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2월호

北 백두산 군사기지에 南 관광기 내린다

삼지연공항 보수 위해 아스팔트 2000t 지원

  •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입력2005-01-24 17: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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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백두산 군사기지에 南 관광기 내린다

    북한 쪽에서 바라본 백두산 천지. 9월 하순이지만 벌써 눈이 쌓여 있다.

    1월15일 울산항. 수백 개의 검은색 드럼통이 중국 국적 선박에 차곡차곡 쌓였다. 드럼통에 담긴 것은 도로포장에 사용되는 아스팔트용 피치 2000t. 이틀 뒤 조촐한 출항식과 함께 출발한 이 배는 남해를 돌아 북한의 남포항으로 향했다. 남포항에서 다시 600km 내외 철길을 달려 도착하게 될 최종 목적지는 양강도 동북부의 백두산 밑에 있는 삼지연군. 배에 실린 아스팔트는 이곳 공항 활주로와 인근 도로포장 등 관광단지 준비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올라가는 자재였다.

    아스팔트를 보내는 주체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을 주축으로 하는 민간단체 컨소시엄. 지난해 6월 인천에서 열린 ‘우리민족대회’에서 북한의 직업총동맹(이하 직총)이 요청한 바에 따른 것이었다. 이러한 논의는 11월 하순 금강산에서 열린 실무접촉을 통해 문서화됐고, 이에 따라 곧바로 SK(주)에 생산을 의뢰했다고 한다.

    SK㈜로부터 피치를 구매하는 데 들인 비용은 북한 용천 참사 당시 피해지원을 위해 모금했다가 복구가 상당부분 진행되어 사용처가 마땅치 않던 기금이라는 것이 민주노총 박민 통일국장의 설명이다. SK㈜ 노동조합도 컨소시엄의 일원으로 참여해 회사측과 구매협상을 담당했다. 양대 노총이 남북 물자교류를 진행해본 경험이 없어 구체적인 실무는 다양한 경제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이사장 김중배·이하 겨레하나)가 맡았다. 남포항으로 향하는 배에는 양대 노총 등 컨소시엄 관계자들도 동승했다.

    정부 일각의 ‘염려’

    이번 사업에 참여한 인사들은 “당국이나 기업의 논리가 아니라 순수한 민간단체 차원에서 이뤄진 사업인 만큼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한다. 당초 직총측은 2004년 연내에 지원해달라고 요청했으나 피치 생산에 시간이 걸려 20일 가량 늦어졌다. 그러나 ‘논의 7개월 만의 현물 인도’는 놀랄 만큼 빠른 속도라는 것. 이 기간 동안 경색돼 있던 남북관계 등 주변상황을 감안하면 분명 이례적인 진행이다.



    당초 직총이 요청한 피치 분량은 3000t이지만 양대 노총의 모금규모 등의 문제로 2000t으로 하향조정됐다. 이는 삼지연공항과 백두산 연결도로 등 백두산 인근의 관광단지를 준비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모라는 것이 사업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북측 노동자들이 담당하는 보수공사는 6월까지 마무리될 예정. 공사가 끝나는대로 양대노총과 직총은 공동으로 백두산을 등반하기로 합의했다. 박민 국장은 “통일을 염원하는 이들의 순수한 열정이 백두산 관광 등 남북교류의 작은 돌파구가 된다면 반가운 일”이라고 밝혔다.

    겨레하나의 김훈 조직국장은 “직총과 컨소시엄의 합의는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후반에는 통일부도 적극적인 자세로 도와줬지만, 관계당국과 처음 협의할 때는 적잖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고 말한다. 우여곡절이란 다름아닌 군과 정보당국 등 보수적인 시각을 가진 관계기관의 ‘염려’. 삼지연공항이 순수한 민간공항이 아니라는 점 때문이었다.

    북위 41.55, 동경 128.36 지점의 해발 1400m 고원지대에 자리한 삼지연공항은 천지연에서 46km 떨어져 있어 백두산 관광의 관문에 해당하지만, 인근 숲에 공군 주기장이 있어 군사용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DMZ와의 거리가 워낙 멀어서 남측에 위협이 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국방부와 합참, 국가정보원은 논의 초기에 “지원되는 피치가 군사용으로 전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구두논의과정에 ‘삼지연공항 활주로 수리용’이라고 돼 있던 피치의 용도는 최종 합의서에서 ‘백두산지역의 시설보수’라는 포괄적인 용어로 대체됐다. 피치는 바세나르 협약 등의 규제를 받는 전략물자가 아닌 데다, 관계기관이 군사적 위협이 증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통일부 사회문화교류국 등 주무부처의 의견대로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전례가 드문 사업임에도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은 것도 공연한 분란을 피하고자 한 때문으로 보인다.

    민간단체의 북한 인프라 건설지원이라는 의미도 가볍지 않지만, 관계자들이 이번 지원사업에 진지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에는 더 큰 이유가 있다. 문제의 삼지연공항 수리가 지난해 11월까지 남북의 관계기관이 물밑에서 추진해오던 백두산관광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정부 차원에서는 해결이 쉽지 않아 난감해하던 문제를 뜻하지 않게 민간단체에서 풀어준 셈이다. 관광사업을 추진하는 주체들이 반색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만만치 않은 협상

    현재 백두산관광사업과 관련해 가장 앞서가는 기관은 한국관광공사. 관광공사는 북한의 코스타(Korea Star·총사장 김수길)와 지난해 7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중국 선양에서 협의를 갖고 백두산 일대에 대한 시범관광사업을 은밀히 추진해왔다. 이 과정에 북측은 고려민항뿐 아니라 남측의 국적기가 삼지연공항에 직접 착륙해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방안도 가능하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코스타는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나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아태)를 거치지 않고 남측 기업과 직접 접촉하는 4~5개 기업 가운데 하나로, 김정일 위원장의 가족이 사업에 간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힘있는 기업’이다. ‘조선의 별’이라는 뜻의 회사 이름도 김일성 주석을 암시하는 말. 1998년 인민군 산하기업인 조선능라888무역회사에서 독립한 코스타는 대북무역 업체 사이에서 빠른 의사결정과 과감한 사업방식으로 정평이 나 있다.

    코스타가 백두산 관광사업 협상에 처음 나선 것은 지난해 초 한국교직원공제회가 백두산 일대의 관광개발사업 플랜을 마련하고 이를 제안하면서부터다. 대북지원사업을 하는 민간단체를 통해 사업을 제의받고 교직원공제회와 수개월간 협상을 진행하던 코스타는 난항에 부딪히자 6월 무렵 대안을 모색했고, 그 결과 떠오른 협상 파트너가 바로 관광공사였다.

    그러나 관광공사와의 협상도 순탄치 않았다. 우선 코스타측이 내건 요구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로웠다는 것이 협상에 간여한 인사들의 설명이다. 관광공사에 따르면 코스타는 백두산 일대 시범관광권을 주는 대신 380만달러 상당의 지원을 요청했다. 이때 내건 명목이 바로 삼지연공항 활주로 등 이착륙시설의 개보수 비용이었다. 아스팔트용 피치와 관제시설 수리비, 이를 위한 인건비를 모두 합친 금액이라는 것. 그리고 투자액의 절반은 현금으로 달라는 요청도 덧붙여졌다.

    그러나 이 요청은 수락하기 어려웠다고 관광공사 관계자들은 말한다. 가장 문제가 된 것은 100명 내외가 탑승하는 중형 여객기 이상은 이착륙이 어려운 삼지연공항의 규모. 이 경우 매달 주 1회씩 3회를 보낸다고 했을 때 관광비를 300만원 이상으로 책정해도 10년이 걸려야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이는 백두산이 ‘민족의 영산’이라고는 하지만 중국을 통한 루트에 비하면 턱없이 비싼 금액. 평양관광까지 포함하는 상품을 구성한다 해도 관광객을 유인하기는 어려운 조건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협상은 답보상태에 빠졌다.

    “삼지연을 개발하라”

    양대 노총의 아스팔트 현물지원은 이 같은 답보상태를 푸는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전망한다. 일단 코스타측이 내건 초기 투자금의 명목이 삼지연공항 활주로 수리인 만큼, 이를 위한 자재를 민간단체가 무상으로 제공했으므로 투자금액이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내려갈 수밖에 없으리라는 예상이다. 관광공사는 이와 같은 판단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협상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목상 피치 지원과 백두산 관광은 별개의 사업이다. 남과 북의 주체가 모두 다르고 공식적인 사업목적도 다르다. 심지어 이를 담당하는 통일부 내 부서도 사회문화교류국과 교류협력국으로 나뉜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두 사업이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부인하는 관계자는 없다.

    이는 북한측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보인다. 피치지원 협상과 시범관광권 협상에서 직총과 코스타가 동일한 조건을 내건 것만 봐도 이는 분명해진다.

    직총과 코스타는 각각 남측 파트너에게 “2004년 이내에 가시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고, 당초 “피치 3000t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초기협상 및 사업타당성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직총과 코스타에게 같은 ‘임무’가 주어졌음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를 양대 노총과 관광공사라는 별개의 창구를 통해 동시에 시도하는 방식이었던 것이다.

    피치가 지원된 지금, 북측이 투자요구금액을 얼마나 하향 조정할 것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그런데도 관광공사측이 상황을 낙관하는 또 하나의 근거는 북한이 이 사업에 기울이는 노력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북한 당국은 ‘연내 결과물’을 재촉할 만큼 서두른 데다, 지난 한 해 동안 삼지연 관광단지화를 위한 준비작업을 빠른 속도로 진행하기도 했다.

    ‘로동신문’ 등 북한언론에 따르면 북한당국은 이미 1995년 무렵부터 김일성 주석 일가의 ‘혁명사적’이 밀집한 백두산 일대를 관광지구로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자금부족으로 인해 삼지연공항 수리 등에 난항을 겪기는 했지만, 지난해 하반기에는 현대식 주택 3000여채를 신축하고 고산지대의 특성에 맞게 ‘봇나무거리’ ‘열매나무거리’ 등을 새로 만드는 등 삼지연군을 ‘수림 속의 휴양도시’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또한 총면적 25만평 규모에 수십 채의 건물과 1000여명 규모의 숙소, 스키슬로프와 스키 점프시설이 들어서 국제체육경기를 치를 만한 규모의 ‘백두산지구 체육촌’을 건설하는가 하면, 삼지연 주변 숲에 근로자각과 대학생각, 소년단각 등 숙박시설을 건설했다. 인근 리명수계곡에는 5개의 수력발전소를 건설해 이들 시설의 전력공급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했다는 조선중앙통신의 보도(2004년 11월16일)도 있었다.

    2박3일에 70만~80만원?

    금강산이나 평양과는 달리 ‘중국 루트’라는 경쟁자가 있는 백두산의 특성도 남측의 ‘협상력’을 높여주는 대목이다. 지린성 안투현의 얼다오바이허진을 통해 ‘장백산’에 오르는 중국 쪽 관광통로에 한국인들이 붐비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 인천-옌지간 직항도를 이용하는 항공노선이나 단둥이나 자루비노를 경유하는 바다노선이 모두 70만원 안팎의 가격으로 상품화한 지 오래다. 특히 중국은 최근 얼다오바이허진 인근에 공항과 대규모 숙박시설을 만들어 한국 관광객의 접근성을 높이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북한으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고, ‘이왕 중국으로 가는 돈, 북한으로 가는 것이 낫지 않으냐’는 논리에 설득력을 보태주는 대목이다.

    관광공사는 중국 루트와 가격경쟁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루트로 ‘인천공항-삼지연공항’ 직항노선을 통한 2박3일 정도의 관광코스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두산 인근의 온천과 삼림욕, 천지연 산행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평양이나 묘향산 관광 등을 포함하는 코스도 생각해볼 수 있지만 그럴 경우 가격이 크게 올라가므로 당장은 가장 단순한 노선을 ‘개척’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이다. 장차는 백두산 개발사업에도 한국 자본이 참여할 수 있겠지만, 관광공사의 기관 특성 및 재정규모상 거기까지 욕심을 내기는 어렵고, 대신 직항노선을 이용한 1만여명 규모의 시범관광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 일단 직항 관광노선이 뚫려 대중화하면 그 다음부터는 민간 여행사들이 북한측과의 협상을 통해 여러 자체노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전문가들은 경제논리로만 접근하면 이 코스의 가격이 대략 70만~80만원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본다. 서해를 경유해 1시간40분이 소요되는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전세기의 경우 이미 남북이산가족방문단 등의 사례에서 활용된 바 있어 제도적인 장애물은 없다는 게 관계기관의 유권해석이다.

    이산가족방문단의 전례를 보면 160인승 중형기의 전세비용은 대략 5000만원 내외로, 숙박비를 포함해도 70만원대에서 2박3일 관광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박3일에 50만원이 드는 금강산 육로관광의 경우를 감안하면 북한측도 납득할 만하다는 것.

    관광공사는 ‘이 사업에서 손해만 보지 않으면 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는 점, 남북협력기금을 이용해 비용을 낮추는 방안도 검토되는 상황 등을 감안하면, 북한측에 나름의 인센티브를 주고도 중국과 경쟁할 만한 상품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결론이다. 남북협력기금을 이 사업에 사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정부 안에서도 큰 이견이 없는 상태. 통일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확정되면 검토해볼 만하다”고 설명한다.

    결국 현재 추진되는 백두산 관광코스는 ‘인천공항 혹은 김포공항에서 국적기를 타고 서해상으로 1시간40분 가량 날아가 삼지연공항에 내린 후 2박3일 동안 온천과 삼림욕, 천지연 등반 등을 즐기고 돌아오는 70만원대의 관광상품’으로 정리될 수 있다. 관광공사측은 협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삼지연공항 보수공사가 마무리되면 올해 사업을 성사시키겠다는 의욕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정상회담 5주년을 포함해 다양한 의미가 있는 해인 데다 북한측이 조속한 사업화를 원하는 만큼 더 미룰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다.

    이러한 시범관광사업이 성공리에 이뤄진다면 거시적으로는 금강산의 경우처럼 남측 자본이 백두산 개발에 참여하는 방안도 추진할 수 있다. 앞서 설명한 교직원공제회의 개발플랜은 이러한 목표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두산을 염두에 둔 프로젝트라는 점은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관광공사와 교직원공제회의 사업계획은 서로 다른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직원공제회는 지난해 상반기 수개월 동안 다수의 사업개발 프로젝트매니저를 동원해 타당성검토 작업을 마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스타측의 협조로 백두산을 현지 실사한 것으로 전해지는 이 타당성 검토작업은, 참여한 전문가들에게 엄격한 비밀준수각서를 작성하고 보고서가 완성된 후에 관련 자료를 전량 폐기할 정도로 엄격한 보안을 유지하며 추진되었다는 전언이다. 금강산 지구에 준하는 규모의 사업을 검토한 이 보고서에는 대규모 호텔과 위락시설, 삼지연공항 현대화작업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나 북측에 먼저 협상을 제안할 정도로 의욕적으로 추진되던 사업은 이를 주도한 이기우 당시 교직원공제회 이사장이 지난해 7월 총리비서실장으로 옮겨가면서 사실상 중단됐다고 정부 관계자들은 말한다. 이사장 자리가 장기간 공석이었던 데다 이후 취임한 새 임원진이 ‘안정성 부족’을 이유로 추진을 보류했다는 것. 이는 백두산 개발이라는 덩치 큰 사업은 당국 차원의 합의를 통한 보장이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포 녹여 보습 만든다?

    백두산 관광사업에 대한 통일부의 방침은 분명하다. 2005년이 광복 60년, 정상회담 5주년 등 여러모로 ‘꺾어지는 해’인 만큼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측 기업이나 기관의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추진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남북 경제협력이 장기적으로 안정되려면 양측이 모두 이익을 얻는 ‘윈-윈 게임’이어야 한다는 논리다. 여기에는 그간 대북경협사업 주체들을 끊임없이 괴롭힌 ‘퍼주기 논란’에 대한 경계심리도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금강산 관광특구에 포함되어 있는 북한의 장전항은 원래 해군기지였다. 그러나 개발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이를 모두 철거했다. 개성공단이 들어선 벌판도 인민군 2군단 6사단이 주둔하던 지역이지만, 이들도 자리를 뒤로 물렸다. 비록 남측에 위협을 주던 위치는 아니지만 삼지연공항 역시 관광사업이 본격 궤도에 오르면 완전히 민간화할 것으로 보인다. 가속화하는 북측의 개방과 경제적 필요, 이에 대응하는 남측의 발 빠른 움직임이 북핵 문제가 야기한 ‘빙하기’에도 나름의 성과를 만들어가는 형국이다. ‘대포를 녹여 보습을 만드는’ 이와 같은 움직임이 백두산에서도 성사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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