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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추’ 잘못 끼운 반달가슴곰 복원계획

토종 반달곰 멸종, 인명·재산 피해 우려 크다

  • 고흥선 충북대 교수·생물학 syskoss@chungbuk.ac.kr

‘첫 단추’ 잘못 끼운 반달가슴곰 복원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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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달곰 복원 프로젝트에 이용되는 러시아산 반달곰은 한반도에 본래 살던 종과는 전혀 다른 아종이다. ‘멸종위기종의 복원’이라는 이 프로젝트의 장밋빛 외투를 벗겨보면 ‘유전학적·분류학적으로 독특한 한반도 포유동물의 말살’과 ‘생태계 교란’이라는 무시무시한 과학적 사실이 드러난다.
‘첫 단추’ 잘못 끼운 반달가슴곰 복원계획

전문가들은 온갖 논란에도 환경부가 반달곰 복원계획을 밀어붙이는 것은 ‘어찌 됐든 반달곰만 돌아다니면 된다’는 전시행정의 전형이라고 비판한다.

‘영국의 C. J. 윌슨 박사는 ‘영국에 늑대, 불곰, 시라소니 등 대형 식육포유류를 복원계획에 따라 도입한다면 과연 사람들과 같이 지낼 수가 있을까?’라는 주제의 논평 논문에서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영국 내에 이들 전체 또는 어느 한 종이라도 도입될 경우 생존이 가능한 지역은 어디인지, 또 인간이나 가축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조사를 수행했다. 이들에게는 주로 높은 영역범위를 차지하고 낮은 서식 밀도를 유지하기에 충분한 면적, 인구밀도가 낮고 야생 초식포유류 밀도가 높은 곳이 필요했다. 그 결과 스코틀랜드 고지대만이 이들 대형 식육포유류 도입에 적합하다고 판단됐다. 인간에 대한 공격은 불곰과 늑대에서는 나타났지만 시라소니의 경우엔 없었다. 가축이나 경제적으로 유용한 종들에 대한 공격은 이들 전부에서 있었다. 또 이들의 도입에 대해 일반인들은 우호적이지만 경제적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은 적극 반대했다. 대형 식육포유류는 인간이나 가축의 안전을 해칠 수 있는데, 만약 이런 일이 나타난다면 도입 여론이 부정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사회적·경제적 및 법률적인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글의 서두에 이 논문을 인용한 이유는 현재 환경부가 추진하는 반달가슴곰(이하 반달곰) 도입 프로젝트에도 이 논문에서 지적한 문제점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경부에서는 포괄적인 논의는 전혀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국책사업이 잘못 진행될 경우 국민이 감내해야 할 희생은 무척 크다. 따라서 수행 전에 충분한 협의가 있어야 하고 수행과정에서도 일방적으로 시행하는 게 아니라 관계 단체들과 논의를 계속해야 한다.

더욱이 환경부의 한반도 반달곰 복원계획은 지리산에만 200억원, 그리고 북부권 및 중부권으로 확대하면서 총 400억원을 투자하는 대형사업이다. 또한 환경부는 반달곰뿐만 아니라 국립공원마다 사향노루, 산양, 여우 등 한 종씩의 동물들을 복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2005년 1월30일 환경부 발표). 따라서 문제가 더 심각해지기 전에 반달곰 복원계획의 문제점들을 살펴보고 시정해야 한다.

25년간 계통분류학적 연구를 수행해온 필자는 1997년부터 반달곰 복원을 위한 심포지엄이나 워크숍에 참석할 때마다 이 프로젝트가 가진 문제점을 지적해왔다. 하지만 필자의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복원계획은 일방적으로 추진됐다. 그 결과 문제점들이 그대로 방치되어 자칫하다간 사업 전체가 실패할 수도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천연기념물이나 멸종위기종을 도입, 복원하려면 사전에 왜(타당한 이유), 무엇을(대상 종, 아종 또는 집단의 선정), 얼마나(도입 개체수 결정), 어디에(대상지역의 적합성 검토를 통한 방사지역의 선정), 어떻게(도입 대상과 인간 및 생물, 무생물적 환경에 끼치는 생태학적 영향과 사회, 경제 및 법률적 검토) 수행할지에 대한 총체적인 조사 및 연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1997년에 시작된 반달곰 복원사업의 진행과정을 살펴보면 많은 문제점과 모순점이 드러난다. 마치 무언가에 쫓겨서 서두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필자는 전문가의 학자적 양심에 비춰 환경부 반달곰 복원사업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냉철하게 따져보고자 한다.

외부 도입에 치중한 복원계획

반달곰 복원사업은 1997년에 열린 ‘지리산 반달가슴곰 보전 심포지엄’에서 처음으로 공식 논의됐다. 당시 산림청장은 “반달곰이 국제적 보호종으로 중요하고 한국민의 정서에도 맞으며 생태적으로도 적합하다”고 발표했다. 지리산 반달곰 보전관리 및 복원방안을 살펴보자.

‘국립공원 지리산의 총면적은 440.5km2이다. 반달가슴곰이 북미 검은 곰과 같이 단위 개체당 최소 직경 6km, 면적 36km2의 서식지 면적을 요구한다고 볼 때 지리산은 최대로 반달곰 10개체를 수용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5∼10개체로 예상되는 지리산 반달곰의 수효는 타당성 있는 추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지리산에 남아 있다는 개체군의 장래는 불투명한 상태다. 지리산뿐 아니라 인접한 곳에도 곰이 서식할 만한 환경이 있어야 한다. (중략) 반달곰이 생존할 수 있는 최소의 서식처를 보호함으로써 지리산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며 다른 많은 생물종이 서식하도록 할 수 있다.’

그러나 1998년 12월1일부터 2001년 11월30일까지 진행된 국립환경원의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 복원기술’ 중 반달곰 부분에는 ‘1996년에 적어도 새끼 네 마리, 암컷 두 마리, 수컷 한 마리가 생존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중략) 유전적 변이 측면에서 대륙과 일본산 반달곰은 구분할 수 있는 것으로 본다. 방사용 반달곰 중 적어도 한 개체(막내)는 일본산, 나머지는 대륙산 반달곰에 가까운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자연 복원에 성공한 세 개체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계속 진행될 계획’이라고 기술되어 있다. 즉 지리산에 생존하고 있는 야생 반달곰에 의한 증식·복원 방안은 제쳐놓고, 외부 도입에 의한 복원계획이 등장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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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선 충북대 교수·생물학 syskoss@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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