 누드를 찍는가 하면 귀여움을 한껏 부각시킨 큐티 누드를 찍고, 심지어 자위행위 누드와 남성과의 혼성 누드를 내세우며 ‘날 보러 오라’고 아우성을 친다.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세우며 날로 진화하는 누드의 주인공은 연예인에서 스포츠 스타는 물론 ‘자동차 경주의 꽃’이라고 불리는 레이싱 걸로 확대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국내 각 분야 톱스타 서너 명이 참가한 합동 누드집이 비밀리에 추진되고 있다 한다. 또 국내를 넘어 일본의 누드모델까지 끌어들이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일본 누드계의 지존으로 꼽히는 시마무라 가오리가 국내에서 누드집을 찍고 있다. 지금까지 20권의 누드집을 출간하며 ‘최다 누드집 발간’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그는 헤어누드를 포함한 강도 높은 누드 촬영을 했다. 동서양의 매력을 두루 갖췄다는 필리핀 최고의 여배우 프리에토 역시 177cm의 키, 풍만한 가슴을 내세우며 국내 누드시장을 공략할 예정.

공연예술계라고 해서 누드 바람이 비껴가는 건 아니다. 지난해 가을 현대무용가 빔 반데키부스와 소프라노 신영옥이 출연한 오페라 ‘리골레토’에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여성이 등장했다. 스트라빈스키 발레 음악인 ‘봄의 제전’에서도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섯 명의 무용수가 팬티를 벗어던지며 무대를 시작했고 마지막엔 전라의 한 무용수가 5분 이상 무대를 질주했다.

지난 6월7일에는 국내 최초 성인 콘서트 ‘올 댓 누드(All That Nude)’가 열렸다. 란제리 쇼와 보디페인팅 쇼 등이 진행됐는데, 출연 모델들은 상반신을 완전히 노출하는 깜짝 퍼포먼스 쇼를 벌였다. 이색공연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자, 공연기획사는 현장에서 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모바일과 인터넷을 통해 4시간 동안 실시간 중계했다.

불황 탈출 위한 선택

지금은 연예인 누드가 전혀 문제 될 게 없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연예인이 ‘벗는다’는 건 경력에 흠집이 될 정도로 치명적인 일이었다. 탤런트 김희선이 탄자니아에서 촬영한 누드집을 둘러싸고 사진작가 조세현과 ‘사기다, 아니다’ 하며 법정공방을 벌였던 게 불과 4년 전의 일이다.

그러다 2년 후인 2002년 성현아의 누드가 인터넷을 통해 무려 800만명에게 공개돼 1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그후 권민중, 함소원, 김완선, 이지현, 이주현이 ‘벗고 벗고’ 열풍을 이어갔다. 지금은 누드를 찍는 연예인들은 기자회견을 갖고 당당히 “누드 찍는다”고 공표한다.

이젠 누드를 찍어도 연예활동에 전혀 지장을 받지 않는다. 함소원과 권민중은 누드 촬영 후 가수로 변신했고, 이혜영도 시트콤에 출연해 연기를 선보였다. 연예인 누드 1세대인 유연실, 서갑숙 등이 겪었던 사회의 삐딱한 시선, 불이익과 비교해보면 격세지감이 느껴질 정도다.

“요즘 누드촬영을 하는 연예인들은 ‘내 몸이 너무 예뻐서 찍었다. 나에게 돌을 던지지 말라. 돌을 던지면 몸이 다친다’고 당당하게 말합니다. 쭈뼛대거나 주눅들지 않고 대중들에게 스스로 몸을 보여주는 그들을 보면 ‘오피니언 리더 같다’는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올 댓 누드’ 콘서트를 기획했던 Y&S 커뮤니케이션의 오윤애씨는 “누드를 둘러싼 관심은 우리 사회의 성에 대한 이중성을 한눈에 보여준다”며 “매스컴에서 왈가왈부하는 것과 달리 실제 누드 영상물이나 공연을 접한 관객들은 차분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미 누드는 우리 사회의 새로운 문화코드가 돼버리지 않았느냐고 반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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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장옥경 자유기고가 writerj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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