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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초점

‘흔들리는 지구’의 미래

지각변형 10년 이상 지속, 한반도에도 해일 가능성, 그러나 지축 바꾸기엔 에너지 미약

  • 이윤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선임연구원 leeys@rock25t.kigam.re.kr

‘흔들리는 지구’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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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순간에 15만7000여명(1월12일 현재 공식집계)의 인명을 앗아간 수마트라 해저지진. 40년 만의 최대 규모인데다 피해도 막대해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 일부 과학자는 이번 지진의 영향으로 지축의 위치가 변하고 지구의 크기가 줄었으며, 이로 인해 기후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과연 그럴까.
‘흔들리는 지구’의 미래
지난해12월26일 발생한 규모 9.0의 수마트라 해저지진은 1964년 발생한 알래스카 지진 이후 40년 만에 나타난 큰 지진이었다. 이 지진은 인도네시아는 물론 스리랑카, 인도, 태국, 소말리아 등 인도양을 낀 먼 나라에까지 큰 해일을 일으켜 최소한 15만7000명의 인명을 앗아갔다.

이 지진으로 지축(지구자전축)의 위치가 변하고 지구의 크기가 줄어들었으며 앞으로 하루의 길이가 짧아지거나 급격한 기후 변동을 야기할지도 모른다는 일부 학자들의 견해가 외신을 타고 들어왔다. 12월28일 조선일보는 “미국 지질조사연구소의 켄 허드너트 박사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수마트라 섬의 북서쪽 끝 지역이 남서쪽으로 36m 이동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소식은 우리 국민뿐 아니라 지구촌을 불안에 떨게 했다.

과연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추측인가. 앞으로 한반도를 포함한 지구환경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지금부터 이번 지진의 특성과 지구에 끼치는 영향, 한반도의 지진 위험성과 대책 등을 살펴보기로 한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핵과 맨틀, 지각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각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대륙지각과 무거운 해양지각으로 나뉘는데, 평균두께는 각각 30km와 7km로 평균 반지름이 6378km인 지구 규모에서 보면, 수프 위에 생기는 얇은 막에 불과하다.

지구 표면은 움직임을 달리하는 10여개의 판으로 나뉘어 있다. 지진은 대부분 판 경계부에서 발생한다. 즉 지진의 발생은 판구조운동과 긴밀한 관련이 있는 것이다. 인간의 손톱이 자라는 것과 비슷한 속도로 움직이는 판구조운동은 왜 일어나며 그 힘의 근원은 무엇일까.

판을 움직이는 에너지의 근원은 바로 지구 내부의 핵과 맨틀의 뜨거운 열이다. 핵에서 지표를 향해 방출되는 열을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맨틀 내에 대류가 발생한다. 이 대류 에너지가 맨틀 위에 떠있는 암권(lithosphere·지각과 상부맨틀의 윗부분으로 구성)을 분열시키면서 양 바깥쪽으로 밀어낸다. 이때 분열되는 암권 사이로 상부 맨틀의 용암물질이 솟아나와 땅이 벌어지는 부분을 해령(海嶺)이라 한다. 이 용암물질은 대륙지각보다 무거워서 낮고 광활한 해저대지를 이루는데, 이것이 지표면적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해양지각이다. 즉 해령은 해양지각을 만드는 공장인 것.

지구의 크기는 유한하기 때문에 해양지각이 형성되는 만큼 다른 부분이 소멸하는데, 이런 현상은 판과 판이 서로 만나는 부분에서 일어난다. 무거운 판이 가벼운 판 아래로 들어가면 깊은 해구가 생기고, 대륙판과 대륙판이 만나면 히말라야나 알프스와 같은 높은 습곡산맥이 만들어진다. 지구상에서 지진이 가장 활발히 일어나는 장소가 바로 이런 판의 경계부이다.

수마트라 지진의 원인

‘흔들리는 지구’의 미래

이번 수마트라 해저지진(별)과 여진(회색·규모 4 이상)을 나타낸 지도. 굵은 선은 지체구조 경계선이고, 선에 세모가 붙어 있는 부분이 인도-호주판의 해양지각이 유라시아판에 속하는 버마판과 순다판 아래로 들어가는 섭입대(trench)로 세모가 붙은 쪽을 향하여 아래로 들어가고 있다. 흰 세모로 표시된 것은 화산들이며, 이곳의 지진과 화산이 섭입대와 관련이 있음을 나타낸다. [그림 1] (미국 지질조사소, USGS).

[그림 1]은 이번 수마트라 지진이 일어난 안다만-순다해구 일원에서 그 동안 발생했던 주요 지진을 도시(圖示)한 것이다. 이를 보면 안다만-순다해구(trench)에서 인도-호주판이 유라시아판에 속하는 버마판과 순다판 아래로 들어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지진은 지구 내부의 열에너지가 지구 외부의 운동에너지로 전환되는 지구순환의 한 과정이다. 즉 지구가 건강하게 살아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만약 지구 내부가 완전히 식어 판구조 운동이 없어진다면 지구순환계는 화성이나 달처럼 멈추게 된다. 이는 생명체가 살 수 없는 황량한 곳으로 바뀐다는 뜻이다.

지진학자들은 지진 예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지진 원인도 다양하고 발생 지역의 지각구조나 응력(단위면적당 미치는 힘) 분포가 복잡하며, 같은 지역이라도 경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현재의 과학이 지진을 제대로 예측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큰 지진이 일어날 때는 몇 가지 전조현상이 나타나기도 하므로 그에 따라 예측해볼 수 있다. ①미진 ②호수나 지하수, 바다의 수면 변동 ③지나치게 긴 휴지기 ④지진파(종파와 횡파)의 속도비 변화 ⑤토지 경사의 변화 ⑥ 지전류, 지자기의 변화 ⑦ 라돈 양의 변화 등이다.

1983년부터 2003년까지 지구과학의 혁명을 이끌어온 ODP(Ocean Drilling Program·해양시추계획) 시대가 막을 내리고 IODP(Integrated Ocean Drilling Program·통합해양시추계획) 체제로 확장되었다. IODP의 주목적 중 하나는 지각 아래로 들어가는 해양판에 지진계를 설치하고 모니터해 지진을 연구하는 일이다. 즉 지진 진원지에서 일어나는 지진 발생 전후의 미세한 현상을 기록하고 분석함으로써 인류 최대의 자연재해인 지진을 정복하려는 것이다.

이제 수마트라 지진이 지구환경에 변화를 초래했다는 여러 가설을 살펴보고 그러한 주장들이 어느 정도 타당성을 가지는지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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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선임연구원 leeys@rock25t.kiga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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