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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제언

한국 표준시 30분 늦추면 ‘대충대충’ 풍토 사라진다

동경 127도30분 채택은 ‘시간의 광복’!

  • 김기덕 건국대 연구교수·한국사 kkduk1551@hanmail.net

한국 표준시 30분 늦추면 ‘대충대충’ 풍토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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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만 정권, 미국 반대에도 동경 127도30분 채택
  • ●박정희 정권, 美에 쿠데타 인정받으려 일제강점기 동경 135도로 회귀
  • ●한국 통과하는 표준시 적용하면 잃었던 생체 리듬 회복
한국 표준시 30분 늦추면 ‘대충대충’ 풍토 사라진다
세계 각국은 자기 나라가 지구상의 어느 위치에 있는가에 따라 표준시를 선택한다. 고급 호텔 프런트에는 각국의 현재 시간을 알려주는 여러 개의 벽시계가 있다. 이를 보면 나라별로 채택한 표준시가 다르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표준시는 어떻게 정해졌을까. 왜 그와 관련된 논쟁이 끊임없이 벌어지는 것일까.

한국의 표준시에 대해선 사람마다 이해의 편차가 크다. 이것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한의학, 사주명리학, 점성학 연구자들이다. 이 분야 전문가들은 시간을 계산할 때 실제 시간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우리나라 중심부를 지나가는 동경 127도30분을 기준으로 표준시를 적용한다. 예를 들어 해시(亥時)는 밤 9시부터 11시까지, 자시(子時)는 밤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다. 그러나 밤 11시10분에 태어난 사람의 사주를 볼 때 자시가 아니라 해시가 적용된다. 우리나라의 현재 표준시가 동경 135도를 기준으로 정해져 (동경 127도30분을 적용한) 실제 시각보다 30분가량 빠르기 때문이다. 그러니 현재의 시간 개념에서는 밤 11시30분부터 새벽 1시30분까지를 자시로 계산해야 한다.

東京과 東經

표준시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우리나라가 표준시 기준으로 동경 135도를 택했기 때문에 실제 시각보다 30분 빠르다는 걸 아는 정도에 머물러 있다. 한 유명한 동양철학자는 최근 신문 칼럼에서 “도쿄시(時)를 서울시(時)로 바꾸자”고 주장했다. 아마 그는 ‘동경 표준시’에서 ‘동경’을 일본의 수도인 ‘東京’으로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흔히 ‘일본의 동경 표준시’라고 하는데, 현재 우리나라나 일본이 표준시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동경 135도는 도쿄(東京)를 지나가지 않는다. 동경 135도라고 할 때의 동경은 ‘東經’이다.

표준시와 관련된 논쟁은 예전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 그래서 표준시 변경에 반대하는 사람들 중에는 “또 그 얘기냐”고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올해는 을사조약 100주년, 광복 60주년, 한일수교 40주년이 되는 해다. 필자가 이 문제를 재론하는 것은 어떤 형태로든 올해 한국의 표준시 문제가 종합적으로 정리되고 그에 따라 변경 여부가 결말이 나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표준시란 ‘한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지방평균 태양시’를 말한다. 지구를 동서(東西), 즉 가로로 나눈 선을 위도(緯度)라 하고, 남북(南北), 즉 세로로 나눈 선이 경도(經度)다. 위도의 계산 기준은 적도다. 적도를 기준으로 북쪽으로 가로 그은 선인 북위(北緯)와 남쪽으로 가로 그은 선인 남위(南緯)가 있다. 서울은 북위 37도34분이다.

위도는 기준선인 적도가 자연스럽게 설정된 반면, 세로로 그은 경도는 인위적으로 기준선을 설정해야 한다. 표준시는 바로 이 경도를 기준으로 설정되므로, 세계 각국이 표준시를 정할 때에 기준이 되는 경도를 정해야 했다. 경도는 지구를 세로로 나누어 남북으로 그어지므로 자오선(子午線)이라고 한다. 자(子)는 북(北), 오(午)는 남(南)을 뜻한다. 표준자오선이란 표준시를 규정할 때 기준이 되는 자오선이다.

국제 표준자오선은 1884년에 정해졌다. 영국 그리니치천문대(경도 0도)를 통과하는 본초자오선(主子午線)이다. 이를 기준으로 각각 15도씩 떨어져 있는 24개의 자오선이 있다. 본초자오선을 기준으로 동쪽으로 180도를 15도씩 나누어 12개의 자오선이 있고, 역시 서쪽으로 180도를 15도씩 나누어 12개의 자오선이 있다. 동경 180도와 서경 180도가 만나는 곳에 날짜변경선이 있다.

정오는 태양이 머리 위를 남중(南中·천체가 자오선을 통과하는 일)하는 시각이다. 어느 나라나 과거엔 해시계가 있어 이 원리로 시간을 측정했다. 이것을 태양시라고 한다. 그러나 나라마다 경도가 다르므로 태양시가 다를 수밖에 없다. 같은 나라라 할지라도 경도에 따라 태양시가 조금씩 차이가 난다. 따라서 나라마다 시간을 통일하기 위해 국가의 표준시를 정해 사용한다. 각국의 위치에 따라 가장 근접한 경도(자오선)를 표준시의 기준으로 채택하는 것이 국제적 관례다. 보통은 한 나라에 하나의 표준시가 사용되나, 영토가 넓은 나라는 여러 개의 표준시를 사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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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건국대 연구교수·한국사 kkduk15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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